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를 타파할 새로운 무기
조각탄소이니셔티브(MCI; Mini Carbon Initiative)
탄핵정국이 초래한 경제적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정치가 국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삶을 망치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되면서 취약해진 우리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지 모릅니다. 이럴수록 이 난국을 돌파할 새로운 무기가 필요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의 김영상 정부는 선진국 진입이 코 앞에 와 있다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방심하다가, 국가 부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환율이 급등하고 신의 직장이라던 은행마저 무너졌습니다. 기업들은 도산하고, 경제는 파탄이 났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 김대중 대통령이 새로 취임 한 후 벤처와 IT 혁명으로 위기를 돌파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벤처기업 육성, 그리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가 인정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치적 혼란 속에 경제는 침체하고,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던 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기여서 더욱 심각합니다. 기후 위기는 새로운 차원의 위협입니다. 탄소중립이라는 지구적 과제는 모든 국가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고탄소 생활패턴을 저탄소 생활패턴으로 전환해야 하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따라서 강력한 규제가 필수적이지만 그보다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전환과 기후행동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상식으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가장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 중 하나는 실제로 탄소감축에 이바지하는 기후테크이고, 두 번째는 이를 촉진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탄소경제 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기후테크는 어떠한 기술적 조합이든 관계없이 탄소감축량이 정량적으로 평가되는 기술이면 기후테크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나 서비스와의 융복합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에너지, 제조, 서비스, 농업, 인공지능 등 다양한 산업의 융합을 통해 탄소감축 효율을 극대화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고탄소 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탄소감축에 대한 압박이 심하지만 반대로 이를 해결하는 기술의 실험실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좋은 성과를 도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한다면 인류와 우리를 모두 살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기후테크 육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바로 탄소크레딧을 기반으로 하는 촉진생태계입니다. 이러한 촉진생태계 구축을 위해 SDX재단은 기후행동가와 기후테크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론으로 조각탄소이니셔티브(Mini Carbon Initiative)을 제안합니다.
조각탄소이니셔티브(MCI)는 소규모 탄소 감축 활동을 디지털 플랫폼에 의해 측정-검증-인증하고 이에 대한 조각탄소크레딧(Mini Carbon Credit)을 발행하여 탄소감축 활동을 촉진하자는 것입니다. 전 세계 개인과 기업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탄소감축 생태계를 기획하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무결성을 확보한 탄소감축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게 되면 기후테크 기업은 자신들이 감축한 조각탄소 감축량에 따라 조각탄소크레딧(MCC)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확보할 수 있고, 기후행동가(Greeners)들에게는 기후행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일반 기업들도 조각탄소크레딧(MCC)을 활용하여 탄소감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조각탄소이니셔티브(MCI)의 특징은 전 세계에서 기후테크의 탄소감축에 대해 인증하는 유일한 체계라는 점이고, 전과정평가(LCA)를 기반으로 감축량을 평가하고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평가를 우선하여 조각탄소감축을 평가하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하루빨리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어 K-표준도 선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조각탄소크레딧(MCC)의 가치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크레딧을 확보하고 상쇄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다면, 더 많은 기후테크와 기후행동가가 탄소감축 활동에 적극 나서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촉진 생태계가 활발하게 작동될수록 기후위기 극복은 빨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매우 극적인 해결책으로 역사에 기록될 지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탄소감축 활동 실적을 내재화한 탄소크레딧을 매개체로 하는 기후위기 해결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탄소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탄소경제가 활발해질수록 미래 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탄소경제는 탄소크레딧의 가치에 따라 기후행동가의 참여가 확산되고, 탄소크레딧 수익을 목표로 기후테크의 활동이 촉진되는 생태계여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크레딧이 각종 규제 및 장려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 전반적이 경제시스템의 중심에 탄소크레딧이 중요한 변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과 같은 규제적 탄소감축 노력만으로는 기후위기 극복은 불가능합니다. 가장 빠르게 그리고 저비용으로 탄소중립을 하는 방법은 우리 모두가 저탄소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 인류가 1년에 1톤씩만 줄인다고 하면 쉽게 기후위기는 극복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외면하고 고탄소생활을 유지한 채 일부에서 탄소를 줄이는 것으로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하루 빨리 기존의 경제 체제가 탄소경제로 전환되어 지속가능한 사회의 모델로 자리잡으면 좋겠습니다.
기후위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 사회적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기후테크 육성과 탄소경제 활성화는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로 나아가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과거 금 모우기를 하고, 한글을 지켜냈던 그 정신으로 다시금 극복해 낼 것입니다. 기후위기를 인류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 모범 사례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과 후세를 위한 길이요.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한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