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의 일기장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별것 아닌 ‘배려’ 중 하나는
먼저 '결과'를 묻지 않는 것이다.
만약 누가 시험을 봤다 치면
결과가 궁금해도 참고
들었어도 모른 척
다 알아도 모른 척
그런 척을 잘 하는 것이다.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과거를 회상해보면
철없던 입을 가졌던 시절에는,
자꾸만 입이 근질거려
다물고 있는 일이 더 어려웠다.
사람도 외롭지만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위로도 내가 위로를 받고
싶을 그 ‘때’가 있고,
이렇게 사람이 까다롭고 역설적이다.
해서 결과는 절대 먼저 묻지 않는다.
궁금해도 참고,
먼저 손을 내밀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