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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른사과 Jun 25. 2020

모래위의 뮤지엄, 루브르 아부다비 - 코드는 통섭

세상의 모든 미술관 - 루브르 아부다비 편

2019년 10월 방문한 루브르 아부다비의 외관


"A new cultural beacon"


새로운 문화적 봉화, 루브르 아부다비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 하고 있다.


각기 다른 문화를 가져와 인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데 생기를 불어 넣겠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국가가 비행기로 4시간 거리 이거나 아무리 멀어도 비행기로 8시간 거리에 있는 지리학적 장점을 이용하여 동양과 서양의 중심에서 그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중동 지역의 오래 전부터의 프레임을 그대로 이용한 문화적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박물관을 방문 했을 때, A부터 Z 까지가 "통섭"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 했다.


경유로는 누구보다 자주 와봤을 것. 중동 특유의 코랄빛 하늘이 있다.


1. 사막위의 루브르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는 자부심. 루브르는 소장품의 수나 질 뿐 아니라 가장 뛰어난 보관 시스템, 복원술과 더불어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이 뛰어나 작품과 작품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관람자로 하여금 해석하게 하는 재미를 주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박물관이다. (지극히 개인적 취향일지도 모른다)


매번, 새로운 화폐를 보면 왠지 설레인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은근 즐기는편?


그런 루브르를 사막으로 끌어오겠다는 발상은 어떻게하면 할 수 있을까. 모래위에 도시를 지은 사람들이라면 못할것도 없겠다지만, 그 자존심 쎈 루브르가 단지 돈 때문에 아랍 에미레이트의 제안에 승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탁 트였던


2. 아랍에미레이트


순전히 루브르 박물관의 별관을 가보고 싶어서 택했던 아랍 에미레이트의 경유행 이었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온몸으로 나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별 것 아닌데 별 것 같은 시크한 UAE의 문양


사막위에 지어낸 도시의 공허함을 최상의 방문 시스템으로 메꾸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고

우연히 만나 그 매력에 사로 잡혀 이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기라도 할 듯, 진득한 정다움을 보여주었다.


시민들은 친절했고, 외국인들을 한마음으로 도왔다. 아직 삭막했지만, 언젠가는 꼭 그 매력에 다시 찾게 될 것만 같은 그런 곳이었다.



3. 같은 시간에 우리, 어쩌면 서로가


루브르 렁스 (LENS)에 이어 두 번째 브랜치이다. 루브르 아부다비의 모든 자료에서 찾아 볼 수 있듯 강조하는 것은 인류 창조성의 신비로운 연결성이다. 


같은 소재, 같은 형태, 같은 색채
그리스, 중국, 그리고 인도 이렇게 서양과 중동과 동양의 작품을 교차로 보여주는 것


- 그때는 인터넷도 없었고 휴대폰도 없었지만,

그들은 같은 것을 생각하고 비슷한것을 만들었어.

이게 참 신기하지 않니? 굉장 하구나.


실제로 함께 감상했던 한 프랑스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문장이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중동지역의 각 문명들은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지만

같은 시대에 비슷한 형태와 비슷한 목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온 전시의 주제였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긴 시대를 함축하여 꽤 괜찮은 작품들을 보여주느라 시선이 지루할 틈이 없고, 그 와중에 동선에 따른 작품과 작품 사이의 유기적 연결, 그리고 관람자가 궁금해 하는 작품의 소재, 그 돌의 연대기나 성분, 그리고 촉감까지 모두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굉장히 "똑똑한" 박물관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에 한번 꼴로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고 아랍어로 해설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죽 따라가면 되었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사실 루브르, 하면 고전적일 거라고 하는 편견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아르누보를 거쳐 브랑쿠시는 그렇다 치고 바스키아, 로스코까지 한 박물관 안에 전시 되어 있다니!


또한 프랑스에서 줄기차게 애정했던 자드킨이나 모딜리아니, 조르즈 브라크, 피카소도 만날 수 있는 특별 전시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오래 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정말 어렴풋이!) 이어진 전시관을 하나씩 들어설때마다 감탄을 이어가던 내 모습이 기억난다.


시선이 쉴만하면 또 나타나는 공간에의 미학과 그 공간을 메꾸는 문장들


4. 장 누벨  - 빛, 그림자, 그리고 투영성이 화두인 건축가


장 누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루브르 아부다비의 전체 설계는 장누벨이 맡았다. 프랑스 출신의 유명 건축가로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파리 노트르담 근처의 아랍 문화원이 있다. 아랍 전통 격자 문양의 유리를 10층워 건물에 뒤덮었으며 해당 창문은 유리, 알루미늄, 철재 등으로 되어 있고 빛의 세기에 따라 자동으로 열고 닫는 조리개가 된다. 이 효율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자연을 이용한 건축적 아름다움을 증대시킨 하나의 작품으로  누벨은 이로 인해 아가 칸 건축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캬르티에 재단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수풀이 우거진 사이에 유리로 집을 만든, 숲과 한데 어우러진 세련됨을 맛 볼 수 있는 뭐 그런 느낌의 건물이랄까




그는 2008년 건축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수상자로


건축물을 디자인 할 때, 대지와 주변 한경의 조화를 중시하였고,

빛의 장인이라 불릴 만큼 그의 디자인은 항상 그림자와 빛,

그리고 그것을 유리를 통해 투영하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준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루브르 아부다비의 건축은 야자수가 엇갈려 사막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잠을 못자서 얼굴이 꾀죄죄.... ㅋㅋㅋㅋㅋ 머리도 꾀죄죄....  그래도 맛난거 먹었찌!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지붕은 8개의 막이 겹쳐져 각기 다른 크기의 모형 사이사이로 빛이 내려오는 것이고, 각기 다른 모형은 세상에 단 하나 같은 모양이 없는 밤 하늘의 별을 상징 하기도 한다고 했다.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시 엄청 멋있는 설명이었는데.... )


그렇게 내려온 빛은 박물관 깊숙히 까지 닿는 바닷물에 반사되어 온 종일 반짝인다.

그 빛이 바로 전통과 현대가 결합하여 만든 문화적 빛이라는 것인데, 이 건축물이 주는 압도감은 방문해서 직접 보지 않으면 절대로 느끼지 못할 아름다움이다. 흰 벽에 시시각각 비치는 여러 모양의 그림자와 순간순간 불어오는 바닷바람이란


드물긴 하지만 비가 내리면 건물 아래로 내리기도 해서 간혹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보호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는 이야기.


로댕의 작품
예쁘다
이렇게 발로 콩콩 도장 찍고 또 마음도 잠시 쉬어보고 영감도 얻고


다빈치의 작품등으로 유명해 진 아부다비 루브르지만,

내게는 너무 넓어 다 파악하기 힘들었던 프랑스 파리, 그 루브르의 진심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게된 좋은 기회 였달까.


아부다비는 계속적으로 여러 미술적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겠다고 선포하였다.


구겐하임 현대미술관을 세울 계획을 현재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가 소장한 지리적 여건을 십분 활용하여 문화적으로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는 도시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아주 잠깐 그들이 시험적이라면 시험적으로 만들었던 루브르와, 그 전시를 감상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아부다비가 어떤 창조적인 예술적 전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아주 많이 궁금하다.


길을 잃었을 때

예상치 못한 것, 규칙적이지만은 않은 것, 놀라움이 있는 것, 경탄이 있는 것들이 미의 특징과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Jean Nouvelle


사막위의 도시, 그리고 항구 옆 미술관에 놓인 하나의 작품

루브르 아부다비!




한국으로 돌아와서 여고 동창생들과! 사진을 보다 보니 돌아가고 싶은 겨울 이었다.



코로나 끝나면,

꼭 한번 경유로라도 들러보길 권하는

루브르 아부다비! 추천합니다.



*이 포스트는 루브르 아부다비 홈페이지를 아주 많이 참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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