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손을 떠난 원고
《사물을 보는 방식》 최종교 검토를 끝냈다. 출판사 대표님이 인쇄소에 원고를 넘기셨다고 했다. 다음 주에는 감리를 보러 갈 예정이다.
작년 9월 초고 집필을 시작으로 10개월의 여정이었다. 교정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후련함에 눈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역시나 긴장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 책이 인쇄되는 순간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니까.
그럼에도, 원고는 내 손을 떠났고, 나에게는 하나의 작별이나 다름없으니 짧은 소감을 남긴다. 이번에도 치열하고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감사하고 또 행복한 작업이었다. 늘 이번 책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임해왔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 애틋하고도 복잡한 심경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물을 보는 방식> 작업을 통해 그간 요동치던 나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굳히게 되었다. 책 네 권을 내고도 '나를 작가로 불러도 될까'라는 의심에 괴로워했던 지난날들. 그 이름에 매달려 고민할 시간에 그저 성실히 쓰는 것만이 작가에 더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마누스 대표님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원고다. 어떤 표현으로도 이 감사함을 다 할 수 없다. 그저, 10개월 동안 하루에도 여러 번 표현하며 주고받던 그 진심들이 서로에게 맞닿아있을 거라 믿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