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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배우 Feb 27. 2022

쓰는 건 감정을 관찰하는 것

"열심"이 모두 결과로 이어진 건 아니었다. ep14

 나는 예민한 편이다. 좋은 감정도 잘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감정도 잘 느낀다. 감정 기복이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잘 힘들어하는 편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아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 수가 없다.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참고 살아가는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요즘 머릿속에는 온 통 요즘 쓰고 있는 웹드라마 <배우가 가는 길>로 가득 차 있다. 다른 글을 쓰고 싶어도 나오지가 않는다. 다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역설적으로 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내가 글 쓰는 스타일은 한 호흡에 써 내려가기 때문이다. 글이 막혀서 어떤 글을 쓸까? 의식적인 생각이 올라오는 순간부터 글이 막힌다. 그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다. 미지의 세계는 불안의 요소가 계속해서 도사리고 있다. 한 치 앞도 모르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상태가 그러한 거 같다. 미지의 세계에 익숙해질 때까지 이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해보지 않은 것들은 나에게 불편함을 가져다준다. 불편한 감정을 견뎌내야 하고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다. 

 작업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때도 불안함을 느낄 때도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지?' 느낄 때도 많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들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예민한 편이다. 예민하기에 이런 감정들을 남들보다 더 많이 느낀다. 이것들이 추후에 또 작품으로 나올 수도 있다.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예술이 뭔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예술만 안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감정이나 생각을 시각화 혹은 들리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한 것들을 예술가들은 보이게, 들리게끔 만든다. 나 또한 그 관점에서 나의 작품을 대하고 있다. 

  나의 감정은 보물창고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오고 간다. 내가 느끼는 것들이 다 시각화가 된다면 수많은 종류의 작품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나만이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것들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 무지의 지.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만큼 자신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게 있을까? 생각이 든다. 

  좋은 것이 무엇인지, 나쁜 것이 무엇인지, 감정이란 무엇인지, 생각이란 무엇인지, 사람이란 무엇인지, 다 모르겠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것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나의 생각은 수많은 생각 중 하나일 뿐이다. 절대로 정답이 될 수 없다. 그냥 하나의 생각일 뿐이다.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없다. 다만, 나는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선택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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