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두 번째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나는 제 몸속에 생겨나는 혹들이 언제쯤이면 줄어드는지 담당교수님께 질문을 했었다. 28살 어린 나이에 유방암 첫 번째 수술을 하고 몸에 수 없이 생기는 혹들을 맘모톰 수술로 제거했기에 이제는 유방암에서 해방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6개월마다 나는 유방초음파도 하고 있고 내 몸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또다시 대학병원 수술대에 오를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또다시 부름을 받고 답답한 마음을 달랠 수 없어 교수님께 여쭈었다. 36살에 두 번째 유방암 수술까지 하게 되다 보니 심신이 많이 지쳐 있었다. 수술 전 검사에서 다량의 혹에 암이 발견되면 가슴 전절제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세상을 다 산사람이 되기도 했었지만 다행히 결과가 좋게나와 수술은 부분 절제만 하고 마무리되었었다.
산정특례로 중증으로 진단이 되면 아무리 대학병원일지라도 병원비는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는다. 실비보험이 있다면 병원비는 해결이 된다.
수술 및 퇴원 후관리가 중요하다.암은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관리를 어떻게 해주는지에 따라 재발 위험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있고 일상생활을 복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술 후 치료는 경도 차이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등 의료보험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 또는 양성자치료나 로봇치료 등 비급여이나 나쁜 세포만 죽여서 회복 속도가 빠른 치료방법 등으로 다음 치료 방법이 진행되는데 보통 실비보험 외 암보험이나 건강보험을 준비해 둔 사람의 경우는진단금을 받을 수 있기에다각도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보험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내 몸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몰랐던 나는 일이 벌어진 후에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정신을 차리면 뭐하나 충분한 휴식도 치료도 맘 놓고 받을 수 없기에 다시 돈 때문에 회사로 돌아가야만 했다. 회사에 돌아가서도 정해진 업무량을 소화하면서 퇴근하면 병원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장녀라는 책임감에 두 어깨를 누르던 나 자신에 자유롭지 못했던 나는 암 수술 후에도 하루하루 숨 가쁨 속에 지냈다. 회사 다니면서 대학을 졸업했고 돈을 벌기 위해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시간을 쪼개 배우고자 했었다. 안타까웠던 건 치열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삶 속에 나는 없었다. 늘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나보다 남을 걱정하고 조금 더 완벽하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만 했었다.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길 줄 몰랐으니 한번 시련을 겪고도 또 나에게 유방암이 찾아올 것이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번 일어난 일을 대수롭게 생각하고 대비하지 못하면 또다시 찾아오는 것을 같은일은 반복된다.
36살 반대쪽 유방으로 또다시 찾아온 유방암
나는 28살 첫 번째 유방암 수술을 했던 경험 그대로 데자뷔인 듯 상황을 재연해야만 했었다.
대학병원 수술대에 누워 수술을 받았고 친구들의 병문안을 받으며 일주일 후 또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방사선 치료 이후 나는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정기검진을 받고 있었다. 첫번째와 두번째 유방암 두번의 술 똑같은 수술과 치료를 받은지도 어느덧 5년이 되어간다.
시간이 어느덧 5년이 지나고 산정특례 기간이 끝나기 전 병원에서 마지막 검사를 받고 왔다. 유방암 환자들은 림프 부종을 조심해야 해서 검사 전 주사도 조심히 맞아야 한다. 양팔과 발에도 맞아야 했던 주사 산정특례 기간이기에 검사비도 얼마 나오지 않았지만 암 치료는 병원비보다 마음과 몸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 시간 기다림과 체력이 필요했던 병원 방문 검사는 무리 없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고 결과는 다음 주에 외래진료에서 알 수 있다.
두 번의 유방암 수술 후 장기간 병원 방문을 통해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함을 가슴속 깊이 배웠다. 내가 웃어야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기에 다음 주 검사 결과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