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사고방식 뜯어보기
마케터들이 읽는 필수 도서 중 "핑크 펭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요즘 제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인상 깊은 문장이 나옵니다.
우선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도 더 원하는 한 가지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많은 돈이나 더 큰 집, 더 멋진 자동차가 아니다. 물론 사람들은 그런 것들도 갖고 싶어 하지만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다. <핑크 펭귄 p.76>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
=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
결혼에 적용시켜볼까요? 결정사(결혼정보 회사)의 고객은 결혼 적령기인 남녀입니다. 결정사는 '결혼 =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것'으로 프레임을 씌워 고객의 지갑을 엽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지금은 없는 상태라는 말과 같습니다. 미래에 가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죠. 인간의 뇌는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상황을 선호합니다.
결정사에 가입하는 회원들에게 "결혼은 가장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확실한 상태에서 벗어나 예측 가능한 상태로 가기 위해 결정사 가입을 합니다.
지금 없는 그것은 "결핍"인 상태입니다. 그리고 결핍은 결혼을 성사시키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결혼도 곧 TRADE죠. (* 이 글에서는 사랑 같은 추상적인 개념은 제외하고 인간 심리, 마케팅에 국한해서만 결혼을 설명합니다.)
TRADE의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상대가 주는 것
- 상대가 가지지 못한 것을 내가 주는 것
나의 결핍을 상대가 채워주고, 상대의 결핍을 내가 채워줄 수 있을 때 결혼이 성사됩니다.
예를 들면, 돈이 많은 남자들은 돈을 많이 버는 여자를 찾지 않습니다. 이미 돈이 많기 때문에 결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사업가로 성공한 남자들은 사업으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자신을 안정적으로 품어줄 수 있는 현명한 여자를 원합니다. 남녀가 바뀌어도 같습니다.
우리는 여자의 외모가 뛰어나다고 해서 잘생긴 남자만을 찾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그 여자에게 외모는 이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외모보다는 여자에게 없는 것을 남자에게서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여겨질 때 나타나는 사람들의 충동은 인간의 비축 본능에 속한다. 앞으로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면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핑크 펭귄 p.79>
비축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갖추어 모아 두거나 저축하다.
결혼정보 회사는 고객들에게 결혼이 가장 갖고 싶지만 가지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프레임을 씌워 고객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면, 몇몇 유튜버들은 "30대 여자들은 결혼 시장에서 불리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들 중 일부는 "결혼정보 회사"를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30대 여자가 결혼 시장에서 불리하다"라고 하면 30대 여자뿐만 아니라, 30대를 바라보는 20대 여자들도 고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미 20대, 30대를 타겟으로 선정했다는 말이 됩니다.
예를 들면, 결정사는 "인간 본능에 따르면 남자는 자신의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줄 여자를 원하므로 젊고 건강한 여자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젊고 건강한 나이일 때 가입해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빨리 가입해라 라며 불안을 자극하여 고객의 가입을 유도합니다.
앞으로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면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결정사는 "인간의 비축 본능"을 활용하여 지금 가입하지 않으면 노총각, 노처녀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20대를 결정사에 가입시킬 수 있으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두려움 = 공포 마케팅을 주입시켜 30대, 40대도 가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유튜버 백설 마녀는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는 섬네일과 영상 제목을 자주 씁니다. 구독자 수가 여자가 많아서인지 여자를 타겟으로 한 섬네일과 헤드라인이 자주 보이네요.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문제'로 정의하는 것도 마케팅의 한 기법입니다. 노총각, 노처녀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혹시 난가...? 하면 이미 설득된 것이죠. 만약의 경우를 몰라 미리 모아두는 '비축 본능'이 건드려진 것입니다.
결정사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고객의 지갑을 여는 방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 이다.
(결정사가 정의하는 결혼 =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
2. 인간은 불확실한 상황을 싫어하고 예측 가능한 상태를 선호한다.
(가입 = 결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태 = 불안감 해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 예측 가능)
3.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앞으로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면 인간의 비축 본능에 발동이 걸리고,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불안과 두려움을 자극하여 결제를 유도하는 마케팅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