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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코리 Feb 11. 2020

에밀 놀데의 꽃


에밀 놀데. 

독일 태생의 표현주의 화가. 종교적 내용의 그림을 거친 붓질과 강한 색채로 그렸음.


학부, 대학원 미술사 수업에서 이렇게 간단히 배웠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가르쳤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사실 미술사에서 '주류'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데다가, 에밀 놀데는 단체 그룹 활동을 아주 짧게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과 대표작 한 두 점 정도 보고 넘어 갔다. 

아래 그림이 놀데의 자화상과 "대표작"이다. 앞서 한 줄로 요약한 내용에 꼭 들어 맞는다. 


Self-portrait, 1917


Dance Around the Golden Calf, 1910


그런데, 문제는 에밀 놀데를 말할 때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래의 그림처럼, 놀데는 엄청난 양의 꽃을 그렸다!!! 이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리고 굉장히 놀랐다. 내가 알던 놀데와는 너무 달라서... 

켜켜이 물감을 올린 그림만 그리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투명하고 촉촉한 그림을 남기다니...



물론, 아래의 그림처럼 내가 알던 놀데스러운 그림도 있다. 꽃을 맑게 그린 그림이지만, 진한 검정이 강조된 꽃이나 회색빛이 섞인 배경에서 약간은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느낌이 스며 있기 때문에.



"해바라기" 하면 빈센트 반 고흐만 떠올렸는데, 놀데도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다. 작품수로만 따지자면 더 많이 그린 것 같다. 


Emil Nolde, Reife Sonnenblumen, 1932. Oil on canvas, 73,5 × 89 cm




잘 안다고 생각했던 미술가의 의외의 그림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작은 부분만을 알고 있었는지, 그러면서 그간 너무 자만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Flower Garden, Kneeling Woman with Hat, Emil Nolde, 1908,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



덴마크와 독일의 국경 인근에는 놀데의 정원+미술관이 있다. 놀데는 이곳에서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렸다. 가보고 싶다, 언젠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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