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생각이 돈을 만났을때 벌어지는 일들
공유경제 는 지구상의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그에 따른 자원 고갈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된 지속가능성 구현에서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본래 의도대로만 움직인다면 인류 전체에게 이로운 비즈니스모델입니다. 하지만 소위 공유경제플랫폼 을 추구하는 회사들이 기존 산업 주체들과 계속 부딪치고 일부 회사는 도덕성 논란에 휩싸입니다. 게다가 인접한 비즈니스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서로 부딪치기도 하는데 의도는 선한데 행동이 반대로 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문제는 플랫폼 사업 자체의 태생 때문에 발생됩니다. 이 모델은 이런저런 희망적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자본주의의 약점과 폐해를 그대로 담아냅니다. 즉 자기 이익을 최대화하고 위험부담은 조직 밖으로 분산시키는 행태 말입니다.
여기서 플랫폼사업 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쇼셜커머스이빈다. 국내의 경우 쿠팡 11번가 위메프 같은 기업이 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죠. 이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스스로 구축하기 어려운 각종 도구들을 수수료를 내고 이용하면서 개별적인 영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이들은 홍보, 상품 진열, 결제, 회계 시스템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광고나 프로모션을 대행합니다. 한편 우버나 배민라이더 같이 그 품목이 서비스인 경우도 있는데 이 중에는 긱스경제 Gigs economy 라고 불리는 새로운 경제활동을 통해 등장한 플랫폼서비스 가 많고 여전히 주목받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우버를 살펴보면 공유경제와 긱스경제가 원래 취지와 다르게 논란의 중심이 선 원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원래 취지는 드라이버들이 이미 소유한 차를 쉬는 시간에 운영해 추가 수익을 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바로 #긱스 경제입니다. 드라이버는 용돈 벌고 소비자는 좀 더 편한 차로 이동하며 이를 통해 우버가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요. 이런 선순환 구조가 깨진 것은 우버가 외부 투자 받아 스타트업 단계를 벗어나면서부터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외부의 시기 질투가 아니라 수익에 대한 내부의 압박입니다. 또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기업 비전은 공유되지 못합니다. 이어서 무리한 사업 확장과 현장에서의 과도한 영업활동이 흔해집니다. 이것은 조만간 자기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데 우버가 범한 가장 큰 실수는 자기 차 없는 드라이버를 모집한 것입니다. 실제로 인도 등에서 우버는 스스로를 콜택시 처럼 홍보하여 차가 없는 신규 드라이버를 모집하고 이들을 위해 차량 할부 구입까지 알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위협은 파트너 즉 드라이버들의 생계입니다. 몇 개의 회사로부터 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드라이버의 수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덕분에 우버와 리프트는 이미 드라이버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프트 앱의 취약성을 이용해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FBI의 수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늘 새로운 성장 동력에 목마르다. 욕망을 먹고 사는 괴물이 늘 배고프기 때문이다.
물론 우버가 드라이버 개개인의 모든 문제를 책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몰아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권력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민자 동료들의 엉덩이를 차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율주행차 실험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결국 우버드라이버들 을 쫓아낼 준비인 셈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의 질과 내용이 큰 차이 없을 경우 굳이 한 브랜드에 매달릴 필요 없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결국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고 즉각적인 가격비교가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예를 든 우버의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드라이버입니다. 소비자가 낸 요금의 대부분은 여전히 그들의 몫이지만 수익은 지속적으로 줄어 우버의 가장 낮은 클래스의 경우, 드라이버의 수익은 7년 사이에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용 요금이 줄었다고 이용객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아니어서 콜을 기다리는 시간은 두 배로 늘었습니다. 경쟁만 치열해진 셈입니다. 이를 두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우버가 직접 고용 없이 드라이버 수만 늘리는 것에 대해 비판합니다.
현재 우버는 국내에서 수입 고급차로 운영되는 우버블랙 만을 서비스합니다. 앞서 이 회사는 국내 택시업계의 반발로 전면 서비스를 접어야 했는데 차량공유 카플등 운송과 관련된 거의 모든 신서비스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미 오랜 전투 끝에 나름 자리를 잡은 카카오택시 가 있는 반면 최근에는 타다 Tada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이 한창입니다.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는 사회 변화에서 신구간의 갈등으로 보이기도 하고 기득권 싸움으로도 보입니다.
이 논란의 끝은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보이고 막으려는 자들의 목적도 시간 끌기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역시 방향성이나 대세임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또 기존 기득권에 대한 지지 의사는 더더욱 없습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혁신이나 공유를 내세운 신규 서비스가 그들의 주장이나 사람들의 환호만큼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기에 이 긴 글을 씁니다.
나는 플랫폼 사업의 실체를 설명할 때 종종 배달의민족 의 경우를 예로 드는데 국내에서 워낙에 유명하고 이용건수가 폭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서비스는 혁신이라기보다는 기존 배달음식 생태계 를 온라인으로 옮기면서 주도권을 잡은 모습입니다. 물론 선방의 중요성을 인정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것이 이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들에게도 의미 있는 변화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식배달앱 이용자들은 만족스럽다고 할 겁니다. 배민이 예상했던 안 했든 간에 배달 앱 성공(?)의 일동공신은 개인주의의 확장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약자는 존재하는데 바로 #배달원 입니다. 그들은 '띵'하고 울리는 배달 접수 소리에 주방을 뛰어나가 오토바이를 몰아 달립니다. 30분 내에 배달을 완료해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최대한 많이 벌려면 그보다 빨라야 합니다. 그들에게 신호등, 차, 보행자는 방해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헬멧 쓸 시간도 아까운 듯 보입니다. 오래전 배달의 민족들은 음식점에 직접 고용됐고 수치상 꽤 높은 월급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배달만 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업부장이자 광고모델이기도 했습니다. 단골에게 탕수육을 쏠 만큼의 권력도 쥐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저 계약직 입니다.
배민의 콜을 받아 특정 음식점에서 일해도 그 어느 쪽 소속도 아닙니다. 심지어 요즘에는 배달 회사가 개별 음식점과 계약을 하고 라이더들은 그 회사에 계약직으로 고용되는 복잡한 갑을병정구조 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배달원들은 갑을병정 의 말단에서 일합니다. 이렇다 보니 기존 대형 기업들도 배달시장 에 뛰어들었는데 여기에는 우버. 쿠팡 같은 인접 비즈니스 업체들도 포함됩니다. 심지어 배달의 민족은 배민라이더스 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배달음식 중계는 물론이고 배달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겉보기에는 그럴싸합니다만 이것은 글머리에 언급했던 문제들의 재탕입니다. 이익은 끌어모으고 리스크는 하청에 하청으로 떠넘겨 결국 개개인에게 지우는 행태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운영 행태라면 플랫폼 회사는 시쳇말로 대박 나야 하는 데 실제는 달라 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예를 든 우버는 창립 이후 영업손실을 거듭하고 있고 그걸 외부 투자로 메우고 있습니다. 거대한 조직과 품위 유지를 위해 막대한 고정비용이 지출됩니다. 게다가 주가와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홍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습니다. 우버만 이런것이 아닙니다.
국내 소위 혁신기업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대부분의 쇼셜커머스 회사들이 매년 막대한 적자를 신규 투자로 돌려 막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부분은 홍보와 신규 사업 초기 운영자금으로 흘려들어가면서 혁신없이 몸집만 계속 커지는 판국입니다. 이런 출혈경쟁의 끝에는 소비자도 서있는데 품질과 조직운영비는 높아지는데 제품 가격을 떨어뜨려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선택은 뻔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가절감을 해야 하는데 누군가에게 손해를 떠넘기고 착취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나 몰라라 할 수 있지만 내 선택의 결과는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내가 아니라면 내 아이들이 받을 겁니다. 아주 오래된 우스갯소리 중에 ' 중국집에서 짜장면 재촉하면 침 뱉어 내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설마 진짜 그랬겠어'라고 가볍게 넘겼다면 오산입니다. 짜장면 하나를 먹더라도 관련자들 간의 신뢰와 배려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말이니까 말입니다.
심지어 혁신 기업중 일부는 소비자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최근 #마켓컬리 라는 커머스 업체가 새벽배송 이라는 기법을 시장에 도입해 주목받았는데 이것은 신선한 제품보다는 배송속도경쟁 에 대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물론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쿠팡이 더 짧은 배송조건으로 마켓컬리의 배팅을 받아쳤습니다. 배송대란 이 24시간으로 확대된 것인데 놀랄일도 아닌것이 이미 예견된 수순입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여전히 택배기사 들이지만 이젠 소비자들도 피곤하게 생겼습니다. 새벽에 배달된 물건을 안전하게 받아 아침에 조리하려면 그만큼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귀차니즘 의 세상에서 #새벽요리 라는 아이템은 #핫 해 보이기는 하지만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누군가는 이걸 즐길 테지만 문제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극소수를 위한 서비스로 먹기 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게 멋져 보였는지 커머스공룡 인 쿠팡이 더 극악한 조건의 배송을 하겠다고 나선 터라 출혈경쟁은 피할 수 없어보입니다.
세상의 모든 치킨게임의 끝은 뻔합니다. 이들은 이미 실 매출보다 마케팅 비용을 더 쓰고 있고 매번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면 그걸 물량으로 눌러버리려 합니다. 그렇게 살아남아서 무엇을 한다기보다는 생존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인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름 신생기업인 마켓컬리는 최근 중국 자본을 받았습니다. 기대하세요. 탄창에 총알이 찼으니 신나게 쏠 겁니다.
회사의 이름이 알려지고 외부 투자가 시작되면 서비스 주체들은 조직의 몸집을 불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생각과 기술로 시작했다고 해도 돈이 주요한 목적과 동인이 되는 순간 기존 공룡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내가 처음 자동차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한 5년 전, 나는 당시 막 시작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쪽에서는 나를 주목했는지 마케팅 부서와 간혹 전화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내가 보기에 당시 그들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2년이 지나고 큰 변화가 닥칩니다. 두 개의 서비스는 각각 다른 두 개 대기업의 자본 투자를 받고 그중 하나는 아예 인수됩니다. 그 이후 고객과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은 사라집니다. 대신 그 자리를 마케팅 기법들로 채우고 일부는 외주업체에게 맏깁니다. 이는 그린카와 쏘카에 대한 내 개인적인 추억입니다. 당시에 나는 쏘카 마케팅 부서에 입사지원을 했을 정도로 이 회사의 소통 방식을 사랑했습니다. 물론 당시는 이 회사에 Between 앱을 만들었던 시절 분위기가 살아있던 시절입니다. 요즘 이 회사는 쏘카보다는 타다로 더 유명합니다.
카 셰어링은 지금도 서울시나눔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운영비 일부를 지원받습니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최신 차량 수입차량을 배치하고 어마어마한 광고비를 지출하지만 차량 운행실적은 크게 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손을 놓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자율주행차 와 함께 미래자동차산업 의 주축이 될 것이라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장의 손실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은 필요한데 쏘카의 운영주체인 VCNC 이 타다를 내놓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기존 카 셰어링에 드라이버까지 빌린다는 개념을 껴 넣으면 공유 서비스 범주를 벗어나지 않지만 지금 벌어지는 논란에서 보듯이 실제로는 영락없는 콜택시가 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불가능해보이던 카세어링을 시작하고 궤도 올려놓은 혁신기업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신사업이 택시라는 현실은 그 절실(?)한 이유를 논하기에 앞서 씁쓸합니다.
타다의 서비스 형태는 기존 전세버스 또는 승합차 렌트와 동일해 법적으로는 문제없지만 호출방식과 사용요금 등이 콜택시와 비슷하니 충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걸 몰랐리 없습니다. 나름의 명분도 있습니다.
타다 측에서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운송 서비스도 변해야 한다면 반세기 전 만들어진 형태를 고수하면서 반대만 일삼은 택시업계의 태도를 비난합니다. 과반수의 소비자들도 타다 와 비슷한 입장이지만 이걸 타다의 말처럼 자연스러운 산업개편과정 의 일부로 보기에는 요즘 소위 혁신기업들 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부자연스럽습니다. 스스로를 뭐라고 부르든 간에 현실과 이상의 간극 사이에서 기존 밥상에 멋지게 꾸며진 숟가락을 얹는 형국이라는 점을 부인하게 어렵게 됐습니다. 또 이런 일련의 비슷한 움직임이 전혀 낯설지 않은데 앞서 배달음식 시장의 변화에서 봤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것처럼 극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사례를 통해 소위 혁신기업과 공유 플랫폼의 실체를 살펴봤는데 여기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문제점은 욕심입니다. 제아무리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라도 그 동인은 기존 대기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그것이 진짜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유행에 쉽게 휩쓸립니다. 그렇게 급하지도 않은 물건을 로켓 배송으로 받으며 당연시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조리하지 못하면서도 새벽 배송을 받아 냉장고에 보관하면서도 뭐가 문제이고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지낼 수 있습니다. 늘 변하는 인싸의 기준을 따르려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타다 와 쏘카를 운영하는 VCNC이 결국에는 이 중재안과 택시업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타다는 이과정에 소요될 비용 마련을 위해 그동안 B2B 기반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해왔는데 이번 달부터 #타다비즈니스 시작하면서 중재안을 받아들을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