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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원도심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by 골목길 경제학자

익산 원도심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오늘날 한국의 지방 도시들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공통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도시 내부에서도 원도심은 상권 쇠퇴, 공실 증가, 청년층 유출 등으로 공동화 현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바로 '크리에이터 타운'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 재생 모델이다.


크리에이터 타운은 대기업 자본이 아닌 개인 창작자들의 집적과 협업이 공간과 문화를 형성하는 도시 모델이다. 이 모델은 직장·주거·여가가 가까이 위치한 '직주락 근접성', 복합용도 공간, 커뮤니티 기반의 문화 생산을 특징으로 한다. 서울은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중산층 주거 지역에 크리에이터 타운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도로, 서울의 홍대, 성수동, 이태원뿐만 아니라 을지로, 익선동, 서촌, 해방촌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2025년 5월 19일 익산 강연에서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의 개념을 바탕으로, 익산 원도심을 어떻게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익산의 지역 자원과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건축환경과 메이커스페이스 조성 방안에 집중할 것이다.


1.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란

크리에이터 타운은 동내 단위 혁신 생태계다. 도시 기준으로 혁신은 메가시티나 메트로폴리탄 단위가 아닌, 도보 생활권 크기의 동네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산업 클러스터들—월스트리트, 샌드힐 로드, 켄달 스퀘어, 시부야—은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지역이다. 한국에서도 홍대, 성수동, 이태원, 판교, 테헤란로 등은 대표적인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 사례로 꼽힌다.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는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암묵지(tacit knowledge)의 교환이 가능한 물리적 근접성: 공식 문서나 매뉴얼로 전달되기 어려운 경험적, 직관적 지식은 직접적인 대면 접촉을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도보 거리 내에서 다양한 업종의 전문가들이 자주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이러한 암묵지 교환을 촉진한다.


다양한 업종과 전문가 간의 교차 학습: 혁신은 종종 서로 다른 지식 영역의 교차점에서 발생한다. 패션 디자이너와 기술자, 요리사와 마케터, 예술가와 엔지니어가 일상적으로 만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공간에서 새로운 창조적 결합이 일어난다.


문화·사회적 어메니티가 결합된 장소성: 단순한 산업 공간을 넘어, 문화적 매력과 사회적 인프라가 결합된 장소는 창의적 인재들이 모이고 머물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카페, 갤러리, 공원, 식당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은 혁신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상호 신뢰와 협력의 사회적 자본: 동네 단위에서 형성되는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 관계는 혁신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상호 협력과 정보 공유, 멘토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는 창업과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도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형성되어 왔다. 혁신 생태계는 혁신 주체에 따라 과학기술, 문화예술, 사회혁신, 교육, 소상공인 기반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과학기술 기반 생태계: 홍릉 연구단지, 대덕연구단지와 같이 연구기관과 기업의 혁신 활동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문화예술 기반 생태계: 명동 문화예술 생태계(1930~1960년대), 북촌 전통공예 거리, 삼청동·평창동 갤러리 거리, 청담동 K-POP 생태계와 같이 창작자와 문화 시설을 중심으로 예술적 생산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사회혁신 기반 생태계: 충남 예산군 홍동마을, 강원도 원주 협동조합 생태계, 성수동 소셜벤처 생태계와 같이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조직들이 밀집한 공간이다.


교육 기반 생태계: 종로 학원가(1960~1980년대), 대치동 학원가와 같이 학습과 교육 활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간이다.


소상공인 기반 생태계: 서울의 크리에이터 타운과 더불어 경주 황남동, 전주 한옥마을, 부산 전포동, 강릉 명주동/안목해변 커피거리, 양양 죽도해변 서핑타운 등 지역에서도 독립적인 소규모 창업자들이 지역 특성과 결합해 독특한 상권을 형성한 공간이다.


이러한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는 단순한 경제 클러스터를 넘어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과 커뮤니티 가치를 함께 형성한다. 지역의 역사, 건축적 특성, 인구 구성, 문화적 자산이 결합하여 고유한 장소성을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혁신의 자원이 된다.


2. 소멸지역 원도심 로컬 브랜드 생태계의 조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원도심에서 소상공인 중심의 혁신 생태계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필자는 이런 생태계를 로컬 브랜드 생태계로 표현한다.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밀도와 규모의 최적화

혁신은 광역 단위가 아닌 동네 단위에서 일어난다. 가용 자원을 도시 전역에 분산시키기보다는 원도심 내 핵심 거점에 집중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 생태계의 공간적 범위는 대부분 반경 1km 내외의 도보 생활권에 해당한다. 우연한 만남과 교류, 그리고 일상적 네트워킹이 가능한 물리적 근접성이 혁신의 핵심 조건이다.


로컬 브랜드 생태계 우선 조성

현실적으로 청년 세대의 문화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로컬 콘텐츠, 로컬 브랜드 현상을 활용해야 한다. 콘텐츠 기반의 직주락 구조는 청년층의 정주 여건 확보에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 소상공인을 단순한 생계형 자영업자가 아닌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을 갖춘 문화 생산자로 인식하고 지원해야 한다.


로컬 콘텐츠와 글로벌 콘텐츠의 균형

원도심 콘텐츠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콘텐츠뿐 아니라, 커피, 베이커리, 독립서점, 게스트하우스, 복합문화공간 등 글로벌 콘텐츠와, 공유 주거 및 공유 오피스와 같은 직주락 콘텐츠를 함께 포함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 생태계는 '지역 고유성'과 '글로벌 보편성'이 균형을 이룬 콘텐츠 구성을 보인다. 전통문화나 지역 자원만으로는 청년층의 지속적 유입과 정착이 어렵고, 반대로 글로벌 표준 콘텐츠만으로는 차별화된 장소성 확보가 불가능하다.


기술 기반 생산 체계 구축

로컬 콘텐츠를 단순한 소비 상품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산 체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적 기반이 필요하다. 로컬 콘텐츠 생태계는 공방, 작업장, 실험실, 메이커 스페이스와 같은 '창작-생산-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가 단순 아이디어 단계에서 상품화, 사업화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과 교육 기능을 담당한다.


보행 친화적 건축환경 조성

원도심 대상지에는 공간 기획이 용이하고 상업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 그리고 보행 친화적 가로환경이 필수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물리적 조건은 콘텐츠 순환, 창업 유입, 정주 인구 형성의 기반이 된다. 성공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리모델링이 용이한 중소형 건축물(1~3층 규모)과 활발한 가로 활동이 가능한 보행환경을 갖추고 있다. 혁신이 일어나는 공간적 스케일이 거대 개발보다는 미시적인 도시 조직 수준임을 보여준다.


다양한 주체를 포용하는 통합적 생태계

소상공인, 예술가, 청년 창업자, 지역 주민, 방문객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고 혜택을 나눌 수 있는 통합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내 이질적인 문화와 커뮤니티가 공존할 수 있는 열린 구조가 중요하다. 일방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포용적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공공-민간 협력 모델의 구축

로컬 브랜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공공의 초기 지원과 민간의 자생적 발전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은 기본 인프라와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되, 콘텐츠와 브랜드 발전은 민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에 맡기는 균형이 필요하다. 공공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3. 익산의 로컬 콘텐츠와 사업화 현황

익산은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지리적 자원을 바탕으로 독특한 로컬 콘텐츠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자원들은 크리에이터 타운 조성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익산의 주요 로컬 콘텐츠 자원

백제 문화유산 -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백제 문화유산은 익산의 핵심 정체성 자원이다. 특히 미륵사지 건축양식은 현대적 해석과 적용 가능성이 높다.


근대 도시 유산 - 익산은 일제강점기에 새롭게 건설된 근대도시로, 목포, 군산, 마산, 인천, 부산과 함께 근대 도시 구조와 건축물을 보존하고 있다.


원불교 성지 - 익산 신동은 원불교의 성지로, 원광대학교와 함께 독특한 종교 문화와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나의 조물주는 나니라”,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 교리는 자율성과 정신성에 대한 현대 MZ세대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


다종교 공존 - 익산은 원불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이러한 종교적 다양성 자체가 독특한 문화적 자원이 될 수 있다.


하림 본사와 닭 요리 문화 -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의 본사가 익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닭 요리 콘텐츠가 발전하고 있다. 최근 중앙동에 하림 계열 닭구이 전문점이 개점하며, ‘닭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초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보석 가공 산업- 익산은 보석 가공 산업의 중심지로, 이를 활용한 공예 및 디자인 콘텐츠 개발 가능성이 높다


농산물 자원 - 국내 최대 밀 생산지이자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익산의 농업 자원은 식품 가공, 요리, 체험 콘텐츠로 발전 가능하다.


소상공인 브랜드 - 역전할머니, 다사랑치킨 등 익산에서 시작하여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음식점들의 역사와 스토리는 중요한 문화 자원이다.


익산의 상권 구조와 특성

익산의 주요 상권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이 중 원도심 중앙동은 현재 가장 침체되어 있으나, 역사성과 접근성, 그리고 최근의 문화적 움직임을 고려할 때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원도심 중앙동 - 익산역 앞에 위치한 원도심으로, 전통적인 상권이었으나 현재는 침체된 상태다. 그러나 기찻길옆골목책방, 비마이크, 사각사각 등이 앵커 시설로 자리 잡으며 문화적 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광대 대학타운 신동 - 원불교 성지와 원광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으로, 종교 문화와 대학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리사고 직후 조성된 택지개발지구로, 교당이 3개나 있는 등 종교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1기 신도시 영등동 - 1990년대 개발된 1기 신도시로, 아름답게 자리 잡은 나무, 공원,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마띠나, 델리호응 등 주목받는 외식 기업을 배출한 지역으로, 로컬만이 아는 다양한 핫플레이스가 위치하고 있다.


부송동 - 영등동과 인접한 지역으로, 30-40대 고객 연령대, 횟집과 맥주, 노래방이 밀집된 업종 구성, 익산 최상위 아파트 가격, 익산의 자동차 관문 등의 특성을 갖추고 있어 '익산의 강남'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현동 - 2기 신도시 지역으로, 새로운 주거와 상업 공간이 형성되고 있다.


익산 로컬 크리에이터 현황

기찻길옆골목책방 - 익산 중앙동 유일의 독립서점으로,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 강연, 독서 모임,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지역 내 지식과 문화 교류의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


비마이크(Be Mike) - 익산의 김애림 대표가 운영하는 비마이크는 로컬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의 좋은 사례다. 온라인에서는 '메이드 인 익산(made.in.iksan)'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지역 주민과 상점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로컬 편집숍 '비마이크'를 운영하며, 전통시장의 공간, 사람, 기억을 담은 잡지를 발행한다. '우리 도시 제품 상점'이라는 개념으로 로컬 브랜드를 발굴하고 지원하면서 익산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무슨이리야 & 품격사회협동조합 - 익산 원도심 코워킹 스페이스로, 박진영 대표가 운영하는 이 공간은 창업자와 프리랜서, 지역 활동가들에게 작업 공간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문화 행사와 강연, 워크숍을 통해 지역 창의 인력의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박진영 대표가 운영하는 품격사화협동조합은 익산 원도심의 문화와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로컬 노마드 칼리지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익산 지역의 예비 및 초기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이들이 지역의 문화적·경제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각사각 목공방 - 기찻길옆골목책방 위층에 위치한 목공방으로, 지역 내 수공예와 목공예 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활동을 통해 로컬 메이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게스트지구인 - 원도심의 제로웨이스트 공방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환경 친화적 제품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유메이크미 카페 - 원불교 성지인 신동에 위치한 카페로, 멜버른에서 돌아온 운영자가 만든 '네오 히피' 감성의 공간이다. 종교 문화와 현대적 카페 문화가 결합된 사례다.



4. 건축환경과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지원 중심의 크리에이터 타운 조성 방향

익산 중앙동을 창의적 크리에이터들의 집적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건축환경 개선과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을 중심으로 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건축환경 개선 전략

중앙가로 재정비 및 강화 - 익산 중앙동의 가장 큰 도시 구조적 문제점은 명확한 중앙가로의 부재다. 현재 중앙가로는 역에서 내리면 익산역에서 시작되어 중앙동을 관통하는 동서 축의 중앙로다. 하지만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의 전의 중앙가로는 현재 중앙시장에서 문화예술의 거리에 이르는 남북 축 가로다. 중앙로가 원도심의 중심 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 축을 따라 보행자 중심의 가로 설계, 특색 있는 파사드 개선, 문화 시설과 크리에이터 공간의 전략적 배치, 그리고 가로 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활동과 상업 활동이 집중될 수 있도록 가로환경을 재구성하여 익산 원도심의 문화적 중심축으로 강화해야 한다.


백제 디자인에 영감을 받은 건축 정체성 확립 - 익산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건축 디자인은 백제 문화에 기반한 현대적 건축의 좋은 사례다. 이러한 디자인 언어를 중앙동 건축물 리모델링과 신축에 적용하여 일관된 도시 경관을 조성한다. '백제디자인전당'과 같은 디자인 중심의 랜드마크 시설을 유치하여 백제 문화의 현대적 재해석과 산업화를 촉진한다.


보행환경과 공공공간 개선 - 중앙동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사람들이 머물고 교류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확충한다. 가로 시설물, 포장, 조경, 휴게 공간 등을 통합적으로 설계하여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한다. 익산역에서 시작되는 주요 보행축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복합용도 건축물 촉진 - 지구단위계획이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동네 건축 마스터플랜을 설정하고 양질의 상가건물을 공급해야 한다. 황두진 건축가가 제안한 '무지개떡 건축',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가 주장하는 '동네 개방형 상가(오픈계단과 중정 활용 상가)'와 같은 상가건물을 말한다. 1층 상업, 2층 작업실, 3층 주거와 같은 수직 복합용도 구조를 통해 직주락의 유기적 통합을 도모한다.


빈 건물 활용 및 임시 활용 프로그램 - 중앙동의 빈 건물과 유휴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팝업 스토어, 임시 전시공간, 실험적 프로젝트 공간 등 다양한 임시 활용을 통해 공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단계적으로 안정적인 용도로 전환해 나간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전략

로컬 콘텐츠 메이커 스페이스(LCMS) 조성 - 지역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생산을 지원하는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한다. 이 공간은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교육, 네트워킹, 마케팅, 판매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백제 문화 디자인 랩: 백제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디자인과 제품을 개발하는 공간이다. 백제 문화유산은 익산의 가장 강력한 문화적 자산이지만, 현재는 관광 자원으로만 활용되고 실질적인 '산업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백제 문화의 디자인 요소, 건축 양식, 공예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로 발전시킨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건축 디자인처럼 백제 양식에 기반한 현대적 디자인 언어를 개발하고, 이를 패션, 인테리어, 문구,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한다.


식품 가공 및 요리 실험실: 익산의 농산물과 하림의 닭고기를 활용한 식품 개발 및 요리 콘텐츠 제작 공간이다. 국내 최대 밀 생산지이자, 하림 본사가 위치한 익산의 특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개발한다. 베이커리, 수제 맥주, 전통주, 발효 식품 등 다양한 식품 콘텐츠를 발굴하고, 로컬 푸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특히 하림의 '더미식(The미식)' 브랜드와 같은 프리미엄 식품 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닭 요리 콘텐츠를 개발하고, 익산 중앙동에 '닭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기반으로 삼는다. 이미 음식식품교육문화원 1층에 하림그룹 계열사의 닭구이 전문점이 개점하여 첫 포문을 열었으며, 이러한 흐름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패션 및 공예 스튜디오: 보석 가공 기술과 결합한 패션, 액세서리, 공예품 제작 공간이다. 익산의 보석 가공 산업 기술을 활용한 공예품과 패션 액세서리 콘텐츠를 개발한다. 전통 공예 기술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하여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석 가공 장인들의 기술을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 협업을 촉진한다.


원불교 라이프스타일 스튜디오: 익산의 또 다른 중요한 문화적 자산인 원불교 문화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공간이다. "나의 조물주는 나니라"와 같은 원불교 사상은 자기 발견과 성찰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가치관과 연결된다. 명상, 웰빙, 미니멀 라이프, 환경 친화적 소비와 같은 현대적 트렌드와 원불교 철학을 결합한 콘텐츠와 제품을 개발한다. 이 공간은 원불교 성지인 신동과 원도심 중앙동을 연결하는 문화적 다리 역할을 하며, 종교 관광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통합한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소: 지역 이야기와 자원을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하는 공간이다. 역사적 자원(백제문화, 근대 도시 유산), 종교 자원(원불교, 다종교 공존), 산업 자원(하림, 보석 가공), 음식 문화('역전할머니', '다사랑치킨' 등)와 같은 익산의 다양한 이야기를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VR/AR 기술을 활용한 역사 체험,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SNS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익산의 문화적 자산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한다.


로컬 크리에이터 창업 교육 - 익산 중앙동 로컬 브랜드의 개발과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익산은 이미 익산 지역의 예비 및 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로컬 노마드 스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비즈니스 모델 개발, 콘텐츠 기획, 브랜딩 등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을 제공했다.


로컬 브랜드 엑셀러레이팅: 비즈니스 모델 개발, 마케팅, 판로 확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초기 단계의 로컬 브랜드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멘토링, 투자 유치, 판매 채널 확보, 브랜드 전략 수립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익산의 특화 자원을 활용한 로컬 브랜드에 집중 지원하여, 지역 정체성이 강한 차별화된 브랜드 생태계를 조성한다.


콘텐츠-커머스 연계 플랫폼: 스토리와 콘텐츠를 통해 상품성을 높이는 통합 플랫폼이다. 익산의 역사,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품과 연결하여 단순한 제품이 아닌 문화적 경험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한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소셜 미디어 마케팅, 스토리텔링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여, 로컬 브랜드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다.


로컬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프로그램: 다양한 분야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만나고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정기적인 네트워킹 이벤트, 분야 간 협업 프로젝트, 공동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전략은 익산의 고유한 자원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창작 및 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리적 공간 제공뿐만 아니라, 교육, 네트워킹, 마케팅, 사업화 등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익산 원도심이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닌 창의적 생산과 소비가 어우러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5. 결론: 익산 원도심, 크리에이터 타운으로의 새로운 도약

익산 원도심 중앙동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상권 활성화나 도시 재생을 넘어, 익산이라는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과 경제적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는 프로젝트다. 원도심 크리에이터 타운은 다음과 같은 의미와 가능성을 갖는다:


지역 문화와 경제의 새로운 모델

익산 원도심 크리에이터 타운은 지역 고유의 문화적 자산(백제 문화유산, 원불교 성지, 하림의 닭 문화, 보석 가공 기술, 농산물 등)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현대적 콘텐츠로 변환하는 과정을 통해, 소비와 생산이 결합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외부 자본 유치 중심의 전통적 지역 개발 방식이 아니라, 지역 내부의 창의적 자원을 발굴·육성하는 내생적 발전 모델이다.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의 가능성

익산 중앙동 크리에이터 타운은 동네 단위 혁신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경 1km 내외의 도보 생활권 안에서 창작, 생산, 소비, 교류, 주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복합적 생태계는 거대 도시나 산업단지 중심의 발전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삶의 질과 문화적 풍요로움이 함께 고려되는 인간 중심의 개발 모델이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의 대안

익산 원도심 크리에이터 타운 모델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청년 세대의 유출이 심각한 지방 도시에서, MZ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직주락 통합형' 도시 공간은 젊은 인구를 유인하고 정착시키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나 주택 공급을 넘어, 문화적 매력과 커뮤니티 가치를 함께 제공하는 종합적 접근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

익산 중앙동 크리에이터 타운은 기존 도시 구조와 건축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점진적이고 유기적인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델을 제시한다. 전면 철거와 대규모 개발이 아닌, 기존 도시 조직의 특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은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중심의 도시 모델

마지막으로, 익산 원도심 크리에이터 타운은 대기업이나 개발업체가 아닌, 개인 창작자와 소상공인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단순한 경제 활동의 장소가 아니라, 창의성과 자기실현, 공동체 가치가 중시되는 도시 문화의 새로운 모델이다. 산업화 시대의 기능적 도시를 넘어, 탈산업 시대의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도시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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