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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상장 후 주가 부진의 이유

미래가 예지되고 개미만 죽는 주식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by Dennis Kim

LG CNS, 상장 후 주가 부진의 이유


IPO 대어로 주목받았던 LG CNS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9.85% 하락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공모가 6만19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첫 거래일을 5만5800원에 마감했다. 이는 단순한 공모가 하락 이상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LG CNS의 주가 부진은 몇 가지 핵심적인 구조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1. LG CNS 상장으로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 부족

LG CNS의 상장은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기존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공모주의 상당 부분은 맥쿼리PE와 같은 2대 주주의 구주매출로 채워졌다. 이는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이 회사의 사업 확장이나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단순히 기존 주주의 현금화에 그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 맥쿼리PE의 구주매출과 오버행 이슈

LG CNS는 과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맥쿼리PE에 지분 35%를 매각했다. 맥쿼리PE는 이번 상장을 통해 보유 주식의 31.5%를 구주매출로 내놓았다. 이로 인해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28.49%로 늘어나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맥쿼리PE의 잔여 지분은 6개월 뒤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면 추가 매각 가능성이 높아, 주가의 추가 하락 압력을 예고하고 있다.


3. LG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

LG 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규모 대출을 받은 상태다. LG CNS 상장 이후 구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은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며,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된다. 삼성SDS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오너 일가의 잦은 지분 매각은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4. LG 지주사의 본질 가치 훼손

LG CNS의 상장은 LG 지주사의 핵심 자산을 떼어내 상장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LG 지주사의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 여겨질 수 있다. LG CNS의 사업 가치는 LG 지주사의 가치와 연동되어 있었으나, 이번 상장으로 인해 이러한 LG 지주사 주주는 가치를 훼손 당하고 시너지 효과가 약화되었다.


LG의 주가 역시 CNS가 떨어져나가면서 가치 훼손된 만큼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쪼개기 상장은 결국 그룹 지주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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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 주식시장 구조의 한계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기업조차도 상장 과정에서 주주 이익보다 오너 일가나 기존 투자자의 이익 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LG CNS의 경우 공모가를 낮게 책정하며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구주매출오버행 이슈로 인해 상장 첫날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래 전망: 오버행 이슈 해소 이후 주가 회복 가능성

향후 LG CNS의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은 오버행 이슈의 해소에 달려 있다. 삼성SDS의 사례처럼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이 장기적으로 주가를 억누를 가능성이 있지만, LG CNS는 오버행 문제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관측도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LG CNS가 공모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사업 확장을 이루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LG 그룹 오너인 구광모 회장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없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지분율도 1%(97만2600주)에 불과하다. 공모가 기준 600억 원가량이다. 구광모 회장 역시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받은 대출금을 상환하는 목적으로 지분을 털어낼 가능성이 높고 상징적인 CNS 지분율이 0%에 근접한다면 더욱 주가에 악영향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주는 교훈

LG CNS의 상장은 한국 공모주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없으며, 상장 목적과 자금 사용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홍보와 기대감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담보할 수 없으며, 기업의 내재 가치와 구조적 이슈를 깊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LG CNS의 주가가 6개월 후 회복될 것이라는 언론 기사는 근거가 없다. 투자는 본인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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