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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훈 Nov 05. 2019

이슬람 세계는 난해한가?

수니파 • 시아파 • 수피즘 • 열두이맘파 에 대해

전세계에는 다양한 민족이 분포해있고 그들의 문화는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접한 민족과 문화들끼리는 그 질과 량은 다르지만 공통된 부분과 유사하게 공유되는 요소들이 많아 바벨탑 사건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특정 이데올로기나 자기 이익을 주장하는 이기적인 선입견이 개입된다면 자칫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신을 키우는 계기로 작동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 종교에 이해과정입니다.

이슬람 문화 - 그 밑바탕을 이루는 것, 이즈쓰 도시히코 지음, 조영렬 옮김. AK 이와나미 문고


현재 지구상에서 민족과 전통을 넘어 같은(적어도 비슷한) 신앙(?)으로 묶인 공동체는 대략 서너 개 정도로 인정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 • #이슬람교 • #불교 • #힌두교 정도입니다. 물론 마지막의 경우 단일 국가의 인구가 거대해서 하나의 종교 문화권으로 산정될 뿐 범국가, 범민족적으로 보기는 어렵네요. 실제로 인도는 같은 인종에 동일한 전통과 역사를 지녔지만 현대에 와서는 #이슬람국가 인 #파키스탄 과 불교도가 다수인 #방글라데시 로 분리돼 서로 사이가 안 좋으니 실상은 반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덧붙이자면 현재 방글라데시는 인구의 89퍼센트가 이슬람교도로 인도와의 분리때와는 분위기 사뭇다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Jörg Peter님의 이미지입니다.


기독교와 이슬람도 아이러니이기는 마찬가지로 같은 시작을 공유하고도 불구하고 대립적이니 말입니다. 거기에 유대교까지 가세하면 같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생됐고 같은 믿음의 조상으로 아브라함을 지목하는 3대 종교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싸움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중심의 기독교 문화에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더구나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소위 말하는 부흥으로 인해 명목상 기독교 인구도 많다 보니 심정은 물론이고 이성적으로도 이슬람과는 괴리감이 큽니다. 물론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거부하는 분위기이지만 말입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서구에서 만든 '십자군 전쟁'관련 영화 중 비교적 객관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것은 아이러니면서 동시에 역사적으로 일본과 미국에 물리적 또는 정신적 지배를 받아온 우리 역사의 그늘입니다. 그들이 전해준 서구 지상주의 사상과 문화는 우리 스스로를 #오리엔탈리즘 입장에서 분석하는 짓거리까지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슬람에 대한 오해는 말해 뭐 할까 싶습니다.


나 역시도 무지한 편이지만 나름 이슬람을 둘러싼 근현대의 전쟁들과 이슬람과 서구의 충돌에 관한 분석들을 섭렵한 바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루살렘 을 둘러싼 지난 3000년의 역사를 서술한 #예루살렘전기, 종교전쟁으로 오인되는 이슬람을 둘러싼 분쟁을 다룬 #위도10도 같은 인문학 책, 또 #킹덤오브헤븐 처럼 판타지 풍의 작품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이슬람에 대해 배웠지만 이슬람 자체에 대한 설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반해 아라비아인들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내세와 외세의 구분이 없는 민족입니다. 보다 정확하게 내세가 없이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슬람이 아라비아 문화에서 생성되고 발전된 것은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해되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절대로 신을 믿을 수 없는 이들이 신, 즉 알라를 따르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하지만 이란인들은 다릅니다. 이들은 고대부터 거대한 범민족적 국가를 이루어왔습니다. #바빌로니아#페르시아 같은 나라들이 대표적인데요. 대부분의 #아라비아인 들에게서 지금도 국가 의식을 찾아보기 힘든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알라를 받아들이자마자 현실 세계에 신의 가르침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를 현 법, #샤리아 로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이들이 말하는 소위 #밖으로향한걸음 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bouassa 님의 이미지입니다.


원래 중근동 민족들은 영과 속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기독교 내부에 이분법이 익숙한 것은 자체의 모순보다는 소위 부흥 과정에서 그리스와 로마인들의 역할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한 변질을 경험한 이슬람은 처음부터 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앞서 #이란인 들이 철저한 현실주의자라고 정의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에게는 신의 뜻은 현실의 권력구조를 인정하는 도구가 됩니다 이들은 종교 지도자인 #이맘 과 현실 정치 지도자 #칼리프 를 별개로 여기는데 이는 다수인 #수니파 가 수소인 #시아파*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슬람이란 종교가 그들 삶에 중심은 맞지만 결국 그들의 오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무게는 현실에 둔 셈입니다. 반면 전체 이슬람의 17퍼센트에 불과한 시아파는 여전히 내부로 향하는 중입니다. 무함마드 사후 신의 뜻을 해석하는 이는 이맘이었습니다. 하지만 12대 이맘 #무하마드알마흐디 가 사라지고 이후 이 세상에 이맘에 나타나지 않자. 일부 이슬람들은 스스로 이맘에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 실험을 해봅니다. 목적은 단 하나 신의 뜻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이 바로 시아파의 원류입니다. * 시아파 내에서 유력 세력, 외부인의 관점에서는 보면 일반적으로 #열두이맘파 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열두 이맘은 역사상 12명의 종교 지도자(시아파의 해석에 따른 명칭)로 이맘의 지위는 초대 알리(AD. 661년 사망) 이후 12대째까지 무함마드의 자손에 의해 계승됨.


수니와 시아가 처음 갈등하는 이유는 지도자의 암살과 그 이후 혼란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신의 뜻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입장 차이가 원인입니다. 더구나 원래부터 유물적인 이라크인들과 지극한 현실주의자인 아라비안 민족 간의 갈등까지 더해져 사태는 보기보다 복잡하고 그 골은 깊습니다. 같은 이란 민족 안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합니다. 지난 #이란혁명 은 수니파 내부에서도 진보와 보수 또 세속과 영속의 갈등이 크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낸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 #이란이슬람혁명(انقلاب ۱۳۵۷, Islamic Revolution) 또는 #이란혁명(Iranian Revolution of 1979)은 1979년 이란에서 발생한 반독재 혁명으로 입헌 군주제인 #팔라비왕조 가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호메이니 가 최고 권력에 올라 사실상 #신정일치 국가로의 변환이 일어난다. 이것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 운동이기도 했는데 혁명 직후 #이란이라크전쟁 이 발발했고 혁명 이후 과거 #왕당파 인사들이 #숙청 되는 새로운 #국가폭력 이 발생하기도 했다. 단 중동에서 #독재정권 을 밀어낸 최초의 #시민혁명 이라는 점에서는 의미 있다.


팔레비 2세(1919-1980)와 아야톨라 호메이니(1902-1989)


더욱이 시아파 내부에는 수피라는 지극히 비 이슬람적 운동이 일어나 그 세력이 커지는 중입니다. 그 기원은 수니와 시아파 간 분리 시기에 비슷해 12대 이맘이 사라진 시기입니다. 더 이상 이맘을 세를 수 없게 되자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맘처럼 신의 뜻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심 주의자들 사이에서 #신비주의 운동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수피즘입니다.


나는 신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어디서도 찾지 못하였는데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그분이 거기에 계셨다.
수피즘의 창시자 메블리나 루미(Mevlana Rumî)

이것은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신의 뜻을 알 수도 없다고 한 마호메트의 경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활동입니다. 차라리 이것은 중근동의 조로아스터교나 인도에서 기원한 불교에 더 가깝습니다.


이렇듯 이슬람 내부에도 복잡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밖에서 보기에는 이들은 한마음으로 서방세계와 전쟁만 벌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이 외적으로 성전이란 이름을 전쟁을 일으키고 종교의 이름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것은 이슬람 내부 문제보다는 제국주의 깃발 아래 근세에 서양인들이 중근동에서 벌인 잘못된 행동이 원인입니다. 각자 믿는 종교를 떼어내면 순전히 돈의 전쟁인 것을 성스러운 전쟁이니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한 것일 뿐입니다. 물론 서구의 잘못된 행동들은 고대와 중세를 가르는 사건인 십자군 전쟁 때부터이니 이슬람과 서양의 잘잘못을 따진다면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이 자명하지만 말입니다.


https://fass777.blog.me/221659762245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 이와나미 문고가 1960년에서 90년대 초까지 일본 내 석학들의 명저, 명강의를 찾아내 백과사전처럼 정리한 책 중 하나입니다. 일본어 번역인데다가 원저 역시 오래전에 씐 것들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내용들 자체가 한국 내에서 제대로 다뤄진 바 없는 것들이 많아 지난 몇 년간 읽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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