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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상 Dec 30. 2019

왜 제 사업이 안되었을까요?

창업을 되돌아보는 시간 - 얻은 것 2) 사업이 된다는 것

지난 1년 간의 창업을 되돌아보며 <창업을 되돌아보는 시간> 시리즈를 쓰고 있습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Intro. 취업대신 창업을 한 이유 - 창업의 이유

얻은 것 1) 결국 사람이 하는 일 - 사람과의 관계

얻은 것 2) 제 사업이 왜 안되었을까요? - 사업이 된다는 것

얻은 것 3) 나영석 피디가 강호동을 보면서 든 생각 - 좋은 창업가의 자질

마무리. 장사가 안 되는 가게를 가봐야 하는 이유 -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이번 글은 좋은 사업이 된다는 것에 관한 글입니다.




지난 시간을 다시 되돌아봅니다



지난 글 말미에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의미 있는 배움을 얻고 성장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은 고객과 수익을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실제로 창업하여 고군분투했던 지난 1년 동안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처음 6개월은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다음 6개월은 한 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꾸준하게 추진했지만, 되돌아보니 그간 무엇을 했는가 하는 허무한 마음이 드는 상태입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서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제가 걸어온 길을 다시 바라보니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제가 본 것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사업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 사업은 왜 잘 안 ‘되었’을까요? 이 답을 찾기 위해 우선 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어떤 비즈니스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말할 수 있을까요? 돈이 벌리는 것? 고객이 느는 것? 둘 다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돈이 벌려야 하고, 얼마나 많은 고객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모여야 하는 것일까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명확한 답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되는 사업이라고 불리는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계속 습득하면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업이 ‘된다’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월 매출이 100억일지라도 1년 내내 변화가 없는 사업보다, 월 매출이 1억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사업이 더 성공적이라 생각합니다. 성장하지 않는 사업은 그 규모에 관계없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회사의 구성원과 서비스의 이용자들은 더 나은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업의 성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현실의 지표로 명확하게 보일 때, 비즈니스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표는 사업의 특성에 따라 매출, 트래픽, 재이용률, 영업이익 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안정적인 이익보다는 훨씬 더 큰 미래를 약속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모이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까요?



사업이 성장하는 조건, 공식은 없습니다. 억지로 그것을 만들다 보면, 포괄적인 삶의 진리와 같은 문장만 생산될 뿐입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합니다. 초기부터 영업이익을 내면서 차근차근 성장할 수도 있고, 질 좋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저돌적으로 규모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같은 서비스라도 사업의 목표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은 모두가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요? 그 방식은 사업과 서비스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달라집니다. 성장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과정에서 성장 방법도 함께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실서비스를 거론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정확한 전달을 위해 시도했으니 부디 너그럽게 한 개인의 의견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토스는 매년 적자가 더욱 커져서 2018년 영업손실은 444억 7000만 원에 이르렀는데요, 이렇게 큰 적자를 내는 사업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토스의 주요한 적자 요인은 무료로 송금하면서 발생하는 수수료인데, 이 사업을 송금 서비스로만 보면 미래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토스의 본질은 송금이 아니라 금융입니다. 수수료 부담을 모두 감수하더라도 확실히 차별화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들의 습관으로 자리 잡고자 하는 것이 본래 목적입니다. 이승건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면, 이후에는 토스가 어떤 금융 서비스를 제시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더욱 영향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토스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이죠.


토스의 성장을 정의해보면, ‘사람들의 일상 속에 꼭 필요한 금융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넓은 연령층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금융 행위는 송금이었고, 토스는 이것에 전략적으로 집중했습니다. 성장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성장 방법을 알았던 것입니다. 2019년 10월 기준으로 토스는 누적 송금액 60조 원을 돌파하였는데, 2018년 영업손실은 444억 70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월 실사용자 수(MAU)가 1000만 명이 넘기 때문에, 토스는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장의 정의는 그 사업의 본질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토스, 쿠팡, 블루홀의 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의 한 킴 대표님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비전과 그 비전을 향해 가는 구조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거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와 검증해야 할 ‘가설’



저는 창업을 시작할 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싶은 가치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계속 생각했지, ‘어떻게 될 수 있을까?, 과연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당연히 중요한 내용이지만, 당시에는 눈앞에 보이는 여러 가지 작은 상황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와 검증해야 할 ‘가설’이 있습니다. 이는 초기에 적절한 수준 이상으로 반드시 증명되어야 합니다. 제가 밟아온 과정은 순서가 논리적으로 설정되지 않고, 스스로 혼란에 빠져 제대로 된 성장을 직시하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창업 초기에 스타트업은 훨씬 더 기민하고 영리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낭중지추처럼 눈에 띄지 않으려 해도, 느껴지지 않으려 해도 그 뾰족한 무언가가 사람들을 강하게 찌르고 사로잡아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송곳이 과연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있는지, 뚫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작업이, 각각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와 검증해야 할 ‘가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장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네요



사업이 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정확한 정의가 내려져야 하고 이것이 사업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면, 제대로 된 성장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중요한 것입니다. 지난 글의 제목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것이 우연은 아닙니다. 창업자의 역량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성장을 이루기보다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여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앞을 향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뒤를 돌아보니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부족했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창업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창업가는 어때야 할까요?

‘사업이 된다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다음 글에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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