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해야되는지 처음으로 궁금해졌다.

'왜 해야되나'에 대한 첫 의문

by toutdoux

봄이 찾아왔다.

따듯한 날씨가 찾아오면 왜인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마치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하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처럼 이상한 전류가 내몸을 휘감는 기분이다.

나의 프랑스 어학연수가 6개월에 접어들 무렵, 프랑스에도 아름다운 봄이 찾아오면서 나에게도 어두운 전류가 찾아왔었다.


10년전 나의 일기 속엔 인생 첫 우울함이 느껴졌다.

조금 더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안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들면 도망쳐!라고 말하고 싶다.

때로는 회피하는 것도 하나의 회복방법이지 않을까 그런 의문이 드는 하루다.




2017년 4월 10일


Le printemps de poète

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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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이 온 세상에 펼쳐있으니까 나까지 봄색으로 느껴지는 날이었다.

간절기는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좋은 것들은 때때로 사람을 너무 비참하게 할 때가 있다.

처음엔 마냥 눈앞에 아른거리는 영롱함이 엔돌핀을 돌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모든 마음에 물이 들어 알 수 없는 색으로 섞여버린다.


요즘은 과일이나 채소, 치즈나 술이 없이는 못 사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을 기세로 채소를 먹는데, 술을 같이 먹어서 건강이 좋아질 일은 없다.


그렇지만 술을 먹는 일도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예쁜 술병을 본다던지, 맛있는 술을 찾을 때 기분이 좋다. 살짝 취한 듯 살고 싶다. 그럴 때면 뭔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나랑 대화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요즘은 내가 여길 왜 왔는지, 낡은 책장을 다 비워버리고 뭘 채우고 싶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장면 안에 출연하는 것은 짜릿하다. 마음이 동요하는 공간에 도착했을 때 나는 꼭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이럴 때면 한 순간 한 순간 내 표정이나 너희들의 표정을 담고 싶다. 기록하는 일은 정말 소중하다.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는데, 매일 아침 바람 맞으며 가는 길은 힘들지만 보람 있다. 여기, 후앙과 조금 더 친해지는 기분이다. 언젠간 이 빨간 자전가가 그리워 질 것만 같아 애정이 생긴다.


잔뜩 얼굴이 부어 일어나는 아침이다. 작은 카페인데 정말 인기가 좋다. 날 보면서 큰입으로 웃어주는 직원이 마음에 든다. 주말이면 꼭 여기를 가곤 한다.


상수에서 단골이었던 카페들이 너무 그리워서 단골 카페를 만들어 볼까 노력 중인거다. 이리카페, 앤드러사이트, 미래광산, 퍼블리크,,, 지겹기만 했던 카페돌려막기가 이렇게 그리워질 줄이야.




떠나는 친구들이 아쉬운 감정도 익숙해져버렸다.


워낙 짧게 있다간 친구들이 많아서 되도록 정을 많이 안주려고 하는데, 나름 잔정이 많은 사람이라 혼자 아쉬운 눈길을 많이 준다. 다들 배울게 참 많은 친구들이다. 나이불문 국적불문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정말 많은 위로를 받는다.




끝으로,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게 맞다.

이렇게 하고싶은 얘기가 많은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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