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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준 Jul 02. 2020

7월 30일, 58일 차, 리옹

삼일 같은 하루를 보낸, 살고 싶은 도시 리옹입니다

저는 프랑스에 왔습니다. 지긋지긋했던 이탈리아를 떠나기까지 여러 일이 있었지만 정말로 프랑스에 있는 겁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더 선명하게 와 닿습니다.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마음가짐을 새로 잡은 건 좋은데,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인지 몸은 아침부터 골골거립니다. 일박 20유로 정도의 싼 호스텔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좋습니다만, 내부에 에어컨이 없는 관계로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이 창문을 열어놓은 덕에 잠을 망쳐버린 겁니다. 새벽 한 시, 두 시까지 앰프를 켜놓고 거리를 쏘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시끄러워서 중간중간에 잠을 깬 기억이 선명합니다. 게다가 요 며칠 멘탈이 너무 나간 나머지 수면 패턴이 망가졌던 탓에 잠에서 깨도 몸이 찌뿌듯하기만 합니다. 잠을 청하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씻으러 갑니다만, 이번엔 화장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날벌레들이 바닥에서 뒹굴거리는 것을 보고 기겁해서 도망쳐 나옵니다. 그래도 모처럼 여행에 들뜬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호스텔을 떠나 바깥공기를 쐬니 날이 선선합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아침 8시 반의 거리는 막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활기와 아직 가시지 않은 아침의 고요함이 남아있는 듯합니다. 저는 길가의 벤치에 앉아서 구글 지도를 켜고 오늘의 동선을 계획해봅니다.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은 리옹 미술관입니다만 아쉽게도 휴관일인 월요일인지라 언젠가의 미래를 기약해보기로 합니다. 대신에 근처에 벽화 거리가 볼만하다는 리뷰를 보고 우선 거리를 거닐어 보기로 합니다. 리옹의 거리에는 4~5층 높이의 빌딩들이 많은데, 벽화 거리에 들어서니 빌딩 전체를 아파트처럼 그려 놓은 벽화들이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리옹의 중요한 인물들과 함께 평범한 이웃들을 아파트 주민들로 꾸며 자연스럽게 녹여낸 그림들입니다. 혹시 누구 아는 사람은 없을까 한 사람 한 사람 둘러보다가 아파트 한쪽 구석에 어린 왕자와 함께 있는 생텍쥐페리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생텍쥐페리가 프랑스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프랑스의 첫 여행지인 리옹에서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뜻밖의 만남에 반가움을 느끼며, 들뜬 마음으로 다른 벽화들도 찾아다녀 봅니다.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벽화들, 실제 거리를 생생히 재현해놓은 기분입니다
서점의 책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해 놓았습니다. 특히 책과 서점이 그려진 벽화가 많아 인상적입니다
벽화에 그려진 인물들은 리옹의 유명한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입니다. 인물들에 대한 설명판을 보고 비교해봅니다
잘 보니 생텍쥐페리도 보입니다

빌딩과 책이라는 컨셉이 어우러진 벽화는 거리의 풍경에 어우러져 특별히 벽화라는 인식이 들지 않습니다. 동화 속 세상이 빌딩에 새겨두어 거리를 거닐 때마다 한 장 한 장 동화책을 넘기는 기분입니다. 벽화거리를 거닐고 있자니, 강을 끼고 탁 트인 시야와 도로를 수놓은 거대한 가로수들 사이로 촘촘히 잘 설계된 건물들에 곳곳에 보이는 벽화와 성당, 좁은 길에 펼쳐진 테마파크 같은 가게들이 어우러져서는, 마치 어릴 적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유럽의 도시 속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묘하게 판타지감과 현실감이 교차하는 신기한 기분입니다.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감탄을 한 적은 많지만 기묘한 느낌과 함께 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처음입니다.

리옹은 정말 신기한 도시입니다

벽화 거리를 지나 시장으로 들어섭니다. 먹거리와 구경거리를 눈으로 훑으며 도달한 곳은 시네마 미니어처 박물관입니다.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영화 박물관이라는 것을 유감없이 뽐내는 것이, 포레스트 검프의 촬영 때 톰 행크스가 직접 입었던 옷이 반기고 있습니다. 제복 바로 옆에 푯말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외에도 450 여개의 실제 촬영 때 사용되었던 영화 소품과 미니어처들이 있으니 전시관으로 들어오라" 자신만만한 푯말이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시장에서 발견한 포션 상점 해적 사탕 가게
시장 한 구석에서 발견한 시네마 미니어처 박물관
입구에 포레스트 검프 제복을 전시해 두다니, 영화를 좀 아는 사람인 게 분명합니다

처음 찾아볼 때에 이런 작은 규모의 전시관이 별점 4.7 점에 리뷰 개수가 천 개가 넘어서 보통 전시관이 아니라고 짐작은 했었지만, 과연 구경하는 내내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저도 알만한 유명한 영화들의 실물 소장품들이 분류에 따라서 전시되어 있는데, 그 소장품들의 규모와 실물이 주는 위압감에 놀랄 뿐입니다.


첫 전시관은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향수 전시관입니다. 놀랍게도 동굴처럼 이어지는 방에 실제 세트장 몇 개를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복도에서부터 영화에서 나온 듯한 짙은 향수, 조명과 음침한 배경음악이 깔려 실제 영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습니다. 향수를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향수를 만들기 위해 광기에 어린 천재의 음침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첫 전시관인 '향수' 전시관은 지하감옥처럼 구성된 으스스한 공간입니다
섬뜩한 이미지의 영화 향수 세트장

향수 관 이후로 열 개의 전시관이 이어집니다. 전시관을 가득 채우는 온갖 영화의 코스튬, 소품, 사진과 자료, 미니어처와 세트가 전부 영화 촬영에 실제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영화광이 미치도록 모아놓은 소중한 컬렉션들을 유감없이 자랑하는 공간 같습니다. 특히 이벤트 호라이즌의 그 유명한 전함과 에얼리언 퀸의 실제 모형을 보고는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전당포 사나이들' 프로그램에서 가끔 영화에 사용된 소품들이 전당포로 넘어오곤 하는데, 하나에 수천 달러씩 감정가가 나왔던 것이 문득 떠오릅니다. 도대체 전시관에 모아 놓은 전시품들이 얼마나 가격이 나갈지 상상조차 안 됩니다.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코스튬, 소품, 마네킹 오리지널
엄청난 크기의 이벤트 호라이즌 실물 모형
실제로 보면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에일리언 퀸

전시품들을 계속해서 관찰하니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옛 추억이 떠오르는 것만 같아 좋습니다. 해리포터 초창기 시리즈, 터미네이터, 라따뚜이, 이런 영화들의 작품을 보고 있자니 어릴 적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특히나 전시품들이 제 어린 시절의 작품들이라 그런지 그리운 감정에 속이 뭉클해지는 기분입니다.

복원실도 공개되어 있어 복원 작업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해리포터 시리즈 소품들
가장 감명 깊었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탭 사진.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구한 걸까요?

최상층은 미니어처 전시관으로 거대한 미니어처 세트들이 전시 중인데, 미니어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현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으로 찍으면 마치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멋진 그림이 나옵니다. 아마 많은 영화들이 이런 식으로 촬영되었을 것을 생각해봅니다. 미니어처로 표현된 공간 하나하나를 세밀히 관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하나하나 영화의 스틸컷 같은 미니어쳐 세트들
예술가들의 열정과 잉여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입니다
박물관을 나오니 기념품점이 보입니다
와, 여기서 기생충을 보게 될 줄이야
포스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세베루스의 always

영화 박물관의 여운을 곱씹으면서 시장에서 레트로 파스타로 배를 채운 후, 리옹의 성당들로 발길을 옮깁니다. 우선 영화 박물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리옹 대성당부터 방문합니다. 리옹 대성당은 성채처럼 네모난 타워로 각진 외관이 인상적입니다.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로 꾸며진 내부는 사람도 없고 고요하여 방금까지 들떠있던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됩니다.

고요한 리옹 대성당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푸비에르 노르트담 성당입니다. 내비게이션을 찾아보니 직선상 거리에 비해 경로가 제법 멀게 나옵니다. 리옹에 처음 왔을 때 산 위에 성채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성채라고 생각했던 건축물이 사실은 성당이었던 것입니다.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서 성당까지 올라가는 푸니쿨라도 있습니다만, 날도 좋고 기분도 좋으니 걸어서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강 거넌 산 위로 보이는 것이 성채인 줄 알았는데 올라가보니 성당입니다

노르트담 성당의 외관은 대리석으로 지은 새하얀 성처럼 보입니다만, 금색과 옥색으로 화려하게 지어진 내부는 이슬람 양식을 보는 것만큼 이질적입니다. 짙은 비취색과 어두운 금색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가 우러나옵니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성당 지하로 내려가 봅니다. 지하 입구에는 아기를 안은 성모 마리아상과 함께 세계 각지의 성당들을 순례하는 성 야고보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순례자들을 위하여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각국의 언어로 쓰인 성모송이 걸려 있습니다.

화려하고 엄숙한 푸비에르 노르트담
순례자의 성인 야고보와 순례자들의 순례길
각 국의 언어로 걸려있는 성모송

지하에는 각 문화권마다 각양각색으로 그려낸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중국 선인처럼 그려진 예수, 브라질의 전통적인 의상을 입고 있는 예수의 모습은 전혀 상상도 못 했던 모습들입니다. 종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모습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습니다. 한편 푸비에르 노르트담 성당에 여러 문화권의 마리아와 예수 상을 비치한 내력이 궁금해집니다. 또 종교인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기회가 되면 천주교 신자분들께 물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별로 각양각색으로 묘사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이런 포스터가 걸려 있던데 내용이 궁금합니다

성당을 나와 언덕을 내려오는 길에는 갈로 로망 박물관이 있습니다. 박물관 지대는 로마 풍으로 지어진 석조로 된 고대 극장이 위치해 있는데, 모형이 아니라 실제로 이천 년 전 로마 제국이 리옹을 통치할 당시 세운 원형 극장이, 아직도 형태를 갖추고 남아있는 거라고 합니다. 박물관 지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가는 길에 들러보기로 합니다. 소극장에 이곳저곳 무너진 고대 유적지의 돌무더기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고학 유적지가 아니라 사실은 동네 테마 공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갈로 로망 박물관의 유적 지대
돌무더기에 걸터 앉아 편하게 쉬는 사람들을 보면 유적지가 아나리 공원 같습니다

소극장은 아직도 무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무대 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리허설이 진행 중인데 가까이서 보니 무려 락 콘서트를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이천 년 전에 지어진 원형 극장에서 락 콘서트라니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안 됩니다. 울려 퍼지는 일렉기타와 보컬의 사운드가 무척 흥미가 갑니다만 공연의 모습은 상상에 맡겨두기로 하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2000년 전 원형 극장에서 락 콘서트라니!

손 강을 건너 중앙 지구로 나온 저는 벨쿠르 광장으로 향합니다. 넓은 광장 한가운데 루이 14세의 동상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텅 빈 공터여서 그런지 스케이트 보드를 타러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광장 건너편에는 여자 축구를 모델로 just do it을 외치는 나이키 광고가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 프랑스에서 있었던 여자 축구 월드컵의 뜨거웠던 열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벨쿠르 광장에 세워진 루이 14의 청동 승마상
여자 축구 월드컵이 가지는 의미는 저희 생각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광장에서 조금 옆 길로 들어가면 생텍쥐페리의 동상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변을 한참을 찾고 나서야 나무 뒤에 가려진 동상을 발견합니다. 대리석 기둥에 걸터앉은 조종사와 조종사 어깨에 손을 얹고 있는 어린 왕자의 상이 바로 생텍쥐페리의 동상입니다. 근처에 생텍쥐페리 거리와 생가의 주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명성 치고는 기념물이 초라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별다른 기념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쉬운 대로 근처 서점에 들러 프랑스어판 어린 왕자 한 권을 구매합니다.

무언가 초라한 생텍쥐페리 동상과 생가의 터를 알리는 주소판
동네 서점에서 각국의 언어로 번역 된 어린 왕자를 만납니다. 기념으로 한 권 구매합니다

벨쿠르 광장이 있는 리옹의 중앙 지역은 서쪽으로 손 강, 동쪽으로 론 강을 낀 일종의 반섬입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두 강의 교차지점에 섬의 끝 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바로 거기에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융합 박물관이 있습니다. 매우 현대적인 건축물이 지어진 독특한 형태의 박물관은 이름만 봐서는 도대체 무슨 박물관인지 감도 안옵니다. 그래도 '현대적인 무언가'를 워낙에 좋아하는 저는 이 흥미로운 박물관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섬의 첨단에서 찾은 기묘한 형태의 융합 박물관
박물관 내부도 매우 혼란스로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융합 박물관은 기원, 종, 사회에 대해서 주제별로 상설 전시를 진행 중입니다. 기원 전시관은 원시 인류를 시작으로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 지구 상 최초의 생명의 탄생까지 담은 인류사 박물관입니다. 종 전시관'인간은 수많은 종 중에 하나라는 메시지' 아래 각 문화권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담은 문화사 박물관과 각 종들의 표본을 담은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사회 전시관은 인류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행동을 창조, 교환, 조직으로 분류한 기술사 박물관문화사 박물관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영생관이 있어 죽음에 대한 각 문화권의 인식과 문화를 전시한 전시관까지 온갖 종류의 전시가 섞여 있습니다.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여러 테마를 한 데 섞어놓은 정신 나간 박물관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특별 전시관으로 내려가면 더 심각해져서는 전 세계 모자 전시관, 일본 문화 전시관, 히말라야 전시관, 장수풍뎅이 전시관, 세균 전시관까지 있습니다. 융합이란 이름 아래 온갖 것들이 짬뽕이 된 느낌입니다. 박물관은 전시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박물관을 하나로 묶는 테마도 핵심이기 마련인데, 융합이란 테마 아래 여러 주제를 묶어 나가는 것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보입니다. 박물관을 구경할 때면 큐레이터들이 어떤 고민을 했을까 항상 생각해 봅니다만, 융합 박물관만큼 큐레이터가 느꼈을 창작의 고통에 투영하는 관람은 처음입니다. 분명한 것은 인류라는 컨셉 하나를 잡아두고 마인드 맵처럼 그려나가는 자유분방한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무척 신선하기도 하고 분명 재밌는 경험이란 것입니다. 아직 도화지를 다 채우지 못한 박물관이 마인드 맵을 타고 어디까지 가지를 뻗어 나갈지 기대하게 합니다. 세상에, 박물관이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를 기대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관람이라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합니다.

기원 전시관은 인류의 기원을 설명합니다
기원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고리가 진화론입니다
종 전시관에는 정말 다양한 생물의 종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류의 문화도 종의 다양성으로 해석하여 여러 문화를 비교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시관은 사회를 구성하는 문화와 기술에 대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사회는 각각 창작, 교환, 조직에 의해 이루어지며 각 과정별로 전시 중입니다
영생관은 죽음과 영원에 대한 관념들을 전시 중입니다
각각 일본 전시관, 히말라야 전시관, 모자 전시관
인상적인 장수풍뎅이 전시관과, 미쳤다고 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는 세균 체험 전시관

융합 박물관으로 내려올 때는 손 강을 따라 걸어서 내려왔으니, 올라가는 길은 반대편의 론 강을 따라 올라가 봅니다. 강변은 자전거 길이 잘 뚫려 있어서 LIME 킥보드를 타고 시원하게 질주합니다. 킥보드를 타면서 오늘 하루를 회상하면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봅니다. 영화 소품 구경부터 융합 박물관까지 정말 다양한 곳들을 방문하고 경험하면서 하루가 옴니버스처럼 지나간 신기한 날입니다. 볼거리 하나하나가 개성이 뚜렷하고 다양한 생각거리를 줍니다. 리옹을 파리를 가기 위해 거쳐가는 도시로만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던 밀도 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 매우 즐겁습니다. 언젠가는 꼭 다시 찾아오고 싶은 행복한 리옹의 하루입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라임 킥보드를 타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도대체 오늘 하루 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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