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속깊은 솥밥과 쌈박한 쌈밥 이야기

경주 복길 전복솥밥, 경주 정록쌈밥, 경주 우렁각시쌈밥

Oct 13. 2025

경주에서 먹는 밥은 특별하다. 색다른 솥밥과 쌈밥집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솥밥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했던 귀한 밥이다. 황남동에는 제철 채소와 익힌 숙채, 제육볶음으로 쌈밥 거리의 명성을 잇는 노포 쌈밥집이 남아있다. 한정식 못지않게 반찬이 그득 차려지는 시골밥상의 인심도 넉넉하다. 직접 담는 강된장과 싱싱한 쌈 채소를 무한 리필로 먹는 배동 산골 밥상의 쫄깃한 우렁 쌈도 빼놓을 수 없는 경주 쌈밥이다.

‘복길’ 경주본점의 전복 솥밥

경주 가면 솥밥 먹을까? 쌈밥 먹을까?

경주 사람들은 가벼운 공깃밥보다 묵직한 솥밥을 좋아한다. 예부터 가마솥에 밥을 지어먹던 우리 민족에게 솥밥만큼 애정이 묻어나는 음식이 또 있을까? 나무 뚜껑을 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슬고슬한 밥을 한 수저 먹으면 입안에 단맛이 가득 찬다. 돌솥 바닥에 고소하게 눌은밥은 솥밥을 즐기는 절정의 맛이다.

‘복길’ 경주본점의 한우불고기 솥밥

‘우렁각시쌈밥’의 우렁이쌈밥

밥만 먹어도 맛있는 솥밥에 전복, 불고기 등 해산물과 소고기를 넣어 다채로운 맛을 추가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솥밥이 인기다. 그저 솥밥만으로 매력적인 밥상이다.

‘복길’ 경주본점의 전망 좋은 테이블

경주에서 노포를 찾다 보면 쌈밥집이 많다. 예부터 제철에 나는 채소와 해조류로 쌈을 먹던 건강한 습관 덕분이다. 황남동 대릉원 거리에는 경주의 향토음식으로 사랑받았던 경주쌈밥 거리의 추억이 남아있다.

경주쌈밥거리에 남아있는 ‘정록쌈밥’

경주 쌈밥은 상추와 깻잎 등의 신선한 채소와 살짝 익혀서 먹는 양배추, 호박잎 등의 숙쌈 외에도 다시마 등이 곁들여 나와서 다양한 쌈을 맛볼 수 있다. 아삭한 상추 안에서 구수한 쌈 된장과 쫄깃한 우렁이 살이 씹히는 맛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우렁각시쌈밥’의 우렁이 강된장 제육 우렁이무침 쌈밥

솥밥에 어울리는 모든 찬과 요리를 한 상에, 복길 전복솥밥

솥밥의 화려한 변신, 복길의 솥밥은 비주얼에서 1등이다. 초록빛의 대릉원이 내려다보이는 뷰맛집에서 먹는 솥밥이라 더 근사하다. 복길의 솥밥은 전복이나 불고기를 얹어 보글보글 밥을 끓여 바삭한 곱창 김에 싸서 밑반찬과 함께 먹는다.

‘복길’ 경주본점의 3인 스페셜세트

까다로운 MZ에게도, 미각 수준이 높은 시니어에게도 만족할 만한 맛이다. 전복 솥밥에 고소한 버터를 넣어 비벼 먹으면, 무엇을 먹든 상상 그 이상의 풍미를 경험할 것이다. 간이 딱 맞게 양념된 한우 불고기 솥밥의 매력도 뒤지지 않는다.

<버터를 넣어 비벼 먹는 고소한 전복 솥밥>

<감칠맛 넘치는 불고기 솥밥>

복길 식당의 솥밥의 반찬에는 밥도둑 젓갈 사형제가 나온다. 청어알 젓갈, 창난젓, 가리비 젓갈, 낙지 젓갈과 초석잠 장아찌, 특제 양념 소스가 옹기종기 나오는데, 솥밥에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솥밥을 세트로 주문하면 상다리가 휘어진다.

<전복밥을 곱창김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전복밥과 창난젓의 맛이 조화롭다.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구운 고등어구이는 레몬즙을 뿌리고 고추냉이를 얹어 먹으면 고급 요리가 된다. 전복솥밥과 전복죽도 맛있지만, 튼실한 전복찜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도 별미다.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전복찜>

쌈밥에 어울리는 초록 채소와 숙채 쌈이 한가득, 정록쌈밥

경주 사람들은 예부터 제철 쌈 채소로 차려내는 쌈밥을 즐겨 먹었다. 경주 대릉원 옆 쌈밥거리의 명성은 정록쌈밥이 이어가고 있다. 경주의 쌈밥은 인심이 후하다. 꽃상추와 참나물, 풋배추 등 쌈 채소뿐만 아니라 찜 솥에서 말캉하게 쪄낸 숙채와 20여 가지 반찬이 풍성하게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