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금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검콩 Jul 04. 2023

금주, 나에게 집중하는 삶

긴 장마의 시작, 금주 17일차의 회상

앞서 적은 내용처럼 금주를 시작했다. 아직 17일 정도 지났는데 감정이 들쑥날쑥하다. 호르몬이 요동치는 건지 장마의 문제인지 감정이 왔다갔다한다. 금주를 시작했다고 생각한 부분 중에 하나가 이런 감정이 굉장히 비이상적이라는 점이었다. 급하게 우울감이 찾아왔고 신경이 곤두선 느낌이 오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이런게 생리하는 느낌이야?"라고 계속 물어보기 했다.


심심한 주말을 보내기도 하고 쌓여온 책을 읽기도 했다. 확실히 책을 읽는 몰입감은 늘었고 글을 쓰는 방식도 선명해졌다. 참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단의 즉흥적인 면이 술로 더욱 이성을 잃어버리고 있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이라는 것이 온 감정을 느껴야하는데 너무 취해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가 추적추적 내린다. 참 먹는거를 좋아해서 혼자서 전부쳐 막걸리 한명 사먹는 것이 인생의 낙으로 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것도 좋지만 당분간은 선명한 삶을 살아보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취하지 않으니 많은 것을 읽고 혼자만의 사유를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33살에 어떻게 살아야할까라는 생각이 정리되는 부분도 너무 좋다. 참 맨 정신에 있으면 나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처참하게 느낀다. 내가 이렇게 취약한 존재이구나.


하지만 자꾸만 단게 땡긴다. 짠 안주를 찾아도 단 음식은 선호하지 않던 나에게 그 놈의 먹지도 않던 마카롱과 찹살떡이 아른거려 편의점에서 함움큼 사왔다. 긴 장마의 시작에서 이렇게 단 음식을 품에 안고 뛰어오는 나를 상상이라도 했을까. 알코올의 보상심리로 이렇게 단 음식이 땡긴다고 하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그냥 먹는다.


살 좀 찌면 어때. 살찌는 것보다 정신건강이 더 중요하지뭐. 그렇게 달큰하게 우린 차와 디저트를 입에 집어넣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첫 금주'를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