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습니다.
나에게 내세울 거라곤 고양이가 있다는 것 뿐.
고양이가 무럭무럭 크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사실.
내 앞에서 배를 하늘로 향하게 누워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는 것.
-집사 앞에서 배를 보여준다는 것은 그만큼 집사를 신뢰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저명한 수의사가 한 말이다.
나는 고양이의 신뢰를 얻은 집사인 것이다.
내 고양이.
내 고양이의 발을 만진다.
말랑말랑한 젤리.
발을 만질때마다 신의 상상력에 놀라곤 한다.
이렇게 귀여운 다섯 개의 젤리를 발에 콕콕 넣어주셨네요.
고양이는 자기 기분이 내킬 때에는 맘껏 발을 만지게 해준다.
배도 좀 만져보자.
조심조심 배를 쓰다듬는다.
배에는 다른 곳에 비해 털이 많지 않다.
악!
순식간에 내 손을 물어버리는 고양이.
앙칼져.
발을 허락했다고 배도 만져도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하는 듯하다.
이게 고양이의 맛이지.
자기 기분에 충실한 고양이.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고양이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 보다.
대쪽같이 자기 주관에 따라 살아가는 고양이를 키우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지도.
나도 그 중에 한 명.
아니 한 마리.
고양이처럼 살고 싶다.
맘대로 굴어도
사랑받는 우리집 고양이처럼.
고양이만큼 귀엽니?
라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결국 귀여움이 답이다.
혹시 제멋대로 살면 고양이처럼 귀여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