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에서 일류가 되리라. B급을 일류로 만들리라.
나는 개인적으로 B급을 참 좋아해.
B급은 A급이 아니라서 격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없어.
싱거워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질투가 나지 않아 진심의 박수를 보내고, 또 진짜 공감을 얻기도 좋다.
쉽게 말해 사람 냄새가 난다는 거야. 게다가 모수도 훨씬 크니까, 뭔가 참여를 이끌어 낼 때 참 좋겠다 싶다.
요즘 숏폼 챌린지들이 다 그렇듯이.
나는 어려서부터 B급이 좋았다.
생각나는 건
엽기하우스, 바부코리아 고런 거, 조문홍의 홍스 구락부,
엠넷에서 만든 꽃미남 아롱사태, 재용이의 순결한 19, 무한도전, 싸이, 지상렬 그런 거.
최근에는 좀 바빠져서 일부러라도 많이 해보려고 생활에서 갖은 애를 쓴다.
길티 플레저 콘텐츠 보는 거, 트위터 타임라인 훑기처럼 온라인상에서도 열심.
오프라인상에서는...
청담동 만큼이나 대림동 가기, 라운지 만큼이나 나이트 엿보기, 가부키 보면서 페티시 파티도 발도장 꼭 찍기. 가장 최근에 B급 경험은 안동탈춤대회 참가한 거(배운 적 없음. 예선 탈락함)
누구에게나 꼭 B급이나 키치함을 노리라는 것도, 그게 최고라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건 다 다르다.
그러나 남 보기에 그럴싸한, 피상적인 경험은 피해야한다.
시간은 길지 않다.
남들 보기 있어 보이라고
오마카세 입에 들어가는 거 숨쉴 틈 없이 인증,
풀빌라나 자쿠지에서 똑같이 수영복 입은 뒷모습 자세,
생일날이나 브라이덜샤워에서 스마트스토어에서 5만 6천원 짜리 레터링 케이크에 이름 박는 거,
오늘의집 st 에센셜플레이리스트 화면과 요즘 유행하는 것들만 담긴 내 방,
그 외 다수.
이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고작 인증사진의 재료가 될 뿐이라면
취향이 타성에 더 젖기 전에 바꿀 타이밍이다. (SNS를 끊는 게 우선 같긴 한데...)
내 맘을 움직이는 경험들을 많이 해봐야 재미가 좋다. 기획도 잘한다. 삶이 풍족해진다.
닦인 길 만큼이나 앞으로를 더 잘 이끄는 사람은 ‘내'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