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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네레빗 Feb 24. 2017

[한줄로 보는 영화] 최초의 영화

태초의 영화, 영화 예술의 시작을 알아보자.

[ 한줄로 보는 영화사조]

영화의 시작, 최초의 영화



1. 최초의 영화는 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되었다. 뤼미에르 형제의

 <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



2. 다큐를 넘어선 허구적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 최초의 영화, 조르주 멜리에스의 

< 달나라 여행 > 






#.1 최초의 영화, 뤼미에르 형제




때는,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 파리의 ‘드랑 까페’에 당신은 커피 한 잔하러 왔습니다.

커피를 막 내렸는지 커피향이 그윽합니다. 커피 한 잔을 받고 나니, 까페 주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득 눈에 들어오던 한 포스터가 있습니다. 지금 지하 1층에서, ‘시네마토그라프’라고 불리는 기계를 가지고 

촬영한 ‘움직이는 사진’이라는 것을 시연한다고 합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당신은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지하로 내려갑니다.



지하로 내려가자, 계단 밑에서 왠 중년의 남자가 지그시 웃으며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입장료는 1프랑입니다.’


아 그래 1프랑, 지갑을 꺼내 돈을 건네주고, 남자는 고맙다며 입장하라고 합니다. 

어둡고 묵직한 입장 커튼을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 해집니다. 분명히 카페 벽 같은데 사람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옵니다. 이게 바로 최초의 영화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입니다.   

[ The Lumiere Brothers First Films (1895) ]


처음에는 많이 놀랬지만, 또 다른 영화들도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카드게임>, <아기의 점심식사>, <물 뿌리는 사람> 이런식으로 

1분이 채 안되는 짤막한 영상들이 이어집니다.



[ 카드 게임 ]




그러다 문득 다음 장면이 옵니다. 이번에는 왠 기차를 타는 승강장의 한 장면이 나옵니다.

‘곧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합니다.’하곤 저멀리서부터 서서히 증기를 내뿜으며 까만 열차가 옵니다.


[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열차 ]



"어라?! 이거 점점 여기 까페로 오는거 아니야?!" 하곤 지하실에 있던 33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혼비백산해 누구는 뒤로 넘어지고, 또 옆에서는 두 팔로 머리를 감쌌습니다.



당신도 보니까… 오 기껏 맞춘 옷에 커피를 흘리셨네요.

그러자 뒤에서 하하 하고 웃으며, 이런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예상한 것처럼, 

웃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둘을 보면서 말합니다.


‘당신들은 이게 진짜 기차가 아니란 걸 알고 있었던 걸 보니, 감독이 틀림없군요.’

그렇습니다. 저 둘은, 최초의 ‘상영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든 뤼미에르 형제입니다.

[ 영화의 시작, 뤼미에르 형제 ]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4nj0vEO4Q6s ]




#.2  

뤼미에르 형제를 통해 시작된 최초의 영화는 말그대로 ‘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형제가 소유하던 사진 공장에서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카메라에 대고 그대로 찍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현실 속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찍어낸 것이 영화의 첫 출발입니다.



이게 흥미로운 부분은, 현재 우리가 얘기하는 

‘그거 완전 영화에서나 볼법한 내용이네.’라고 할 때의 

‘영화’의 의미랑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가 말하는 영화란 곧 ‘판타지’입니다. 

현실에 없는 허구적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초의 영화는 그것의 정반대인 말그대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사진이 예술로 볼 수 있느냐라는 논쟁에서처럼, 영화도 최초로 등장했을 때, 

나름 자부심이 높은 미술가들이나 예술 평론가들은 


‘있는 그대로를 찍은 게 무슨 예술이냐!’라고 발끈했습니다.

그렇지만 최초의 영화가 준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지로 시네마토그라프라는 영사기

(영상을 찍는 것을 넘어, 밖에 확대해서 보여주는 기계)를 가지고 영화는 퍼져나갑니다.


[ 최초의 영사기, 시네마토그라프 ]




#.3

2. 다큐를 넘어선 허구적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 최초의 영화, 

조르주 멜리에스의 < 달나라 여행 > 


이런 와중에, 최초의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있었던 33인 중 한 명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르주 멜리에스입니다. 


[ 조르주 멜리에스 ]


이 사람은 이때의 충격을 충격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판타지 영화의 탄생에 기여를 하게 된 역사적인 인물로 훗날 남게 됩니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나름대로 근처에서 유복하게 살던, 연극도 직접 하고, 

본인이 또 연극단을 운영하기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자신의 ‘판타지적인’ 연극 속 세계를 보여주는 데 

이만한 게 없겠다 싶었던 그는 시네마토그라프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를 합니다. 

그리고 기어코 복제품을 하나 사오게 됩니다. 


그리고 만들었던 영화가 <달나라 여행>(Trip to the Moon, 1902)입니다. 



[ 최초의 판타지 영화, <달나라 여행> ]



내용은, 달을 갈 수 있는 기술(일종의 마법)을 통해, 

대포 안에서도 버틸 수 있는

강철 캡슐을 타고, 달나라로 주인공들이 날아갑니다.  


그리고 달 표면에 도착하게 됩니다.

달에는 낯설게 생긴 외계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이 그 녀석을 지팡이로 내리치자, '펑'하고 사라집니다.


[ 달에 도착한 주인공들 ] 


그러나 수많은 요괴같은 달나라 외계인들이 이들을 잡았고, 

그들을 데리고 지하세계의 달나라의 왕에게 포로로 끌려가게 됩니다.


[ 달세계의 왕(왼쪽)을 마주한 주인공들 ]


하지만, 격렬하게 저항한 주인공에 의해 달나라 왕은 펑하고 터져버립니다. 

이에 분노한 수많은 외계인들에 의해 쫓기게 되고, 


주인공들은 쫓기면서 로켓을 타고 다시 지구로 날아갑니다. 

지구에 갈 때, 로켓에 엉겨붙었던 외계인 하나도 같이 데려가게 됩니다.

달나라에도 깃발을 꽂고 왔다는 것과, 외계인을 잡아왔다는 것을 통해

주인공들은 지구에서 영웅적 대접을 받게 됩니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물론 <달나라 여행>이라는 작품은 오늘날 와서 보기에는 

‘무대의 연극을 고정된 카메라로 계속 찍은 것'에 불과해 보입니다. 

‘카메라’만이 가질 수 있는 조작이나 몽타주 같은

 색다른 예술적 기법을 보여주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합니다.



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_FrdVdKlxUk

하지만, 허구적 세계를 표현한 최초의 판타지 영화를 만들었다는 선구자임은 분명합니다. 

패러다임을 깨는 그의 모습에 영화라는 예술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의 업적은 후대에도 전해집니다. 



[ 마틴 스콜세지, 휴고 (2012) ]


후대의 수많은 명감독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은 멜리에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배경으로 함과 

동시에 오마주를 많이 딴, <휴고>라는 작품을 통해 멜리에스를 기렸습니다.   

영화의 태초는 150년을 채 넘어가지 않습니다. 새로운 예술이 등장해서, 

어떤 식으로 그 안에서 분파가 나뉘어지는 지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최초의 영화는 이렇게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다큐멘터리’ 영화와 

1900년대 초기 멜리에스에 의해 만들어진 ‘판타지’ 영화로 

사실과 허구라는 두 축으로 크게 양분됩니다


영화사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시작으로서 ‘최초의 영화’에 대해서 얘기해보았습니다.




(참고. 고려대학교 전휘원 교수님의 '영화의 탄생' 부분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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