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창훈 Feb 03. 2024

고통에서 빠져나오려면 (도파민 원리)

도파민 네이션의 저자 애나 렘키 교수의 조언.

우리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쾌락을 추구하고,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에 고통에 빠져산다.
 

책 <도파민 네이션>을 읽고 든 생각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마치 자식을 너무도 사랑하는 부모가 잔소리를 하고 과보호하면서 자식 인생을 망치는 케이스와도 같이 느껴졌다. 책도, 강연 영상도 너무 좋기 때문에 내 방식으로 꼭 정리를 하고 싶어 글을 쓴다. 핵심 원리만 간단히 정리해 본 것인데, 이것만으로도 정말 쉽고 간단하게 원리를 알 수 있다. 중독이 되는 원리,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 실제 치료 사례를 더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도파민의 원리, 세가지 규칙만 알면 된다. 


규칙1. The oponent-process mechanism
규칙2. Neuroadaptation
규칙3. The balance remembers

규칙1. The oponent-process mechanism

 시소와도 같다. 고통과 쾌락은 공존한다. 쾌락을 추구하면 반대급부가 따른다.


규칙2. Neuroadaptation

 자극에 지속 노출되면 고통이 더 커지면서 도파민 부족상태로 고착된다.


규칙3. The balance remembers

 우리 뇌는 중독의 경험을 기억한다.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규칙을 알았다면 방법을 알아보자. 


1. 끊고 2. 유지하고 3. 고통을 찾아낸다.  


1. 끊는다. 

적어도 4주간은 끊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을 추가하자면, 나만의 끊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스스로 '진짜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외적이고 일시적인 자극 때문에 대충 끊어보겠다고 생각하면 소극적으로 시도하게 되고, 원위치로 돌아오면 일종의 요요현상, 보복소비 (더 과소비하는 것), 그리고 결국.. 자기혐오를 느끼기 쉽다. 


2. 유지한다. 

애나 렘키 교수는 유지하는 방법을 현실적으로 제시해 준다.  

      Geographical (자극요소를 물리적으로 거리를 둔다.) - 접근의 편의성을 낮추는 것이다.     

      Chronological (시간 제한을 정해둔다.) - 특정 시간에만 한다. (나는 타이머를 추천한다.) 

      Categorical (하위 유형의 행동을 구분해서 이것으로 대체한다.) - 작은 단위 행동으로 바꾼다. 


3. 고통을 찾는다.

사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솔루션이라 생각한다. 고통을 통해 쾌락 도파민이 나오게 한다. (시소의 원리를 생각하시라) 대표적인 것이 '운동, 찬물샤워, 기도, 명상' 이다. 


도파민을 선불로 지급한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넓게 봤을 때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결국 도파민 원리는 시소. 중용의 도와 일치한다. 밸런스를 유지하자. 쾌락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다면 절제하거나 고통을 참아야 한다. 훈련은 그저 고통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속되는 쾌락을 제공한다.  



강박적 과용의 문제를 겪기 가장 쉬운 이들은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인데, 그 중에서도 잘사는 나라에 사는 이들이 그렇다. 그들은 보상수준이 높고, 효능이 강하며, 새로운 약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시에 의미 있는 일자리, 안전한 주거, 수준 있는 교육, 적절한 의료 서비스, 법앞에서의 인종 및 계급적 평등에 소외되어 있다. 이는 중독 위험 요소의 위험한 연쇄작용을 불러온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었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더 많은 중독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뜻이 된다. SNS를 통해 삶을 비교한다면 그것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완충재를 가득 채운 독방 같은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유년기를 너무 질병처럼 대하고 과하게 관리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러면 아이들은 상처받을 일이야 없겠지만, 세상에 대처할 방법도 모르게 된다. 

지금의 대한민국 엄마들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가? 아이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처할 아이들의 몫까지도 대신해 주고 있지는 않은가? 정신 뿐 아니라 몸의 면역도 그렇다. 완전한 무균실 같은 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위험에 취약하다. 총균쇠를 보면 가축과 더불어 살았던 유럽인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들은 가축이 옮기는 수많은 병균들과 자연스레 싸워가며 면역력을 키울 수 있었다.  



우리가 아이들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준 탓에, 새로운 쾌락주의 시대를 조장하게 된 건 아닐까?

책의 내용 계속 .. “저는 언제든 뭐든 원하는 대로 해요. 침대에 계속 있고 싶으면, 침대에 계속 있고요.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으면 비디오 게임을 하고요. 코카인 좀 들이키고 싶으면 딜러한테 문자를 해서 그가 코카인을 놓고 가거든 그걸 들이키죠. 섹스를 하고 싶으면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찾아내서 만난 다음 섹스를 해요.” , “그게 너한텐 어땠어, 케빈?” 내가 물었다.  “별로였어요.” 그는 바로 부끄러워하는 듯했다.



소피라는 내 환자는 한국에서 온 스탠퍼드대학교 학부생이었다. 우울감과 불안감 때문에 도움을 받으러 나를 찾아왔었다. 그녀는 자신이 깨어 있는 동안에는 인스타그램 하기, 유튜브 보기, 팟캐스트와 플레이리스트 듣기 등 일종의 기기에 의존한 상태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수업을 받으러 걸어가면서 아무것도 듣지 말고 생각이 수면 위로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해보라고 권했다.그러자 그녀는 못 믿겠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제가 왜요?” 입이 떡 벌어진 채 그녀가 물었다


이제는 한국인, 동양인이 더 많이 명상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반대에 가까울 수 있다. 서양인들은 물질주의를 벗어나 정신적 요소를 추구하고, 동양인들은 열심히 물질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그런 비참함을 피하려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포인트다. 남들과 비교하려 들지말고, 경쟁하려 들지말고, 나의 내면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즐거운 자극에 오랫동안 반복해서 노출되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감소하고, 쾌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기준점은 높아진다. 우리는 순간적이고 영원한 기억을 뇌리에 새기기 때문에 쾌락과 고통의 교훈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그러한 기억이 해마(hippocampus)에 남아서 평생 가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좋은 습관, 좋은 경험을 할수록 그것이 뇌의 해마에 남아 평생 가게 된다. 장기 기억 장치인 해마에 우리는 무엇을 각인시켜 놓을 것인가?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인간은 궁극적인 추구자다. 쾌락을 좇고 고통을 피하는 세상의 시험에 너무나 잘 대응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이 세상을 결핍의 공간에서 지나치게 풍족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다. 만성적인 좌식 식사 환경에서의 당뇨병을 연구한 톰 피누케인Tom Finucane 박사는 이를 두고 “인간은 열대우림의 선인장입니다”20라고 말했다. 건조기후에 살아가는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우리는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다


우리는 환경을 쉽게 이길 수 없다. 그러니 환경을 바꾸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원하는 것을 가까이 놓고, 불필요한 중독 요소를 멀리 두어야 한다. 환경을 바꾸어, 경험을 바꾸고, 경험을 쌓아서 뇌를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의 삶은 소중하니까. 


주요 출처 : 도서 [도파민 네이션]  저자 Anna Lembke - American psychiatrist

작가의 이전글 즐기는 인문학의 두번째, 역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