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코믹콘이 열리기 전에 오해 먼저 풀어버리자
코믹콘이 한국에서 열린다. 그것도 서울에서. 해외 연예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코믹콘이 익숙할 것이다. 영화 예고편이나 배우 인터뷰 같은 새로운 정보들이 공개되는 코믹콘은 덕후들에게 덕질을 위한 최고의 소스니 말이다. 하지만 자료를 찾다 보면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코믹콘의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영어 명칭도 Comic Con, ComiCon, ComicCon, Comic-Con 등 띄어쓰기나 하이픈 사용으로 다를 뿐 읽으면 다 똑같은 코믹콘이다. 대체 코믹콘이란 뭘까? 코믹콘이란 거대한 프랜차이즈 행사가 분점을 내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믹콘은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행사의 한 형태다.
코믹콘(Comic Con)은 Comic Book Convention의 약자다. 즉, 콘서트나 엑스포처럼 행사의 형식 중 하나인 셈이다. 코믹콘은 누구나 열 수 있는 행사로 개인, 집단, 기업 등 여러 형태를 가진 주최들이 개최할 수 있다. 빅뱅이론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샌디에이고 코믹콘 티켓 예매에 실패한 쉘든이 스스로 자신만의 코믹콘을 만드려 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행사의 이름은 보통 New York Comic Con처럼 '지역명 + Comic Con' 형식으로 지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각자 특이한 이름을 가진 행사들도 있다. 독립 출판 만화들을 다루는 코믹콘 APE (Alternative Press Expo)나 시카고에서 열리는 코믹콘 C2E2 (Chicago Comic & Entertainment Expo)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혼란을 일으키는 영어 명칭 ComiCon, Comic-Con, ComicCon 모두 브랜드가 된 코믹콘 행사들의 이름으로 상표등록이 되어있다.
행사의 틀은 정해져 있지 않다. 만화와 관련된 행사이지만 주최 측이 원하는 게스트를 부르고 행사마다 특별한 코너를 만들 수도 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만화 행사인 코믹콘에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 코믹콘 (New York Comic Con) 같은 경우 초창기에는 미국과 일본, 두 문화가 만난다는 의미로 같은 행사장에서 뉴욕 애니메 페스티벌 (New York Anime Festival)을 열어 일본 만화 게스트들을 불러오기도 했다.
한 해동안 열리는 여러 코믹콘 중에서 가장 유명한 행사는 코믹콘 인터내셔널 (Comic-Con International)이라 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코믹콘 인터내셔널은 197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개최된다. 매년 7월마다 4일에 걸쳐 열리는 이 행사는 더 이상 행사장에 인원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져 샌디에이고시가 행사를 계속 유치하기 위해 주최 측과 협의를 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코믹콘 인터내셔널에서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어 아이즈너 시상식을 생중계하거나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브랜드를 더욱 키우고 있다. 대부분 매체에서 언급하는 코믹콘이란 행사는 보통 이 코믹콘 인터내셔널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한편 이를 치고 올라오는 행사가 있으니 바로 뉴욕 코믹콘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뉴욕 코믹콘은 시간상으로 코믹콘 인터내셔널보다 세 달 정도 늦게 진행되어 샌디에이고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정보들을 공개하며 다음 해에 있을 영화, 만화 등에 대한 예고를 해왔다. 2006년에 새로 시작한 뉴욕 코믹콘은 꾸준히 규모가 커져 2014년도부터 참관객 수를 기준으로 코믹콘 인터내셔널을 제쳐버렸다. 뉴욕 코믹콘을 주최하는 기업 리드팝 (ReedPOP)에서는 이 기세를 밀어 델리, 파리 등 여러 국가에 코믹콘을 개최하고 있고 2017년 8월에는 코믹콘 서울이란 이름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행사를 연다.
코믹콘 서울은 1월 24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 개최를 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가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실제로 뉴욕 코믹콘을 운영하는 리드팝이 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기존에 미국 만화 작가들이 한국에 방한한 일이 많았고 한국에서도 작업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있으니 코믹콘 개최 이력이 있는 리드팝이 힘만 쓴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행사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번 기자회견에 따르면 코믹콘 서울에서는 영화, 드라마, 만화 같은 서양 매체뿐만 아니라 웹툰, 애니메이션 같은 분야도 함께 다룬다고 하니 어느 정도 한국에 로컬라이징 된 서울만의 코믹콘을 보여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