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asontobe Mar 24. 2022

다섯 살부터 여덟 살, 교육의 목적

호두랩스가 Young Learner들에게 집중하는 이유

어제, 창업에듀 포털에서 제 강의를 봤다며, 대학교 수학교육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한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아기유니콘 기업에 선정되고, 요청받아했던 강의라 그 이후로 잊고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그래도 조회수가 무려 이천 건! ^^;; 을 넘겼더군요. (1억 뷰가 넘치는 세상에... 남루합니다. 쿨럭;; 그래도 무슨 강의인지 궁금하시면 https://youtu.be/3VAOpVyPBHw )


그 친구의 질문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는데, 간단히 이야기하면,


"게임을 활용해 교육을 재밌게 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신선한데, 아이들이 제일 많이 포기하는 중. 고등학생을 위한 수학은 왜 안 하냐?" 


는 당찬 질문이었습니다. 늦은 밤, 업무를 마치고, 이 친구에게 답장을 쓰면서, 살짝 잊고 있었던, 우리가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은 우리 호두 랩스가, 또 제가 왜 다섯 살부터 여덟 살까지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에 집중하는지와, 그 나이가 배움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해 보려 합니다. 


학창 시절,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학은 친해지고 싶은 상대가 아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물리와 화학은 엄청 좋아했고, 특히 물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을 모두 증명해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수학은 항상 80점을 넘기는 수준이었고 (100점 만점 기준으로), 대학교에만 가면, 절대 쳐다도 안 보겠다는 마음이었죠. 그 계획대로, 대학에 진학해서는 교양 필수로 들어야 하는 통계 정도만 빼고는 수학은 쳐다도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나는문과 를 달고 사는 30대 중반이 되었고, 그러던 어느 날, 우리나라에서 수학 교육 하나로 상장에 성공하신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김이사. 김이사는 왜 수학을 공부하는지 알아?"  그 대표님과의 첫 만남에서 (L 대표님이라 할게요.) L대표님은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름 제 마음속에는 뻔한 대답 (입시 주요 과목이다 등)이 있었지만, 직감적으로 그런 게 원하시는 대답이 아닐 거라는 생각에 "아니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L대표님은 "내가 아이들 수학을 가르칠 때는 이 질문을 가지고 처음 한 시간을 다 써요. 그런데, 그 한 시간이 있고 없고 가 우리 학원이 다른 학원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일등을 한 비결이야."라고 대답하시며, 그 한 시간에 대한 비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L 대표님은 이렇게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수학은 우리가 살면서 만날 수많은 문제들을 대하는 방식을 훈련하는 학문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앵? 수학이 삶의 방식을 훈련하는 학문이라고? 계산을 잘해서 정답을 맞히고, 점수를 따는 학문이 아니고?"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L 대표님은 설명을 이어가셨습니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과 잘하는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변형된 문제를 만났을 때 나타나. 잘하는 아이들은 문제를 아무리 바꿔봐도, 문제를 찬찬히 분석해서 뜯어보고, 결국은 자기가 배웠던 문제와 연결시켜 해결하거든? 그런데, 못하는 아이들은 아주 조금만 바꿔놔도, 절대 배운 적 없다고 포기해 버리지."


"이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수학을 배우는 이유야. 우리가 살면서 만날 수많은 문제 앞에서, 수학에 훈련이 잘된 아이들은 놀라지 않고, 찬찬히 문제를 분석할 수 있거든, 우리가 살면서 만날 문제 중에, 예전에 경험했던 문제랑 똑같은 것이 몇 번이나 있겠어? 그런데, 난 수학이 이런 자세를 길러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 생각해."


L대표님의 설명을 들으며, 뒤통수를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 이거 경영대학원에서 배웠던 Problem Solving (문제 해결 능력)이랑 비슷한데...") 그러면서, 평생 가지고 있던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안개가 걷히듯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저를 12년 동안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살짝 원망의 느낌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아, 누구라도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한 번만 해줬더라면....")


L대표님의 설명을 듣고 연결해 보니, 문과의 대표 학교인 로스쿨에서도 똑같은 접근을 한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사건은 없다. 하지만, 잘 뜯어보면, 과거의 판례가 존재하지 않는 사건도 없다."는 말과 바로 연결이 되었고, "수학이 문제 해결에 대한 방식을 훈련시킨다."라는 주장을 저는 이때부터,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이런 일종의 A-ha Moment (깨달음의 순간) 덕분에 남들보다 영어에 일찍 눈을 떴고, 그 관심이 커지고 커지고 커져서, 에듀테크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너무 축약이 심한 것 같긴 하지만 ^^;;) 어렸을 때 접한 외국 문화에 대한 경험을 통해, "영어는 언어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체득했고, 어떤 아이들에게는 하얀 건 종이, 검은색은 글자였을 영어교과서가 저에게는 게임의 아이템 천국처럼, 얻으면 얻을수록 내 전투력 (소통 능력)이 세지는 보물 창고처럼 보였거든요.


나중에 제가 실리콘밸리 기업을 경험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스택을 공부하고, 성장하는 우리 호두 래퍼의 IT전문가들을 만나면서, 평생학습자 (Life-long Learner)의 개념이 이 깨달음의 순간에 더해지고, 그렇게 완성된 것이,


"우리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아이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므로, 교육격차의 해소에 기여하고, 아이들이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는 저희 회사의 미션입니다.


알겠는데 하고 많은 학습자 중에 왜 "아이들" 이냐고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병에 걸린 후의 치료보다, 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고 효과적이라 믿습니다.

그런 것처럼, 학습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굳어지기 전, 배움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배움에 대한 바른 생각과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미취학 -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그래도 이상적 교육이 입시에 관련된 학습을 이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적 사고능력, 리더십, 소통능력, 융합적 사고 등의 단어들은 모든 학부모님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시는 단어이지만, 아이의 성적표를 받아 들기 시작하는 나이부터는 이런 개념에 대한 투자는 뒷전이 되어 버립니다. 아이의 등급과 점수를 맞이한 현실에서는 아무리 선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님이시라도, 사교육 전문가들의 문제적 질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중1 수학은 이미 하셨죠?" "어머니, 문법은 다 때 주신 거죠?" 마치, 2-3년 선행을 안 하면, 뒷처진 것처럼 몰아치는 사교육 시장의 포화에 부모님들이 덜 사로 잡혔을 때, 우리는 평생학습자와 학습자로서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게임을 활용해 재미라는 요소를 배움에 더하는 것은 학문의 깊이가 깊지 않을 때 훨씬 가능합니다.

플라톤이 이야기한 것처럼, 배움은 일종의 "고통"을 수반하는 과정입니다. 편함을 멀리해야 하고, 익숙한 것을 넘어서야 하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학문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은 높아지고, 그것을 게임으로 중화(?) 시키는 것 또한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가끔 어머님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드릴 기회가 생기면, 이 이야기를 항상 빼놓지 않습니다. "5-7살 영어교육의 핵심은 아이가 영어를 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좋아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때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게 해 주면, 그때부터는 평생 영어교육에 대한 걱정을 한해도 된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움을 "땔 수 있다." 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 배움은 말 그대로, 평생, 영어로는 Life-long 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영어를 마스터하게 해 주겠다. 영어를 잘하게 해 주겠다. 영어 성적을 올려주겠다.라고 말하는 수많은 교육회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 주겠다.", "영어를 좋아하게 해 주겠다." 고 말하는 회사들은 거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의, 독서의, 의미와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 주겠다고 하는 회사들도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기회를 찾았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제가 한 것처럼, 외국 사람을 만나, 영어가 언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영어에 대해 올바른 자세를 갖추어, 평생 영어를 배우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호두잉글리시를 통해  가상 세계 안에서, 친구를 만나고, 친구의 고민을 듣고, 친구의 고민을 해결해주며 영어로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2021년에 새로 론칭한 땅콩 스쿨이라는 라이브 독서 프로그램에서는 유튜브보다 책이 재미있어지는 경험을 선물하고, 호두 ABC에서는 처음 영어를 접하는 친구들이 영어와 노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호두 123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아이들이 연산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게임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호두래퍼들과의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서비스들의 공통점을 아느냐?, 그건 바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같다는 것이다. 그 한결같음은 재미가 만드는 몰입과 집중,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성취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모두 다른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어떠세요? 표정은 한결같죠? :D


맞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의 각각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아이들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눈에서는 호기심으로 빛이 나고, 목소리는 크고 힘이 있습니다.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교육산업에서 보내면서, 저는 아직까지 이런 반응을 대규모의 아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받아내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영어를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수학 점수를 제일 많이 올려줄 것이라고, 수시를 위한 멋진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를 경험한 아이들은 영어가 과목이 아니라 무한한 세계를 열어줄 언어라는 사실을, 수학이 문제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가르쳐 준다는 사실을, 그리고 독서는 목적이 아니라, 긴 여정의 즐거운 과정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미래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또,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끝없는 배움과 함께 하는 긴 여정일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 여정의 첫걸음은 즐겁고 재밌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영어로 세상에 말할 것이 많은 아이로 자라도록 돕고 싶습니다.


영어 점수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즐거움을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나고 다루는 성취감을

책을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음미하는 행복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게임과 기술을 활용해 풀고 싶은 교육의 숙제입니다.


우리는 교육을 가장 잘 가르치는 기업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움을 즐기는 평생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배움의 첫 경험을 선사하는 


에듀테크기업 호두랩스 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