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평생 동안 수많은 성공적인 투자로 금융시장의 기준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나 그 버핏에게도 인정하기 어려운 후회가 있습니다. 바로 알파벳(구글) 투자 시점을 놓쳤던 일입니다.
버핏은 “망쳤다”,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말하며 이 결정을 두고 오랜 기간 아쉬움을 드러내곤 하셨습니다.
그의 후회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장기 투자자로서의 철학과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최근 버크셔해서웨이는 그 후회를 만회하듯 움직였습니다. 14일(현지시간), 버크셔는 공시를 통해 3분기에 알파벳 보통주 1,780만주(약 49억 달러)를 신규 매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포트폴리오 내 10위권에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입니다. 알파벳 주가가 올해에만 50% 넘게 오르고 3분기에도 37%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는 여전히 가치 대비 싸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매수가 버핏 본인의 판단인지, 혹은 후계자로 거론되는 그레그 에이블 CEO(지정자)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로서 시장의 본질 가치를 우선하는 버크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알파벳 매수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급등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버크셔는 애플 지분을 두 분기 연속으로 매도했습니다. 이번에만 4,180만주를 추가 매각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은 74%에서 21%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보유 규모 자체는 여전히 6,490억 달러(2억 3,800만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주 내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균형 조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버핏과 고(故) 찰리 멍거는 생전에 구글의 광고 모델을 극찬하면서도, 알파벳에 일찍 투자하지 못한 점을 두고 “낭패를 봤다”, “망쳤다”, “기회를 놓쳤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버크셔 자회사들을 통해 구글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직접 경험하고 있었음에도 투자결정으로 연결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은퇴를 앞두고 버핏의 마지막 투자 조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가 한때 크게 아쉬워했던 기업에 대한 투자가 마침내 본격적으로 실행된 것입니다.
투자의 대부도 후회하십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후회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번 선택은 후회를 기반으로 한 결단이며, 동시에 시장을 깊이 들여다보는 버핏의 통찰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