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으면서 유용한 실용서라니
이 책은 나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주로 일할 목록을 리스트로 만들어놓고 지우면서 일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본능적으로 리스트에서 제일 빨리 지울 수 있는 쉽고 빠른 일을 찾아 그것부터 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쨌거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완전히 잘못하고 있었다. 이 책은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정해야 한다고 한다. '하이라이트'란 그날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의미있거나 시급한 일이다. '하이라이트'는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좋은 시간에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는 하이라이트에 집중하기에 방해가 되는 방해물들을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덜 중요한 일들은 하이라이트 시간이 끝난 후,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는 시간에 처리하라는 것이다.
이틀 정도 그렇게 업무를 처리해보니 너무 괜찮다. 아침에 아이들을 보낸 뒤, 그날의 하이라이트와 하이라이트 시간을 정한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오로지 하이라이트만 하려고 한다. 그러니 확실히 몰입이 잘 된다.
이 책은 초집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도 제안하는데, 스마트폰 어플도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sns도 핸드폰에서 지우고), (핸드폰으로 시간확인을 하지 말고) 손목시계를 차며, 뉴스도 1주일에 한번 정도 확인해도 무방하다고 하는데, 모두 다 해보고 싶은 방법들이었다. 그래서 핸드폰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도 지우고, 핸드폰 시간 확인을 막기위해 구글타이머도 당장 구입했다. 딸이 엄마 핸드폰 첫화면에 어플이 왜이렇게 없어졌냐며 물어봐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줬다.
또 저자는 머리를 집중하기 위해서는 몸이 방전되어서는 안되므로 에너지 충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아니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다니 하는 것들도 있었는데, 이를 테면 가령 깨자마자 커피를 먹지 말고 몸이 스스로 깰 때까지 좀 기다렸다가 커피를 마시고, 몸이 완전히 힘들어지기 직전에 커피를 한번 보충해주고, 카페인 농도가 커피보다 낮은 녹차를 좀 오래 마시는 것도 괜찮고, 이런 것들이었다. 개인차가 있을테니 세세하게 나의 몸상태에 관심을 갖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상하기나 가짜일몰 꾸미기(자기 전에는 집안의 조명을 은은하게) 이런 것들도 있었다. 저자가 걷기가 좋다길래, 오늘은 꽤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