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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ora Mar 05. 2020

21세기 시사 교양을 위한 교향곡

기술과 과학의 혁명이 일으키는 새로운 21세기 교향곡에 대한 제안

 EPISODE1 - Introduction


 음악에 있어서 교향곡은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만들어진다. 안정된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완성된 연극 또는 재밌고 보기 편한 완결된 장편 소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교향곡의 사전적, 고전적 의미로는 관현악단으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보통 3악장 이상으로 구성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향곡의 각 악장들은 독립적인 색을 표현하고 자신들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하나의 큰 구슬 안에 들어 있는 작은 구슬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큰 구슬은 작은 구슬들이 가지는 색상과 크기 모양에 따라서 나타나는 이미지가 달라지다. 그러나 전체의 형태와 이미지가 작은 구슬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틀은 큰 구슬이 가진 뼈대와 이미지가 바탕이 된다. 또 하나 교향곡은 음악에 있어서 각 악장들이 기, 승, 전, 결의 역할을 한다. 책이나 연극처럼 시작이 있으며 그리고 갈등과 전개 결말이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각 악장들은 전체에 녹아 있어야 하고, 각 악장들이 독자적인 형태로 강화되면 전체의 이미지가 흩어지거나 전달하는 메시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악장들의 완성도가 전체 교향곡의 퀄리티를 높일 수는 있으나, 서로 간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오히려 안정감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교향곡은 전체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중요한 것은 각각의 악장과 그 안에서 연주하는 악기들은 곡의 완성을 위해서는 큰 틀의 테마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기교와 능력은 전체 이미지를 위해 조절되어야 하고 연주자의 솜씨를 뽐내는 것보다는 지휘자의 흐름에 맞춰서 조절하는 능력이 전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하다.

 시사 교향곡은 음악의 교향곡처럼 각 부분의 전문성과 특별한 이야기보다는 지금 세계의 중심이 되는 흐름들과 앞으로 세계의 변화에 필요한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진행해 나갈 것이다. 전체의 이야기에 대한 흐름을 조절해서 누구나도 쉽게 시사를 이해하고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데 목표가 있다. 과학이나 특별하게 철학적 물음으로 진행되어 왔던 다양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와 테마에 대해 쉽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오랜 시간 동양적 사고와 감성으로 굳어져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 교향곡은 그 사고의 틀 안에서 조용히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서양에 비해 우리의 사상이나 내재되어 있는 지식 등이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역사적인 사실과 흐름 속에서 자신을 발전시켜왔다. 영적이고 자기 자신의 완성을 목표로 한 자기 계발에 중심을 두고 진행되어 왔다. 우리는 지금의 결과에 대해서, 인과는 카르마 또는 업이라는 과정의 축적과 연쇄작용으로 나온 결과로 생각한다. 우리가 완성시켜가는 인과의 결과란, 시간의 큰 흐름 속에서 존재하며 과거의 사건과 원인이 현재의 나의 결과에 반영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랜 시간 이어져온 생각과 행동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다. 이런 연속적인 자기 성찰이 가능했던 건 사고의 중심이 조화와 나 이외의 것에서 균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가 말하는 서구, 즉 서 유럽의 역사를 보면 단계적 변화와 급격한 사상의 변화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변화가 보인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지 못했던 다양한 변화를 통해서 서유럽은 자신들을 완성해 갔다. 특히 종교가 사회 중심에서 힘을 잃는 과정에서 과학이 발전하고 문화의 개방으로 다양성이 충족되었다. 계몽주의로 불어 닥친 다양한 변화와 사고의 발전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되었으며, 비판이 비난이 아닌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되었다. 비판의 문화가 비난이나 적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과학 발전의 기초가 되었고 보다 나은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신적 기둥으로서 자리 잡았다. 개방과 다양성 그리고 계몽주의는 지역사회의 시사의 폭을 넓히고, 넓어진 시사의 폭으로 다양한 계층의 사회 참여와 논의가 진행이 되며 새롭고 발전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이런 서구 사회의 선순환적 사고의 기본은, 동양적 사고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자기모순적 사고를 받아들이고 사회와 개인의 이기와 아집을 무너뜨려서 공론화시켜내는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시사에 대한 개인의 성장이 서구 사회발전의 기반이 되었으며,  반복되는 정반합의 논리로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변증법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 현재 서구 사회가 우리보다 나은 결과를 가지게 된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사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서로 걸어온 과정과 시간이 다르며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어떤 선으로 구분 지을 수 있는 명백한 잣대가 없다. 그만큼 세계는 공동화되어 있고 앞으로의 세상 또한 물리적 관점만이 아니라, 내부적인 기준에서도 서로 융화되고 통합되어 나갈 것이다. 현재 또한 우리는 많은 공동의 이해를 바탕으로 통합된 물질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 순간과 이후에 가장 중요한 건 그 공동을 이루는 객체들의 수준이 그 국가와 사회의 수준을 높여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국가 또는 민족과의 선의의 경쟁에서 앞지를 수 있는 건 그 사회가 얼마나 높은 수준의 시사를 공유하고 다양한 사고와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본다. 그래서 비록 내 이해가 짧지만 앞으로 우리는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산책을 하면서,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아이들이 높은 시사를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문화를 만들고 다른 국가와 사회에서 우리를 부럽게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의 문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사 교향곡은 그런 시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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