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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Nov 08. 2016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전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인터뷰 중에서

몇 년 전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던 전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인터뷰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수수한 옷차림에 대통령 관저는 노숙자를 위해 개방하고 자신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살던 농가에서 허름한 트랙터를 끌며 카메라가 자신을 찍든 말든 쿨하게(?) 일을 하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슈퍼마리오를 닮은 귀여운 인상의 (동네) 할아버지였다. 한 나라의 총수임에도 그렇게 낮은(사실 대부분의 우리가 있는 높이이긴 하다만) 자리에서 보통의 사람처럼 사는 리더는 어떤 생각을 갖고 대통령이 되었고 나라를 운영하였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영상은 프랑스의 환경운동가 Yann Arthus-Bertrand가 2015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의 일부로 반기문 총장을 포함한 약 천여 명이 참석한 UN 총회에서 최초로 시사회를 한 영화라고 한다. 짧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상당히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이라 생각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 교훈이 되는 내용이 담겨있어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번역(과 약간의 의역)을 해보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Human the movie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내 이름은 호세 무히카입니다.


생애 초기에는 밭에서 농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 후엔 내가 속한 사회에서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투쟁에 헌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대통령입니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들처럼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사라지겠죠.


나는 많은 어려움과 상처, 그리고 감옥에서 수년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겪는 일종의 루틴 같은 거죠. 기적적으로 나는 아직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나는 삶의 마지막 여정에서 마치 술집에 들어가 바텐더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잔은 내가 사겠소!"


내가 유달라 보이는 이유는 나의 가치와 삶의 방식이 내가 속해 있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단단히 붙잡습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10년의 시간을 고독 속에서 보냈습니다. 구멍 속에서요. 생각을 하기에 아주 충분한 시간이었죠... 7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없이 지냈습니다! 그래서 생각할 시간이 주어졌고 이것이 내가 발견한 사실입니다.


당신 내면에 행복이 있기 때문에 아주 적은 것으로도 행복할 수 있거나 모든 불필요한 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면 당신은 아무것에도 이르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가난을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깨어있음을 옹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자 중심 사회를 만든 이래로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만 했습니다. 만약 성장하지 못하면, 그것은 비극인 거죠. 우리는 넘쳐나는 필요의 산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것을 구매하고, 옛것을 버리고... 그것은 우리 삶의 낭비입니다! 내가 무엇을 살 때, 당신이 무엇을 살 때, 당신은 그것을 돈으로 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 돈을 얻기 위해 사용해야 했던 당신 삶의 시간으로 그것을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 차이점이 있다면 삶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죠. 삶은 계속 줄어들 뿐이니까요. 그래서 삶과 자유를 그런 식으로 낭비하는 것은 딱한 일입니다.


우루과이는 작은 나라이고 대통령 전용 제트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굳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대신 프랑스로부터 아주 비싼 헬리콥터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외딴 지역에서 대기할 수 있는 수술 장비를 갖춘 구조용 헬리콥터입니다. 대통령 전용기 대신 우리는 중앙 우루과이 지역에서 사고 피해자를 구출하고 지속적인 긴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헬리콥터를 선택하였습니다. 이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당신은 딜레마가 보이나요? 대통령 전용기 아니면 구조용 헬리콥터? 항상 결론은 이렇습니다. 저에겐 깨어있음의 문제로 보입니다. 동굴이나 짚으로 만든 오두막에서 살던 옛 시절도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에 우리의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멈추자는 것입니다. 여섯 명의 하인이 돌봐야 하는 호화스러운 집 같은 것 말이죠.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무슨 쓸모가 있나요?


그런 것들은 다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검소하게 살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것에 우리의 자원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입니다. 정치인들이 잃어버린 그것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황제의 왕관이나 봉건 귀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귀족이 사냥을 하러 나갈 때 광대들이 나팔을 불면서 말이죠... 만약 그게 맞다면, 우리는 과거 시대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왜 굳이 혁명을 겪었습니까? 평등과 나머지 모두를 위한다면서 말이죠. 이러한 것과 같이 대통령 관저도 비슷한 발상입니다. 독일에 갔을 때 그들은 저를 25대의 BMW 오토바이로 경호했습니다. 무장이 되어 문의 무게가 한 3톤쯤 되는 메르세데스 벤츠에 태워서요...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나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내게 닥친 것을 받아들이려 합니다만 그래도요...


나의 생각을 반드시 말해야겠습니다.

[문제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통치의 부재입니다.

정부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누가 대장이 될 것인가에 사로잡혀있죠. 우리는 권력을 위해 싸우느라 사람들과 세계의 문제를 잊어버립니다. 위기는 환경이 아닌 아닌 정치적 문제입니다. 우리의 문명은 총체적인 합의가 필요한 시점에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맹목적인 애국심과 특히 강대국들의 지배에 대한 갈증으로 인해 눈이 멀어있죠. 그들부터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교통의정서 합의 후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본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못한 채 질질 끌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인간은 아마 자기 파괴가 가능한 유일한 동물일 것입니다. 그게 우리에게 닥친 딜레마입니다. 내가 틀렸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안락한 삶보다 고통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고통을 탐색하라고 제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꼭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한 언제나 가치 있는 것입니다. 그게 삶에 있어 가장 큰 교훈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당신이 싸움을 포기하기 전까지 당신은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꿈꾸는 것을 멈춤으로서 당신은 싸움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투쟁하고, 꿈꾸고, 바닥에 넘어지고,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우리가 이끄는 삶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복수심을 품고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원을 빙빙 돌면서 살 수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는 삶에서 겪은 슬픔을 절대 치유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도 그걸 대신 가져갈 수 없죠.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계속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내 상처를 핥는데 시간을 쓴다면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삶이 앞으로 놓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일입니다. 과거의 과오를 기억하지 않으면 그것을 반복하게 돌 것이라는 옛 말을 경고처럼 많이 들었습니다. 나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습니다! 똑같은 돌에 자신의 발가락을 스무 번도 더 찧을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을요. 각 세대는 고유한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지 다른 이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인류를 이상화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의 경험으로부터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가 직접 몸으로 겪는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게 내가 생각하는 삶의 비전입니다. 더 이상 여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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