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체 해산물을 맛볼 차례
| 2022년 4월 28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환경 문제 등의 이유로 채식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움직임은 대체육 브랜드와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대체 해산물 브랜드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론칭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배경, 성공적인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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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채식에 대한 관심 확대가 맞물리며 대체육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브랜드인 버거킹과 스타벅스에서도 대체육을 이용한 제품을 출시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체육을 넘어 대체 해산물에까지 대체식품 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바다로 시야가 더 넓어졌지요.
사실 대체 해산물은 콩고기로 대표되는 대체육만큼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대체 해산물로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지냈을 뿐, 오랜 시간 동안 즐겨 먹어 왔지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게맛살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진짜 게살은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게맛살은 게가 아닌 명태와 같은 생선살을 으깨고 거기에 색소를 더하여 제조합니다. 게살이 아니라 게 ’맛’이 나는 살이라 칭해왔으니, 브랜드들이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지요. (유사한 예시로는 돼지고기가 아닌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는 분홍 소시지와 육개장 사발면 속 어묵 건더기를 꼽을 수 있겠네요. 이것도 우리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해왔던 일종의 대체육…이라고 하면 괜한 배신감이 더 커질 것 같으니, 그만 따지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본격적으로 개발, 출시되고 있는 대체 해산물 제품들은 이러한 초기 버전(?)들에 비해 확연히 다른 차원의 맛과 품질, 그리고 형태를 제공합니다. 이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제대로 된 대체 식품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의 다양한 대체 해산물 브랜드들 중 미국의 스타트업 ‘Ocean Hugger Foods’를 소개합니다.
Ocean Hugger Foods는 브랜드의 대표 James Corwell가 일본 도쿄의 츠키지 수산시장에서 본 충격적인 장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만 축구장 두 개 가량의 넓이를 가득 메우는 참치의 수만큼이 매일 판매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셰프인 그는 매일 반복되어 왔을,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될 이 광경을 보고 스스로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바다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그가 내린 결론이자 대답은 ‘유지될 수 없다’였습니다. 그리고 이 대답은 곧 수산업 관련 환경 이슈에 대한 세 가지 문제를 정의 내리게 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혼획’이었습니다. 혼획이란 어업을 진행할 때 본래 목표로 한 어종이 아닌 다른 어종들까지 함께 잡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꼭 필요한 물고기나 해산물 외의 것들까지 잡게 되어 바다 생물의 수를 필요 이상으로 줄어들게 하는 것이지요. 또한 이러한 어종들은 꼼꼼히 바다로 돌려보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법상 지정된 전체 기준량의 40%를 차지할 정도임에도 그 숫자가 명확히 보고되지 않아 더욱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참치, 연어, 장어 등과 같이 스시 재료로 많이 쓰이는 어종들은 지속적으로 멸종을 향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에서 키우는 (예를 들어, 양식) 해양 생물들은 채소나 채식 기반 음식들보다 더 많은 면적을 소비한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즉, 주어진 자연의 리소스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환경 문제를 야기시키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배경을 기반으로 James 셰프는 크게 두 개의 대체 해산물 제품 라인 ‘Ahimi’와 ‘Unami‘를 출시하게 됩니다. ‘대체’로 인해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접근한 것입니다.
Ocean Hugger Foods가 과일과 채소를 해산물처럼 만드는 공식은 어쩌면 참 간단합니다. 채소 특유의 ‘맛’은 없애고, 만들고자 하는 해산물에 가까운 ‘식감’은 살리는 것입니다.
먼저 ‘Ahimi’ 라인은 대체 생(生) 참치 브랜드이며, 이것은 토마토로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글루텐 프리 간장, 설탕, 물, 참기름 네 가지를 더합니다. 익숙하고 단순한 재료들의 조합으로 새로운 식재료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토마토의 살코기가 연상되는 붉은 색감과 특유의 촉촉하면서도 폭신한 식감은 날 것 그대로의 생 참치가 가진 느낌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게다가 참치 기름과 콜레스테롤 등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동물권과 환경권뿐 아니라 건강권의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재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Ahimi’ 제품은 현재 미국 전역의 채식 레스토랑 등에서 참치 초밥, 롤, 스시 등의 재료로 선택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브랜드 라인인 ‘Unami’는 대체 참치보다 식감 재현에 신경을 더 쓴 대체 뱀장어입니다.
선택된 채소는 가지입니다. 가지의 속살은 푸석한 듯 쫄깃한 반대의 식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묘한 채소인데요. 바로 이러한 점이 뱀장어 특유의 삭감과 닮아있습니다. 표면의 짙은 보랏빛과 안쪽의 밝은 베이지 톤도 뱀장어 껍질과 살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구현하는데 적합합니다. 사용 재료에는 가지와 함께 미린, 설탕, 쌀겨 기름, 해조류 기름, 곤약 가루가 포함됩니다.
일본의 뱀장어 잡이 또한 참치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멸종 과속화를 불러왔습니다. 즉, 이러한 위기 속에서 ‘Ocean Hugger Foods’는 가장 많이 소비되면서도 위기에 봉착한 두 어종을 최우선으로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Ocean Hugger Foods의 미션은 맛의 창조와 지속 가능한 채식 기반의 대체식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거창한 시대 정신이나 메시지보다는 음식이 가져야 할 주요 속성인 ‘맛’, 그리고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성 두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죠. 분명하고 담백합니다.
한편 이제 막 대체 해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과 학습이 시작하는 시기임에,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공유하는 브랜딩 전략은 매우 중요합니다. 즉, 그러한 배경들이 Ocean Hugger Foods의 미션을 탄생시켰고, 그것은 빠른 속도로 성장될 것이 예측되는 이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션을 선점하는 데 요긴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푸드 시장 및 브랜드의 변화와 움직임은 식생활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식생활 트렌드에 의해 농수산, 외식 업계 등도 영향을 받고, 그것은 유통과 도시 인프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마켓의 기회와 흐름 변화를 야기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비비고 왕교자나 파리 바케트, 분식류 등의 경우를 들 수 있겠지요? K-foods라는 명목 하에 유통과 문화 영역에까지 파급효과를 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만큼 현재 푸드 시장에서의 채식 관련 브랜드들은 매우 중요하고 산업의 큰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저 건강이나 종교 등을 위해 소수의 인원만 섭취하던 하나의 식단을 넘어 환경, 라이프스타일, 유통, 문화 등의 영역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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