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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ositions Feb 22. 2017

라이언 후기_기억에의 회귀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의 힘.

Prologue


 어쩌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1/2, 혹은 그 이상의 기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고급 기술을 제외하고 인류의 모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 때문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일자리를 인간이 찾아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마크 주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CEO들 또한 인공지능 관련 법규 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렇게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삶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덕에 사람들은 동시에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Data mining을 활용하여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기도 하며, 최근 월마트는 계산대에 번거로이 물건을 올려놓지 않아도 바코드 자체를 인식하여 계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까지 하였다. 이외에도 편리하게 구매하는 체계를 넘어, 구매 자체를 예측하여 미리 배송해주는 시스템, 포켓몬 GO와 같은 증강현실 시스템 등 일일이 언급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현재에 많은 기술이 개발되었고,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영화 라이언은 이렇게 빠른 기술 혁명 중 구글이 2005년 개발한 구글 어스를 통해 어렸을 적 고향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Story

 

 인도의 한 시골 지방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이 있었다. 어머니와 남자 형제 둘, 막내 여자 아이까지 총 네 명의 식구가 가난하지만 단란하게 지냈다. 그중 둘째 남자아이의 이름이 사루(주인공)가 첫째형(구뚜)을 많이 따르며 좋아하였는데, 함께 도둑질도 하며 가계에 보탬이 되기도 하였다.

 어느 날 사루는 멀리 돈을 벌러 간다는 구뚜를 따라서 간다고 고집을 피우게 되고 형은 처음엔 반대의사를 표시하다가 사루의 힘자랑(?) 끝에 함께 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구뚜와 사루

 구뚜를 따라간 사루는 잠시 기차역에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형을 기다리게 된다. 기다리다 지친 사루는 잠시 잠이 들고 스산한 새벽이 되자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이 든 나머지 그곳에 정차하고 있는 기차에 올라타게 되고, 5살의 어린 꼬마에 불과한 사루는 기차에서 잠이 든 채 기차가 출발하며 이별이 시작된다.




Point 1. 스산한 기차역을 표현한 영화의 많은 도구들

 감독은 사루의 막연한 두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장치를 구사하지 않았다. 단순히 스산한 풍경과 작은 소리, 그리고 사루의 천진난만한 눈빛이 변하는 그 과정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아이임에도 길거리 캐스팅 후 4000:1의 경쟁률을 뚫고 온 그 아이의 연기 덕일까? 그것만으로도 관객들은 5살의 사울이 겪은 공간의 이질감으로 인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여기서 사울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켈커타에 도착한 사루



 잠시의 시간이 지나 사루는 기차에서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철창살로 막혀 있는 기차의 문은 도통 다섯 살 아이가 열기엔 버겁기만 하였다. 그 후 하루 이상을 꼬박 달린 기차는 좀처럼 멈출 줄 모르다 인도의 켈커타 지방에 정차하게 되고 힌디어를 사용하는 그 지방의 특성 때문에 언어의 장벽에 까지 봉착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사루는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게 되고 인신매매 위협 등의 위험을 맞이하게 된다(당시 인도는 카스트 제도의 최상위인 브라만 계급의 아동 인신매매가 극심한 상태였다고 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루


여러 어려움을 극복한 사루는 당시 인도의 아동보호소로 구금되고(구금이라는 단어가 적절할 듯) 그 후 호주의 한 부모를 만나 입양길에 오르게 된다.


사루 입양 당시의 모습
양엄마의 고통을 이해해주고 위로하는 사루의 모습

  호주의 아름다운 섬 마을(태즈메이니아)에 거주하던 사루의 양부모는 아낌없이 사루를 사랑해주기 충분한 부모였고 사루는 이 덕분에 바르게 성장하게 된다.


 25년이 지나 대학원에 진학한 사루는 그곳에서 한 그룹에 합류하게 되고  우연히 어렸을 적 형(구뚜)과 먹던 과자를 발견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으며 슬퍼한다. 사루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게 되고 구글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을 찾아보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그리고 사루는 그 그룹 내 한 명의 친구(루시)와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


극중 여자친구(루시)



 그 후 사루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자신의 고향을 회상하기 시작하고, 구글어스를 사용하여 그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고향을 찾은 사루

 고향을 찾게 된 사루는 생물학적 친엄마와 훌쩍 커버린 여동생을 마주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사루는 형(구뚜)의 안부를 묻게 되고 친엄마로부터 사루와 기차역에서 이별하던 그날 그 기차역에서 기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하게 된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실화 속 인물들이 서로 마주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Point 2. 데브 파텔의 탄탄한 연기력

 생물학적 친엄마를 찾아 나서는 일이 자신을 키워준 양엄마에게 상처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브 파텔의 연기력이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무한대를 본 남자에서 병약한 수학자의 모습을 기억하는 나로선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Conclusion


 1. 써니 파와르(어린 사루)의 천재성


데브 파텔과 루니 마라를 기대하고 본 영화이지만, 영화 속 써니 파와르의 연기는 가히 천부적이었다. 그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다. 순진무구한 눈빛, 걱정, 불안 등을 표현하는 다양한 표정 등에 다른 영화적 기법은 필요조차 없었다.


2. 데브 파텔과 루니 마라의 배우로서 탄탄한 필모그래피


-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데브 파텔은 무한대를 본 남자에 이어 라이언까지 작품성 있는 영화 속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미래가 기대되는,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느낌이 들었다.

- 개인적으로 루니 마라의 천재성을 본 영화는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다.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소녀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투영하는 그녀의 모습에 놀랐었다. 그 후 사이드 이펙트, 그녀(Her)로 이름을 알렸고 작년 캐롤이라는 영화로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3. 아가페적 사랑을 표현한 양엄마(니콜 키드먼)의 연기


- 극 중 양엄마(수) 역은 조연이지만 극에 흐름을 뒤바꾸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극 중 사루를 입양하고 한 명의 아이를 더 입양하는 데 그 아이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였다. 그렇지만 양엄마(수)는 둘 모두를 포기하지 않고 끝없는 위대한 사랑으로 감싸주는 위대한 어머니의 표상을 보여준 듯했다.


4. 메시지를 던져주는 결말


- '지금도 인도는 매년 8만 명의 아이들이 실종된다.' 이 메시지가 전달하는 수많은 생각에 극장을 떠나는 발걸음이 마치 진흙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Sia- Never give up이라는 노래는 그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다.(뮤비 첨부)


Sia - Never give up




 영화를 즐겨하는 팬으로서 느낀 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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