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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클래스 첫 시간을 마치고.

by 온정

어제는 에세이 클래스 '쓰담쓰담' 첫 시간이었다.


평일, 그것도 무더운 여름밤. 각자 고단한 하루를 보낸 뒤 오직 글쓰기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의 얼굴이 화면 위에 옹기종기 모였다.

'혹시 내향인이신 분 손 들어보시겠어요?'라는 나의 물음에, 놀랍게도 모든 분이 손을 드셨다. 부끄러움을 이기고 글쓰기 클래스에 와주신 그들의 용기에 내 마음도 뭉클해졌다.


사실 수업 직전, 내 노트북 음향에 갑작스레 문제가 생겼었다. 겨우 방법을 찾아서 어찌어찌 제시간에 수업을 시작했지만, 수업을 들으시는 문우님들께 나의 소리가 제대로 잘 들릴지 걱정스러웠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내 목소리는 조금 떨렸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시는 문우님들 덕에 기운을 얻었다. 우리들의 첫 만남. 8분의 제한 시간을 두고 즉석 글쓰기 시간을 마련했다. 각자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짧게 쓰고 나누는 시간. 서로를 이해하고 더 친밀해지기 위함이었다.

모두들 너무 잘 써주셔서 놀랐다.(입문 클래스인데 정작 입문자는 없었던 일에 대하여...) 저마다의 이야기가 이어폰을 타고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다. 대면 수업이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그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좋은지 화면 속에서 표현하는 일이 참 어려웠다. 말을 고를 시간이 충분치 않아 못내 아쉬웠다.


다음 수업부터 즉석 글쓰기는 없다. 대신 과제가 있다. 문우님들의 글을 최대한 성심성의껏 읽겠노라고, 그때는 내 마음을 충분히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첫 번째 수업에서 그리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다른 환경, 다른 성향 사람들의 가지각색 이야기가 펼쳐질 앞으로의 수업도 기대된다.

아무래도, 나만 더 잘하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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