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전자 회로설계 엔지니어, 도체반쌤입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요. 저도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한동안 고생했답니다. 구독자분들은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릴 내용은 회로설계 엔지니어에게 꼭 필요한 '벤치마킹 역량'입니다. 회로설계를 진행할 때, 기존 설계 방법론의 장점을 채택하기도 하고 새로운 설계 방법론으로 확장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회로설계 엔지니어로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상은 대표적으로 다음 4가지가 있습니다.
1. 경쟁사 논문 및 특허
2. 사내 동료의 논문 및 특허
3. 동일 Application의 기존 회로설계
4. (Application이 다르더라도) 사내 동료의 회로설계
1. 경쟁사 논문 및 특허
경쟁사 논문 및 특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정보는 경쟁사의 설계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이 14nm 공정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한다고 했을 때, 경쟁사는 동일한 스케일 공정(14nm)으로 어느 수준의 데이터 읽기 속도를 달성했는지? 어느 수준의 전력을 소모하는지? 면적은 어느 정도의 메모리인지? 등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유의미한 벤치마킹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회로설계의 시작점은 스펙 설정입니다. 경쟁력 있는 스펙 설정과 해당 스펙 달성은 다양한 비즈니스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답니다. 경쟁사 분석과 고객의 니즈 검토, 그리고 PDK를 비롯한 설계 인프라 검토를 바탕으로 최적의 스펙 설정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사내 동료의 논문 및 특허
벤치마킹의 핵심은 우리 팀이 설계하는 회로가 목표로 하는 PPA(Power, Performance, Area) 스펙을 달성하기 위해 벤치마킹 대상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벤치마킹 대상이 경쟁사의 기술력일 때보다, 같은 회사 동료의 기술력일 때 보다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거나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동료로서 참고하고 벤치마킹할 기술과 동료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겠죠?
3. 동일 Application의 기존 회로설계
예를 들어, 우리 팀이 8nm 공정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한다고 해봅시다. 단언컨대, 8nm 공정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하는 첫 단추는 14nm 공정 등을 활용하여 이미 양산(Mass Production) 중인 메모리 반도체 회로 설계의 회로를 검토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입니다.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의 의미는 해당 회로가 물리적으로 칩 레벨에서 검증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8nm 공정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포인트는 제외하더라도, 14nm 공정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설계를 시작하면서 대략적인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로설계에서 PPA를 개선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이 개발 목표 일정 달성이므로 동일 Application의 기존 회로설계를 벤치마킹하는 과정은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베니핏입니다.
4. (Application이 다르더라도) 사내 동료의 회로설계
회로설계 엔지니어에게 벤치마킹은 그야말로 지렛대효과를 의미하는 레버리징(Leveraging)과도 같습니다. 꼭 동일한 Application이 아닐지라도, 같은 팀 내 다른 파트에서 근무 중인 동료가 설계하는 회로에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 파트가 고민하는 부분을 해당 파트에서는 어떻게 구현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획기적인 레버리징 효과를 부르는 벤치마킹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회로설계 직무 면접에 간 상황에서, 면접관이 회로설계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저는 1초 만에 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