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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rita Jul 01. 2017

Human-centered design

개발학에서의 인간중심의 접근

IDEO.org라는 미국계 회사가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회사로 human-centred design이라는 접근법을 대중화시키는 것에 가장 크게 기여한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언젠가부터 혁신적인 방법 중 하나로 개발 분야에서도 이 접근법을 적용시키는 것을 꽤나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HCD를 좋아하지만 개발분야로 적용될 때 생기게 되는 오류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1. 인간 중심의 접근


HCD는 뜻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 하는 모든 과정에 사용자의 문제와 관점을 반영한다. 이 말인 즉슨 사기업에서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본인들의 의견과 관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결국 그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사용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처음부터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HCD는 사용자들 (end users)을 관찰하고 그들의 경험에 몰입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 접근이 개발학/실무로 적용 될 때 우리는 먼저 현존하는 문제를 관찰하도록 배운다. 수혜자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왜 그러한 문제들이 생겨났을까? 그들이 사는 사회와 공간을 이해하면서 그들이 가진 고민들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 문제의 주인공들을 만나야 하고 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1. 당연한게 아닐까?


개발은 인간 중심의 접근이 당연한 분야다. 내가 처음 HCD를 알았을 때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왜 뜬금없이 이렇게 당연한 걸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강조하는 거지?"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꽤나 봤다. 그리고 내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도 꽤 봤다. 물론 개발이라는 학문 또는 실무를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하냐 혹은 어떤 의의로 이 분야에 종사하느냐에 따라 대답은 달라지겠지만 나에게 한 국가가 개발하고 그 안에 속한 개인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다. 


+1. 그래서 중요하다.


어쩌면 그러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되새겨준 것이 HCD일지도 모른다. 어느샌가 부터 문제에 직면하는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그들에게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너무나도 중요해버렸다. 내가 너에게 돈을 투자하니 당연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시 되어가는 요즘, HCD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대의가 이 분야에 숨겨져 있었는지 되새겨준다. 


0. 그렇다고 해서 투자자/공여자의 의견은 무시되어야 하는 걸까?


HCD가 개발로 적용될 때 사기업이 접근과 가장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 바로 이 '관계'다. 사기업은 첫번째로 그들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판매하면서 그들의 수익을 높이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한다. 사용자들은 사기업에 수익을 가져다 줄 장본인들이니 그들의 요구와 필요에 맞추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럴 수록 수익이 높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개발은 그렇지 않다. 나는 오히려 이 공여자/투자자(국제기구, 각 국의 정부 기관들, 사기업, 비정부기구 등)을 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수혜자들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돈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제와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 실마리가 보일 때 투자한다. 예를 들어 이 돈을 받아 추진되는 프로젝트를 보자.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코소보에는 부패 문제가 심각하다. 거기다가 청년실업률이 70%로 높고 청년인구는 총 인구의 2/3에 달한다. 정부기관의 부패는 청년실업과 청년 인구들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과 돈의 흐름을 막고 이 것은 청년들의 교육, 일자리, 사회적 혜택 등의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청년들에게 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딱 집어서 일자리 부족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실이기도하다). 하지만 더 깊이 근본적으로 파고들었을 때 정부 기관의 부패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과 그에 수반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확률은 낮아질 것이다. 이런 관점은 그 사회에 살 고 있는 청년들 보다 어쩌면 이미 그러한 경험을 겪었던 다른 나라의 정부기관이나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조사한 학자 혹은 연구자들에 의해서 제공될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제공되는 서비스/제품 (개발학에서의 결과물)들이 단순히 사용자들의 관점에서만 만들어진다면 사기업에서의 제품판매와는 다르게 개발학에서 추구하던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HCD가 개발학에서 적용될 때 생기는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당연한 오류일 수도 있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간중심의 접근법을 좋아한다. 개발학과 개발실무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없다. 하지만 때로는 투자자나 공여자에 의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그들의 이익이 우선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이런 경향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너무나도 이상적일지도 모르는 이 접근법이 현실 상황을 완전히 간과해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이상에 그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중간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중심의 접근은 당연히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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