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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Kim Jun 27. 2018

30 -2-

외롭고 견디기 힘든 삶

공장에서 일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힘든 일이었다. 하루에 열 두시간씩 일을 해야 했고, 파견직과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는 남자의 미래에 늘 물음표를 달게 하였다.

지루하고 긴 근무를 끝내고 자그마한 남자의 방에 돌아오면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고, 아무것도 움직이는 것이 없었다.

가끔 번화가로 나가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모두들 행복해보였고 남자는 마치 넓은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 속에 홀로 서있는 사람처럼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우두커니 서있곤 하였다. 

외롭고, 견디기 힘든 삶이었다. 그래서 남자는 연필과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린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독자분들께서는 남자가 '30'을 그리는 도중 핸드폰을 바꾸며 초기의 그림의 데이터를 잃어버린 것을 감안해주셨으면 한다.






남자는 먼저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리고 큰 개체들을 색칠해 나갔다. 검정색의 도로와 회색과 갈색의 건물들, 그리고 건물에 달린 어닝과 인도를.

남자는 인도를 파란색으로 칠해보았으나, 영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약간의 베이지 톤으로 바꿔 보았다. 이것이 더 나을것 같아서 남자는 인도를 약간의 어두운 베이지색으로 하기로 정하고 도로와, 도로와 인도의 턱을 그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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