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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쓰 Jul 25. 2024

거짓말하는 인간

바로 X다.



어느 날 X가 Y를 데려왔다.




Y는 늘씬한 몸매를 가졌지만

얼굴은 조금 못생긴 친구였다.

X는 친구들과의 모임 전에 Y의 입단속을 시켰다.


사실 일전에 X가 Y존재를 증명하는 몇 가지 것들을

사실과 달리 말해 들킨 게 있었다.





나로서는 나 자신의 어떤 점을 숨겨야 한다는 것,

상대의 자존심을 위해

 나의 실재 일부를 부정한다는 건,

일종의 인간적 모욕감을 주는 일이라 여겨졌다.



설령 내가 이룬 게 그리 많지 않다 하더라도

X는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는 모두 거짓으로 말할 뿐이었다.



들은 얘기로는

X의 나쁜 버릇은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X는 타인에게 보이는 나를 중요시하면서도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격식을 전혀 차리지 않은 옷차림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아, 모순이다.


X는 Y를 대학원에서 만났다고 했지만

Y는 나와 둘이 있는 자리에서 그를 스무 살 때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는

자신에게 X의 존재란,

인생의 사부라고 말하며

그가 자신에게 얼마나 위대하게 보이는 존재인지

감탄하며 말했던 것이다!





거짓말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존재 일부를

삭제해야 한다.

그리고 삭제된 부분을 메꾸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고심하지 않는 인간은 대체 어떤 존재지?)


거짓이 마음속 깊은 곳

불편한 덩어리로 얹히지 않는 사람은..

상종하지 못할 인간이라는 결론을 낼 수밖에.



들리는 말에 따르면

X는 서울대에 갔다는 거짓말을 했었고

들통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의도적 숨겨주기.

모른 척해주기.



그래, 거짓말은 의도적이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없는 게 거짓말이지.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여주지 않을 순 있는데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공상의 현실화를 하는

무언가를 해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X는 Y를 가볍게 만나려고 할 것이다.

거짓으로 시작했으니.

아마 Y는 모든 거짓을 알게 되면 그를 떠날 것이다.


더 깊은 사랑에 빠지기 전에 어서 정리해야 한다.

아니, 가볍게 대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구멍 난 그런 존재니까.



Y는 X를 오래 만나고 싶어 하는 눈치다.

자신이 아는 정보 하에서 그를 사랑하는 거다.

어쩌면 모든 관계가 그런 것일까.



무얼 숨기고 있는지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데,

숨기는 것이 상대에게 들통났을 때

관계는 원통 위에 얹힌 판자처럼

그렇게 흔들릴 거다.


일단 기만의 죄 때문에


그리고 기만한 것을 믿으며 사랑을 키운 잘못.

그 잘못의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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