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가 다니는 회사에 한 분의 신입 영상 편집자를 모셨습니다. 이 분을 뽑기까지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 분이 있다가 나가셨고, 한 분은 제가 뽑았지만 결국에는 같이 가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 100여분 가까운 분들의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봤습니다. 그리고 결국에 영상 편집자를 시작한다면, 신입분들이 이렇게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참고로, 좁게 보면 영상편집자, 유튜브 PD 분들에 맞춘 글입니다.)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시작하는 연봉이 달라집니다.)
100분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저는 2가지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포트폴리오와 준비되지 않은 포트폴리오. 의아할 수 있는 분류입니다.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면 준비가 된 거지... 준비가 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지금부터 준비가 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쭉 서술해 보겠습니다. 혹시나 본인의 얘기라면 꼭 한 번 재정비를 했으면 합니다.
우선 회사에서 필요한 작업과 맞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경우입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이 그냥 제출한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리고 보다 보니 취성패(취업성공패키지)를 이용한 아카데미 출신들에게서 가장 많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이분들이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렇습니다.
안녕하세요. 영상편집자 OOO입니다.
저는요 열정이 가득한~ Pr 80%, Ae 80%, Ps 80%
....
라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순서 나열로 컷 편하고 붙여서 제출한 것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열심히 봤는데, 20분이 넘어가면서부터는 10초 이내에 다른 분의 포트폴리오를 봅니다. 그런 분들을면접을 보기도 해 봤습니다. 대부분스스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형태, 색, 그리고 움직임 등이 선생님이 한 것을 보면서 따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본인이 스스로 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의 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매우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부분은 실무를 같이 해봐도 차이가 납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한 번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을 같이 상상해 봅시다. 우선 시작은 아주 막막할 것입니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유튜브, 그 외 웹사이트에서 서칭을 할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영상을 만드는 방법, 혹은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 같은 것들 말이죠. 이것이 어쩌면 가장 기본인 레퍼런스를 찾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레퍼런스를 참고하여 작품을 만들거나, 레퍼런스를 모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찾았다면 형태, 구성, 색감, 그리고 움직임등 정말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이펙트나 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그저 따라 하기 바쁘고, 시간에 쫓기며 훑어보기 바빴던 툴을 좀 더 심층적으로 만져보는 시간입니다.
이 과정에 투자한 시간이 저는 정말 귀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시간은 짧고,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배웠던 모든 것을 기억하기가 힘듭니다. 실제로 신입분이 얼라인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마우스로 쉐이프를 정렬하는 것을 보고.... 저는 진짜 놀랬습니다. 분명히 아카데미에서도 배웠을 것인데, 쓰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말이죠.
힘든 과정을 지나, 최종적으로 본인이 만든 영상을 확인하겠죠. 그러면 또 부족한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스킬 업이 일어나게 됩니다.이 과정이 짧으면 일주일 길면 2~3달, 혹은 그 이상까지도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저는 이런 분들이 그래도 최저 시급보다는 높은 연봉으로 영상편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보는 분들은 분명 이에 대한 이해도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단순하게 아카데미에서 배운 영상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드는 영상보다는 영상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최소한 좋은 회사에서 면접의 기회라도 잡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겠죠.
편집 이외의 이해도는??
영상업에 있어서 어도비, 파이널 컷이 다가 아닙니다. 저는 2가지 정도가 더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로 카메라의 이해도입니다. 보통 아카데미, 독학 출신분들은 카메라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거의 모른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아카데미를 졸업하시거나, 독학하시는 분들은 카메라를 만져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아주 기능이 좋은 카메라를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핸드폰이죠.
보급 기는 잘 모르겠지만 중급기 이상만 되는 핸드폰에는 카메라에 프로모드라는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프로모드에서 조정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미러리스, 혹은 DSLR에서 쓰는 조정 요소와 똑같습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인 것입니다.
다양한 항목으로 조리개, 셔터스피드 등을 조절하는 것만 알고, 영상을 찍어보는 몇 번의 과정만 증명할 수 있으면 됩니다. 거기에 자신이 배운 편집 스킬을 녹이면 좋겠죠?
카메라를 찍는 핸드폰~!
두 번째가 의외의 부분일 수 있습니다. 바로 컷편집입니다. 이 부분은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커리큘럼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시간 자체도 짧고, 집중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툴이 에프터 이펙트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실무에서도 에펙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제법 많은 채널에서는 프리미어만 쓰는 경우도 있고, 에펙도 플러그인을 이용해서 같은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제가 다녀본 회사들은 일단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컷편집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유튜브 영상편집자를 구하고 있는데... 한 번도 컷편집을 해본 적이 없다? 음... 상당히 큰 마이너스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영상 후편집의 시작이 컷편집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상하게 해 버린 채로, 다른 작업을 하게 되면 다시 고치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2차, 3차적 혹은 그 이상의 수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최최최최종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꼭 연습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맥락과 본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영상에는 무조건 있습니다. 그것을 잘라내고 다시 이어보고, 가끔은 시간의 배열을 바꿔보기도 하고요.
연습하는 방법은 요즘 유튜브 라이브를 하는 채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채널들을 이용해서 컷편집을 진행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해당 채널의 편집자로 채용이 생각이 있다면 더욱 좋겠죠. 컷편집뿐만 아니라 섬네일, 강조하는 부분등을 제작해 볼 수도 있고,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봐도 좋습니다.
마무리
글을 다 쓰고 보니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 싶지만, 그동안 읽어 보았던 지원서를 생각하면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고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구독해주세요!! 다음 글을 기획하고 있는데, 조만간 이벤트를 한 번 진행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