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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ositions Oct 04. 2022

ch.1) 선생님도 사람이야. 퇴근 후엔 연락하지마

ch.1 공교육의 의미

 과거 교육은 계층이동의 마지막 동아줄이었고 가난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커터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의 트리거도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이었고,

조국 사태의 본질은 부모세대의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을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의 공정과 상식이란 잣대는 교육에선 늘 엄격하였고 까다로웠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교육은 이보다 더 치열했다.

대체로 장남만을 가르쳐왔고 그 외 가족 구성원은 그를 위해 희생되었다..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엄마가 그러했듯 그 당시는 그게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그 세대들의 은퇴를 앞둔 지금의 세대는 과거완 다르다.

예전보다 공교육의 교육과정이 좀 더 알차게 채워졌고 과거보다 풍족해진 나라 살림 덕분에 돈 걱정을 안 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다.

무상 급식과 무상 교복 그리고 저렴한 보충학습비 등과 학생수 대비 교원수를 비교해보아도 공교육은 그 취지에 맞게 모습을 갖추었다.


 하지만 실제 교실 내에선 어떠할까?

 수시 갑질을 행하는 사례도 많이 있고 지금과 같이 수시가 끝나면 개판이 되어버리는 교내 분위기 때문에 정시를 보는 학생들은 스트레스만 받는다. 교원들 또한 큰 산을 하나 넘었다고 여기기 때문인지, 방관적 자세를 취한다.


 이뿐일까? 공교육의 질 저하가 심각하다.

 안정성이 담보된 그들에겐 고루한 강의만을 반복하고 단순한 직장으로 여기는 듯하다.

우리가 안전하게 살 권리는 소방, 경찰 등의 소명의식에 그 근간을 두고 있듯,

공교육에선 선생이란 직업을 선택한 그들의 소명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야간 자율학습을 끝나고서야 선생님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학생에게

밤늦게 연락을 했다고 질타하고 나무랄게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선생은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아무리 사교육이 발달해도 공교육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 사교육에서 차마 가르치기 힘든

여러 철학적 가치들과 사회적 관계 등을 배워야 한다. 학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양질의 교육을 공교육에서 선행적으로 먼저 제공하여 사교육 시장을 축소시키고 적절한 여과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의 사교육 시장은 상향 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교권이 바로 선다. 과거처럼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고 모든 말씀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세상이 아니다. 요즘 세대는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필터링한다. 주관이 매우 강하고 손해를 겪는다고 판단하면 10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자신의 권리 확보에 매우 적극적이며 여러 옵션들을 가지고 취사선택하며 인생을 개척한다.


 자신의 수업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을 나무라며 학원이나 인강들을 마구잡이식으로 비판한 선생님도 있었다. 부임한 지 몇 해가 지나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교권 실추에 매우 분노했던 나머지 미적분 수학 시험에 개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암기식으로 기술하는 시험문제를 낸 적이 있다. 어떤 개념에선 너희들은 학원에서 다 배웠을 테니 넘어간다고 하면서 저런 이중잣대를 보이다니 학생들이 매우 불쌍해 보였다.


 극히 예외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매우 존경스럽다. 자신의 시간을 내어가며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쓰시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걱정하며 돌봐주신다. 하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은 소우주와 같다. 몇몇 자극적 사례를 드는 게 아니라 저 사례들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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