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상담사례 04(유창성 장애: 말더듬)
안녕하세요^^
언어재활사 홍샘입니다.
오늘은 SNS를 통해 말더듬을 겪고 있는 아이를 키우고 계신 어머님과의 상담 사례를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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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안녕하세요. 말더듬으로 병원에서 단기치료를 받고 있는 7살 남아 엄마입니다.
요즘 또 말더듬이 심해져서 집에서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을까 생각하다 예꿈 교육에서 언어치료 교구들이 나오는 걸 알았어요. 탐정이 되어 문제 해결하는 건 좋아해서 잘하고 있고요, 그림카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드는 걸 해볼까 고민입니다. 병원에서도 비슷한 치료를 했으나, 그때는 더듬지 않았거든요.
어린이집 생활을 저에게 설명할 때나 자기가 만든 놀이규칙 등을 설명해줄 때 자주 더듬습니다. 자주 더듬는 현상으로 연습을 하는 게 나을까요?
치료사들이 만든 그림카드로 연습을 하는 게 나을까요?
언어재활사 홍샘:
안녕하세요! 우선 도움이 되는 답변을 드리고자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1. 아이가 말을 더듬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2. 아이의 말 더듬을 예를 들어 말씀해주세요.
3. 말을 더듬기 전이나 더듬는 순간에 아이에게 보이는 특별한 행동들이 있나요?(예: 눈 찡그림, 발 구르기, 고개 젖히기 등)
4. 아이가 자신의 말 더듬을 인지 하나요? 알고 있다면 자신의 말더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6. 친구들이 아이의 말더듬을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 것 같나요?
7. 치료를 받으려는 센터는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시면 보다 자세한 안내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어머니:
1. 2018년(4살) 시작되었습니다.
2. 첫음절 반복(예: 도도도돈이 천원이 커, 만원이 커?, ㅁ,ㄱ으로 시작되는 단어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3. 2020년에 한 달 정도 더듬을 때 입을 벌린 상태로 1초정도 말이 안 나와 답답해하는 것 같은 현상이 보였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4~6. 인지하고 있습니다. 처음 현상이 나타난 뒤로 정도의 차이가 달라지는데요. 코로나 초기에 집에 있으면서 엄청 심해졌고, 아이 아빠가 천천히 말해봐라. 숨 쉬어라. 등 인지를 시켰습니다. 그땐 모든 단어에서 더듬었습니다.
평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말이 빠른 편인 가족 앞에선 말을 더 더듬고, 반대인 가족 앞에서는 안 더듬습니다.(아이가 만났을 때 말을 더 더듬는 가족은 웬만하면 만나지 말아야 할까요?)
자주 생활하는 어린이집에서는 말더듬 현상도 별로 안 나타난다고 하고 친구들도 잘 모르는 거 같고, 학원에서 한번 친구가 이상하게 말한다 그랬다네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고, 저는 사람이 생긴 게 다르고 말투나 언어가 다른 것처럼 말하는 게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저도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고 했는데 그 순간 놀라서 잘 안됐을지 모르겠어요.)
7. 세브란스 장기치료, 신언어 대기 중입니다. 다른 기관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세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어재활사 홍샘:
이야기드리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지만, 우선순위 판단해서 중요한 것부터 그리고 궁금해하시는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단어의 첫음절인 1음절을 더듬는 것과 특정 음소에서 더듬는 현상이 주를 보이는 것 같고, 1초 정도 말이 안 나왔다는 것은 '막힘'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 또한 자신의 말더듬을 인지하고 있으나 어린이집에서는 말더듬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말을 조절하며 말을 골라서 사용하고 있거나 아니면 학원보다는 긴장을 덜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이마다 주변 상황을 받아들이는 민감도가 많이 다릅니다.
우리 아이는 아마도 주변의 상황에 대해 다른 아이보다 변화 민감성도 크고 감정, 말투, 기운 등 다양한 부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긴장하게 되는 상황이 다른 아이보다 많아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더듬 치료의 경우 아이가 말을 더듬는 순간에 여러 가지 훈련을 해야 하는데, 가족의 경우 특별한 훈련(말더듬에 대한 부모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의 말더듬에 개입을 할 경우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말더듬 치료는 신언어가 국내에서는 권위가 있습니다. 말더듬 치료 경험이 없는 치료 기관에서 아이를 치료하게 되면 아이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대기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곳에서 치료를 받으시면 시행착오를 줄이실 수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아이에게 설명해주신 부분들은 아주 잘하셨습니다.
아이도 자신이 다른 아이랑 다르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숨기거나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설명해주시는 것은 잘하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가정지도의 경우에는 충분히 부모교육을 받으신 후에 어머님께서만 지도를 해주시면 좋겠고, 아버님이나 다른 가족 분들은 말을 느리게 전달하고 여유롭게 기다려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불편해하는 친척 분들은 가능한 아이와 그분들이 남게 되는 상황은 만드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가능한 줄이시는 것도 좋습니다.
말을 더듬는 원인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아이의 마음이 아주 섬세한 경우, 아이의 인지가 높아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아직 어린 경우 등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말더듬는 현상에 주목하시는 것보다 아이가 표현하려는 내면 속의 언어에 더 집중해주시고 아이의 마음을 많이 어루만져주세요^^
대기 시간이 얼마나 길게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교구를 사용해서 인위적인 훈련을 하시는 것보다 지금은 아이의 말더듬을 충분히 끝까지 들어주시고 웃으며 기다려주시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주시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아이의 마음에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심어주시는 것이 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것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아주 중요한 감정입니다.
아이가 말더듬을 겪으며 느꼈을 감정, 두려움, 분노, 좌절 등을 충분히 공감해주시고 인정해주세요.
말로 표현해주시든, 표정으로 스킨십으로 표현해주시든 엄마와 아이는 영혼으로 이어져 있어서 충분히 느끼고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말더듬 치료는 장기전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지금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말더듬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 긴장하면 말을 더듬을 수도 있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긍정적, 유쾌하게 넘길 수 있는 준비 기간을 만들어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머니:
아이 내면 속 언어에 집중하고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라는 말씀 와닿습니다.
저도 모르게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 거 같아요.
제가 말은 자신이 없으니 선생님 말씀대로 표정이나 스킨십으로 공감하고 인정해주겠습니다.
언어재활사 홍샘:
마지막으로 치료사들이 말더듬치료를 공부할 때 참고하는 전공서적을 알려드립니다. 전공서적이라 내용은 까다롭지만 여유 있게 천천히 읽으시면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DR MANNING의 유창성 장애
(월터 H. 매닝/ 심현섭, 신문자, 이은주):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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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는 현상은 언어를 막 사용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서 빈번하게 관찰되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에게는 많은 시간과 연습을 통해 점차 줄어들기도 합니다.
언어치료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아이들 중에서 가장 그리고 유독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바로 이 말더듬을 겪는 아이들입니다. 다른 언어 장애들은 아이의 내면에서 발현을 하게 되지만, 말더듬의 경우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현되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어린아이들의 언어 치료는 언제나 부모 교육을 필요로 하지만) 그중에서도 부모 교육이 가장 필요하고 중시되는 것은 아이의 말더듬이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회복될 수도 혹은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모님께 전공 서적을 권해드린 이유는, 그 책에 나온 그대로를 이행하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천천히 책을 살펴보시면서 아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말더듬의 원인과 증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을 통해 어머니께서 아이를 대할 때 조금의 여유를 갖게 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말더듬을 이해하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어려움을 갖고 계실 분들을 위해 흔쾌히 상담 내용을 공개해주신 어머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우리 아이의 내면에 건강한 자아상과 행복감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디더라도 꾸준히 앞으로 걸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림 출처: by 겨울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