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인터파크, 여기어때 광고를 보고
우리나라에 이런 사자성어가 있죠. 7말8초. 전통적으로(?) 7월 말과 8월 초는 휴가철 성수기입니다. 이에 맞춰 여행숙박 플랫폼은 지난 봄부터 꾸준하게 광고를 집행해왔습니다. 여행숙박 플랫폼은 치열한 접전 중입니다. 업계 1위인 야놀자와 2위인 여기어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야놀자의 MAU는 352만1425명, 여기어때는 328만354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전년 동기 47만명 이상이었던 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전년 동기 야놀자 MAU: 341만9796명, 여기어때 MAU: 294만7374명)* 이에 더해,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말8초가 코앞인 지금, 승자는 누가 될까요? 여행 숙박 플랫폼의 강자 야놀자와 여기어때, 그리고 인터파크의 광고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230215150221534
여기어때는 2021년부터 여기어때 송을 테마로 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광고에선 기안84를 비롯해 핫한 여행 인플루언서인 원지와 빠니보틀, 곽튜브. 최근 뿅뿅 지구오락실로 주가를 올리는 개그우먼 이은지와 오마이걸 미미에 부산촌놈 in 시드니에서 활약 중인 배우 허성태, 안보현 그리고 이시언까지 등장하죠. 모델들이 모두 여행 예능 출연 경험이 있기에 브랜드에 힘을 더해줍니다. 힘만 더해줄까요? 브랜딩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론칭된 광고는 벌써 조회수 2682만회를 기록했습니다.
광고의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여행 계획할 때 여기어때? 를 떠올려 달라는 거죠. 모델들이 나와서 "여행 할 때 여기어때?"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초기 광고에서 지역명과 함께 ㅇㅇ어때~ 라고 소구했던 것에서 많이 덜어낸 게 보여집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집니다.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타깃 소비자가 좋아하는 모델을 기용해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고, 이 팬덤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 계산한 것이죠.
반면, 야놀자는 특가와 혜택에 집중합니다. 업계 2위인 여기어때가 빅모델 전략을 펼치는 상황에서, 굳이 업계 1위인 야놀자가 모델 싸움에 말릴 이유는 없거든요. 자사 고객이 계속 야놀자를 찾을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죠.
야놀자를 이용하면 호텔과 항공을 이렇게나 할인받아서 갈 수 있다!를 전달하기 위해 슬로건도 바꿨습니다. "놀자, 계산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이면서, 이번 캠페인의 목표인 혜택과 특가를 강조하는, 아주 잘 쓴 카피라 생각합니다. 타깃인 MZ세대의 소비 성향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거든요.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지출 내역과 지출 계획을 공유하며 절제력을 기르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 유행하고 있거든요. 소비자 조사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특가 및 혜택이 결합하면서 탄탄한 시너지를 냅니다.
모델은 신세경과 츄, 그리고 슈카월드(론칭에 한한 것 같습니다)를 기용했습니다. 브이로그 형식의 광고라 일반 모델을 기용하는 것도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슈카월드처럼 경제 상식에 빠삭한 (생물)유튜버인 점. 신세경과 츄는 브이로그를 업로드 해왔던 유튜버이기에 어느 정도 브랜드와 연관성은 있어 보입니다.
1등은 최저가 크다
1등은 혜택이 크다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
최근 온에어된 인터파크 광고의 카피입니다.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터파크는 야놀자에 인수됐거든요. 인터파크는 국내 항공권 예약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였으나, 올해 3월 야놀자와 인수합병 절차를 마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1등을 강조해야 할까? 다른 전략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항공 플랫폼에서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체질을 변화했기 때문일까요? 1등의 스케일 감을 가져가기 위해 광고의 여왕,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했습니다. 업계 1등이라고 말하면 소비자들이 우리 플랫폼을 많이 쓰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면,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야놀자가 해외항공을 론칭하지 않았다면, 그 틈을 파고들었으면 됐지만 야놀자도 해외 항공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인터파크가 갈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아보였을 수도 있고요. 차라리 여행·항공을 강조하기 보다는 눈을 돌려 공연·쇼핑 등의 사업을 강조했으면 어떨까요? 에어비앤비처럼 말이죠. 목표는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는 것이지, 우리 가족의 손님을 빼앗는 건 제 살 깎아먹기 아닐까요?
인터파크와 야놀자에 대해 깊게 조사하지 않았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고요.
인지도와 혜택, 그리고 1등 강조. 마지막에 웃게 될 곳은 어디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