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모임을 다녀왔다.
자그마한 와인 모임이었는데. 약 25명의 참여자가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성별이 서로 약 절반이었음을 생각해 본다면, 다들 비슷한 생각으로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자 분의 가벼운 아이스브레이킹 겸 게임이 진행되었고, 진행이 끝나고 나서 4개조로 나뉜 사람들이 이야기를 조금씩 시작했다.
처음 만난 사회인들의 이야기들은 다 비슷하다. 나이는 얼마인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나는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임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이기기도 하고, 서비스직의 특성상 익힌것은 화술이라, 처음 만난 서먹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만들고 싶었던 탓이다.
조금씩 이야기를 시작하고, 요새 화제인 MBTI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나의 MBTI를 잘 기억 못하는 편이라, 핸드폰의 저장해두었던 MBTI를 검색해 이야기했고, 바로 옆 자리에 있던 젊고 아름다운 여성분이 본인과 제일 궁합이 잘 맞는 MBTI라고 이야기 해주었으나, 나는 왠지 마음이 내키지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사주니, 관상이니 사람을 쉽게 재단하는 듯한 그런 도구들을 잘 믿지 않았고, 좋아하지 않았던 탓이었던것 같다. 그러나 곧 그녀의 미모와, 자그마한 목소리와 조근조근 말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지만, 아주 자그마한, 괜한 편견 때문에 그녀를 향하 마음의 문이 닫히는 것을 느꼈다.
와인 모음이 끝나고, 근처의 치킨집에서 2차를 가졌다. 이제는 8명이 한조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었고, 잠시 밖에서 흡연을 하고 난 후에 치킨집으로 돌아오자 1차 와인 모임과는 자리 배치가 달라져있었다.
다시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처음 만난 사회인들의 이야기) 서로를 탐색했다. 이번에도 내 마음의 문이 열릴 만한 여성은 없었다.
이윽고 3차까지 자리를 하고 나서, 나는 이만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도 없었고, 나도 마음의 드는 이성이 없었던것 같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고 집 근처 칵테일 바에 들렀다. 점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그것마저도 실속이 없었던 것 같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따로 있었던 탓이었다.
오늘 일로 느낀 점이 몇 가지가 있었다. 아주 자그마한 이유로도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내 모습이 참 바보 같았고(지금 생각해보면 그녀의 입장에서는 용기를 냈던 것 같다. 그래도 6명의 사람 앞에서 궁합이 잘 맞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용기가 꽤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나의 필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