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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주씨 후레쉬
Nov 10. 2024
사유하다
#사유하다
글 쓰기에 시간이 없다는건 사실이기도 핑계이기도 하다. 글 쓸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사유'할 시간이 많지 않다.
업무가 쌓이고, 끝도 없이 다른 일이 새로 생기는 것도- OTT나 유튜브로 유료하게 무료함을 달래는 것도- '사유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하는 '불우사정의 전제'로 슬쩍 올려둔다.
올해는 유독 주변에서 건강 문제가 생기는 이들이 있다. 나도 응급실을 가거나 요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세상을 떠난 그저 밝던 동료나 갑작스레 항암치료의 길로 들어선 사회 초년 시절의 은인에 비하면 명함 한장 내밀지 못하는 상황.
슬프기도, 걱정스럽기도 하면서- 생각을 많이 안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 그 와중에 바쁜 덕에 생각의 틈이 적다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작년 말 보았던 올해 신점과 사주는 제법 맞았고, 미리 알게 되었던 미래에 대한 부정으로 열한달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뭐 글루미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공을 차고, 모페즈를 타고, 바람을 쐬고, 커피를 마시고- 소소하고,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디폴트로 아이유 에스파 뉴진스 노래를 듣고, 아파트아파트에 버즈를 양보하기도 하고.
가을답지 않은 주말. 서교동그카페에 앉아서 멍하니 볕을 쬐고, 창밖에 단풍을 보고, 사람들이 오다니는 것을 구경하고- 생각은 안하려고 한다만. 지난 금요일 뜬 발령지에 나름 예상했던 우리 조직 임원의 해임이 내심 마음에 걸린다.
슈퍼T에게 학습된 사회적F 수준의 마음 아픔이 조금 있고, 꾸준히 조직을 흔들어 대는 '누군가'에 대한 격정스러운 감정은 좀 많이 크다. 좀 많이.
친한 동료들에게 다른 회사의 채용공고에 대해 넌지시 물어보았을 때- 다른데 가면 너가 여기만큼 편하겠냐와 여기보다는 낫겠지 의견이 반반 갈린 상황도 있는 바.
사실 '사유'해야 할 시간을 사실 피하고 있다. 번잡한 것도 귀찮고, 걱정하고 분노에 찬다고해서 딱히 해결될 일 들도 없다는 것을 아는 나이기도 하고.
모든 감정을 아드레날린이 휩쓸어가게-
로또 1등이 되면 좋겠다. 좀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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