퇴근길 바람이 차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계절의 끝자락 혹은 시작으로 향하는 길
기온차가 날 때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이미 이번달도? 혹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며 시계를 보고 달력을 보곤 한다.
차를 한잔 마시고 창문 한편을 보고 있노라면
스치듯 지나가는 한 줌의 기억에 웃기도 하고 씁쓸해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행복의, 누군가는 슬픔의 기억들로 채워지는 시간이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인생이라는 길을 조금은 경험해서 이리라.
마침 '윤종신 님의 오르막길'이라는 노래가 귓가에 들려온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겠지만 그 힘듦을 알기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해보자라고 고개를 끄떡여본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앞으로의 험한 길과
고통에 포기하기도 싶지만
이렇게 있으면 변하는 것은 없기에
다시 한번 사람들은 힘을 내는 것이리라
혹 누군가 나를 응원해 준다면 더 힘내서 갈지니
나도 여유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다른 이를 응원하고 기운을 북돋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먹어본다.
빨리 가려고 해도 느리게 간다고 느껴도
결국에는 종점에서 만난다는 선배들의 조언처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그 혜안을 느끼기에
언젠가는 나도 그러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아직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다. 힘은 들겠지만 다시 한번 두 손을
고개를 끄떡이며 다시 한번 두 손을 꽉 쥐어본다.
퇴근길에 바람이 차지만 덕분에 정신을 든다. 힘내보자.
당신도 나도 우리에게 희망찬 미래가 보장되리라 확신은 못하겠지만
한번 가보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퇴근길 바람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