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
삼색기를 높이 들고 민중의 선봉에 선 여인와 용맹하게 전진하는 사람들. 저에게는 영국밴드 콜드플레이의 커버앨범으로도 익숙한데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입니다.
그림의 중앙을 장식한 여성은 '여신' 입니다. 제목 그대로, 혁명의 선봉대에서 민중을 이끌고 있는 여신님인거에요. 그런데 이 그림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파리의 비평가들은 앞다투어 여신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그것도 "지저분하다", "천박하다", "시장에서 생선이나 파는 아줌마 같다" 같은 인신공격이 주를 이루었지요(ㅠㅠ)
대체 비평가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사실 이 여성은 여신이 아니었거든요.
당시 사람들에게 '여신'이란 대리석처럼 매끈하고 털 한 올 없이 깨끗한 존재였습니다.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여신님들은 항상 완벽한 모습이었고요. 하지만 들라크루아는 이러한 관습을 완전히 거부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민중을 이끄는 여신이란,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라, 파리의 거리에서 빵을 구워 먹고 혁명에 뛰어든 평범한 시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거뭇한 '겨드랑이 털' 이었죠.
특히 비평가들이 그녀를 생선 장수라고 비하했던 것에는 역사적인 맥락이 있습니다. 당시 파리의 시장 상인 여성들은 매우 거칠고 목소리가 컸으며, 혁명의 불씨가 당겨질 때마다 가장 먼저 거리로 뛰어나와 싸웠던 강인한 계층이었거든요. 들라크루아는 바로 그들의 용감한 투쟁심을 보여주고 싶었던 겁니다.
참고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도 모두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나이와 계층, 성별을 뛰어넘어 '자유'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싸우고 있는거죠.
그런데 그들의 아래에는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하는데요. 들라크루아는 용맹히 전진하는 사람들의 발 밑에 목숨을 잃은 시민들을 배치함으로써, 우리의 투쟁은 다른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들라크루아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통해 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정해진 규격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생명력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여신의 몸에 묻은 먼지와 땀방울, 그리고 겨드랑이 털은 자유를 향한 숭고한 흔적이었습니다.
비하인드 컷: 레 미제라블의 꼬마 가브로슈를 아시나요?
여신 옆에서 양손에 권총을 들고 야무지게 달려오는 소년이 보이나요? 이 소년은 실제 혁명에 참여했던 용감한 아이들을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요,
훗날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이 그림 속 소년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 레 미제라블의 명장면을 장식하는 어린 혁명가 가브로슈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림 한 장이 문학의 전설을 만든 셈입니다.
⬇️ 유튜브 [교양청] 채널도 놀러오세용 ⬇️
Copyright 2025. 히라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무단 배포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콘텐츠의 일부 또는 전체를 인용하실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 관련 문의는 이메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