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다른 사람은 이상하게 보는 것일까.
주니어 시절 리더들을 보며 생각했다.
'대표님/팀장님은 새로운 일을 벌이시는 걸까?'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이고 리더들을 보며 생각했다.
'대표님/팀장님은 지금 일도 많은데, 돈도 안되고, 성공 확률도 낮을 것 같은 일을 자꾸 벌이시는 걸까?'
연차가 더 쌓이고 리더가 되어 생각한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지금 할 수 있는 것만 답습하다가 도태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
연차가 쌓이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왜 하는지 몰랐던 것들을 왜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마치, 팀장이 되면 팀장의 심정을 알게 되고, 결혼해서 애를 낳으면 몰랐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처럼.
꼭 경험해야만 공감할 수 있고, 공감받을 수 있는 것일까? 그전까지 리더들은 팀원이나 직원들에게 공감받기를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결론은 그렇다. 나는 공감에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해는 공감과 다르다. 공감과 달리 이해는 경험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해는 느끼는 것이 아닌 알게 되는 것이니까.
생각해보면, 일을 추진할 때 필요한 것은 공감과 이해 그 자체가 아니다. 공감과 이해 뒤에 따라오는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지지, 응원, 참여, 협력과 같은 것'들이다.
공감과 이해의 큰 차이가 있다. 공감은 초코파이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지만, 이해는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 그런데 꽤 많은 리더들은 이해시킬 생각을 하기보다, 공감받기만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이상적인 일은 몇몇의 이상적인 일이 되고,
대부분에게는 이상한 일이 되어버린다.
(어렵지만) 수익이 많이 나는 일, (부담스럽지만) 평상시 진행하는 것보다 규모감이 더 큰 일, (수익은 안되지만) 회사에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는 일, (처음 해보지만) 회사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일, (너무 짜치지만) 더 좋은 일을 불러올 수 있는 작은 일 등.
회사 차원에서는 좋고, 새롭고 도전적일이 일로 보이지만, 이와 동시에 일을 해내야 하는 직원/팀원 입장에서는 어렵고, 부담스럽고, 비효율적인 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진행할 때 그 무엇보다 리더/회사의 이상이 모두의 이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직원/팀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담스럽지만 규모감이 큰일이 본인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회사에서 왜 추가적인 수익이 필요한 상황인지, 이 작은 일이 어떤 좋은 나비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등을 말이다.
"이 일을 왜 해야 하죠?"라는 말을 듣고,
"회사에서 시키면 해야지!"라고 급발진하지 말자.
아직 공감하지 못할 수 있는 연차와 상황일 수 있으니까. 서운해 하기보다는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해보자. 직원/팀원들도 도전 의식과 책임감, 개인적 목표라는 것을 가진 어엿한 성인이니까.
물론, "이 일을 왜 해야 하죠?"라고 묻는 의도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가 아닌, 그냥 덮어놓고 하기 싫어서인 직원이나 팀원은, 논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