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연습하면 잘 쓰게 되나요
글쓰기는 어렵다. 써본 사람은 다 안다. 반면 제대로 써보지 않은 사람은 글을 쉽게 생각한다. ‘조금 연습하면 잘 쓰게 되고, 언젠가 책 한 권도 낼 거야.’ 대학을 졸업 후 직장 구하기 바빴던 때 글쓰기를 쉽게 생각했다. 그러나 운 좋게 잡지사에 들어가 매달 기사 5개 쓰기도 벅차 하는 나를 보고 틀렸음을 알았다. 그렇게 글과 친한 척하면서 2년 넘게 버티고 있지만 여전히 글은 어렵다. 하물며 윤동주도 〈쉽게 쓰여진 시〉에서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글이 쉽게 써져도 어렵게 생각하기로 했다. 쉽게 쓰인 글은 나중에 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못 쓴 글이 된다. 그만큼 고민이 덜 들어가서다. 처음 분량 채우기에 급급했을 때는 단지 문장을 배열하기에 바빴다. 적당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글감도 찾은 다음 소주제에 맞춰 문장과 문단을 연결했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재료 모아 순서에 맞게 넣은 것이다. 물론 중간은 갈 수 있다. 라면은 잘 끓일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밥상은 못 차리는 수준으로.
글쓰기는 운전과 닮았다. 쉽게 보여도 처음 운전대(연필)를 잡으면 어렵다. 조금만 연습하면 자신감이 붙고 거침없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빨리 달린(쓴)다고 운전(글쓰기)을 잘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도로(주제)가 막히기도 하며, 아주 좁거나 구불구불하다. 주차(퇴고)도 잘해야 하고, 차량 관리(문법)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한창 진로에 대한 고민 많았던 고등학생 때는 시인이나 수필가 같은 문학인이 되고 싶었다. 그들의 평균 연봉이 1,000만 원이라는 말에 순수 문학인 말고도 비슷한 길을 많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그래서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고, 학보사에 들어간다는 친구를 따라서 학생 기자 일을 시작했다. 그때 처음 글 쓰는 일로 돈은 벌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약 7년 정도 글과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는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지만 죽순 자라듯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중간 이상은 간다고 하니 많이 읽고, 이렇게 써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