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문명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
인류 역사를 보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삶의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농업혁명 → 수렵채집에서 정착생활로
산업혁명 → 시골에서 도시로, 수공업에서 대량생산으로
정보혁명 →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제 우리는 기후기술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금까지 도시는 인류 문명의 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놀라운 발전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이제 도시는 더 이상 이대로 확장되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기후위기에 취약하고, 일자리가 사라져 도시생활이 불안정해지고 있고, 단절로 인한 사회불안도 가속화된다. 특히 환경오염도 심화되어 아직 인류의 반이 도시로 유입되기 전인데, 그들까지 지금의 도시로 유입된다면 인류는 지구촌에서 퇴출되는 생물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매년 6,500만명 정도가 도시로 유입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수억톤의 탄소배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의 도시는 고대도시로부터 위성도시, 계획도시 등으로 확장되었지만 사람중심이 아닌 기능중심의 도시 구조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우리 한민족은 전통적으로 우리의식이 강한 관계적 존재의식을 가진 민족이다.
그래서 말 중에 우리라는 말은 자주한다. 심지어는 부인이나 남편조차 우리 남편, 우리 부인이라고 할 정도다. 이는 개인의 삶은 공동체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의식하는 데서 비롯된 언어습관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식은 살림이는 생활문화에서 다양하게 표현된다.
옛날부터 이어진 공동체 정신은 두레, 풍앗이, 새마을운동 등의 살림문화로 발현되었다.
특히 IMF 때 금모우기 운동은 전 세계에 그 사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의 공동체 의식이다.
이는 공동체의 성패가 곧 나의 성패라는 관계적 존재들의 집단 행위였다.
이런 경험들이 보여주는 건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우리 모두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제 도시도 공동체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AI 등으로 현재 인간이 하고 있던 일자리들은 급속도로 인공지능과 로봇등이 대신하고 있다.
사라지는 일자리는 과거 고급 일자리라고 여겼던 전문직도 예외가 아니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프로그래머 등 전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은 빠르게 인간의 일자를 대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으면 생활이 안된다. 이것이 지금의 도시구조와 맞닿아 있다.
지금의 도시는 개인의 삶을 중심으로 발전된 것이 아니라 일을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주거지역에서 잠을 자고 상업지역이나 업무지역에서 일을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인은 하루에 몇 시간씩 이동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제 이런 도시에서의 일자리마저도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가 사라진 도시는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없다.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등의 소요사태는 바로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인류 문명의 총아인 도시를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 그리고 그 주변의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우선 고려하고 그것이 기본이 되는
주거환경이 필요하다.
모든 생물종은 태어나서 죽을 때가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공급받는다. 그 가운데 생존한다.
그런데 인간만 자연이 주는 자원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고 그것을 완벽히 순환하지 못해
결국 지금의 기후위기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류의 생존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은 완벽히 순환되며, 공존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그 어떤 통제나 거버넌스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있다.
이제 인간의 삶도 생태계의 로직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도시도 기능중심이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의 삶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완벽한 순환과 공존 그리고 자율적인 삶을 지원하는 형태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의 도시 구조로는 전 인류를 문명세계로 이끄는 대는 한계가 있다.
특히 기후위기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기존의 거대한 도시구조로는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독립적이고 자급이 가능한 소규모의 자족도시 모델을 기본 도시 모델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도시구조는 바로 첨단자족도시인 살림마을이다.
살림마을은 도시의 장점은 살리면서 문제점은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시모델이라 할 수 있다.
살림마을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의 방식의 변화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댓가로 생활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것은 기계가 대신한다.
인간은 이제 자아실현, 자기초월의 상상하기 어려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 종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 생활이 안정이 되어야 한다.
기초생활을 정부가 돈을 해결하는 방식은 자아실현과 자기초월의 가치 지향에는 맞지 않다
살림마을에는 세 가지의 기본적인 것들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 Zero Basic(자급자족 기반 구축); 에너지, 물, 식량 자립 기반 구축, Zero Waste 구현
> Urban Basic(도시기능의 내재화); 통신망 구축으로 원격 교육, 의료서비스, 비즈니스네트워크 구축
> Culture Basic(자아실현공동체); 자아실현 공동체가 구성되어 시너지가 발휘되는 앵커비즈니스 구축
이러한 살림마을의 평가와 지원을 사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 명확한 실적으로 보상을 하여 무분별한 지원을 지양하고 자발적 참여에 의한 살림마을 확장을 꾀한다.
우선적으로 개인들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 기초생활에 대한 걱정을 덜고, 보다 의미있는 삶의 가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
> 기초생황을 위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나눔, 돌봄, 공동육아 등 새로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 로컬푸드를 활용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 차원높은 자아실현이나 자기초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사회는 살림마을 중심으로 네트워킹하며 풍요로워진다.
> 각각의 마을은 색깔있는 마을이 되고, 다른 마을들과의 교류를 통해 풍요로운 사회가 된다.
> 기본적으로 자급자족을 하다보니 불필요한 물류가 축소되고 순환되지 않는 제품 생산도 사라지게 된다.
> 이로 인해 기후위기 대응이 가능해지고, 환경이 좋아진다.
> 주변의 생물종들과의 공존도 원할해진다.
지구적으로도 인류의 반이 문명세계를 접하고 있지 못한데 이들에게 생태적 문명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살림마을이 확대될수록 기후위기 대응, 인류의 지속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존 방식 계속하면서 환경 파괴, 생활비 부담, 스트레스 증가를 증폭시킬 것인지
아니면 도시 구조를 전환하여 환경보호, 경제적 여유, 행복한 삶을 추구할 것인지
증기기관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말과 마차가 더 좋다"고 했던 것처럼,
지금도 변화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생각이 만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살림마을은 단순히 시골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첨단 기술의 힘을 빌려서 더 똑똑하고, 더 친환경적이고, 더 인간적인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함께 살아야 모두가 잘 산다"고 말했듯이, 이제는 "함께 살아야 지구도, 우리도 모두 잘 살 수 있다"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본 내용을 10월 1일 오후 3시 고양시 심포지엄 관련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