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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춈푸씨 Jan 21. 2021

#3 그런 말들

하지만 돈줘

“어떤 상처는 받지 않아도 괜찮아. 그걸 너무 늦게 알았어”


며칠 전의 말들. 지친 내게 오슈방이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힘이 났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키운다.


오늘 업무 메일을 쓰다가 이런 말을 썼다. ‘인간 관계는 셋 이상 모이면 똥통’(누군갈 겨냥한 이야기 아님 주의)…. 방정맞은 이야기에 잠시 후회했으나 그를 대체할 말을 찾지 못했기에 잊기로 했다.


 각자의 욕망과 상황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모이면 어차피 상처 주고 피로하게 하는 게 디폴트라는 생각에서다. 물론 처음과 끝이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다. 누군가가 내 이런 태도를 ‘비관적 낙관주의’라고 이름해줬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래. 비관하니까 쉽게 기대하지 않고, 작은 아름다움에 기뻐할 수 있다.

러므로 난 이런 태도가 타인에 대한 매너라 생각하는데, 얘들에 대한 건 한 발 더 나간 마음이다. 기대하지 않는 신뢰. 사소한 행동에 대한 기대는 없지만 이들의 삶의 지향에 대한 신뢰는 있다. 적어도 누군갈 해치면서 앞길을 밝힐 사람은 아니야.


그럼에도 어떤 피로감을 토로할 땐 이내 후회하고 만다. 너희들도 힘들 텐데, 나는 여지없이 말이 많아서 피곤한 말들을 쏟아내곤 한다. 특히 정보량이 많고 똑똑한 사람들을 어찌나 많이 만나다 보니 그래 참들 맞는 말들 많이 한다, 지칠 때가 있다. 그에 못 미치는 내 수준을 보면 부끄러워질 때도 있고. 그럴 땐 이 애들과의 이런 손에 잡히는 대화가 힘이 된다.



세상을 기워올리는 대화보다는 일상에서 나오는 한 마디들. 응 넌 알아서 잘 하겠지. 응 너가 결혼 하면 어때. 응 너가 결혼 안 하면 어때. 응 너가 회사 때려치면 어때. 응. 그래서 뭘 하고 싶은데 행복해? 항상 물어주니까. 오늘 써먹은 콩고기 소스에 대해서 얘기하고, 어제 누가 했던 혐오발언에 대해 함께 분노하고, 우리를 일깨운 글들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잡아주고 키운다.


그냥. 갑자기. 고마워서. 또 지친 날에 꺼내보려고.

힘들었던 날에 배민 쿠폰 보내줘서 쓰는 거 아님. 진짜 아님. 약간 있음.


#실은


솔직히 말보다 쿠폰 받고 코끝 찡했던 건 사실.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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