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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이 내가 되고 Mar 04. 2018

기적이 필요한 날

[서평]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선생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책 제목을 서점에서 보았을 때, 어쩐지 많이 들어본 글귀니 괜찮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입한 이 책에 내 눈 길이 다시 간 것은 내게도 기적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대학원 생활...)에 지쳐있을 무렵,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역시 그 분... 그랬기에 그 분이 예전에 내 삶에 기적을 행해주었듯이 이번엔 책을 읽으면서 내게 기적을 가져다 주길 바랐던 것이다. 여전히 나는 그 분을 절대자라기보다 램프의 지니로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가 내 가슴을 울렸지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야기는 첫 장의 "다시 시작하기"였다. 이야기의 배경은 장 선생님의 대학원 시절이다. 선생님은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6년 동안 준비한 졸업논문을 도둑 맞으셨다. 절망에 빠진 선생님은 5일간 방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이 논문을 도둑맞은 부분에선 내 가슴도 철렁했다. 식사도 하지 않으시고 5일을 방에서만 있었다니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길래 그랬을까하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어둠의 방밖으로 나오셨다. 또한 새로운 논문을 쓰기 시작했고, 논문의 완성까지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이 경우만큼 절망을 극적으로 이겨낸 이야기가 있을까... 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은 삶의 어떠한 부분들을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그것들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첫장에 나처럼 푹 빠져들지 않았을까? 한편 기적이라는 것은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로 결정하는 것 그 자체였다. 어떠한 복권당첨과 같은 우연의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를 포함한 모든 독자들에게 필요한 기적의 시작이었다.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었다. 부족한 글이나마 끄적여 보며 내 삶의 이 순간을 잡아보려고 한다. 그녀의 글 덕분이다. 그리고 걸을 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나의 글도 그녀의 글처럼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자신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랬던 선생님은 이제 이곳에 계시지 않는다. 그녀는 3번째 암투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우리곁을 떠나갔다. 나와 동시대를 사셨던, 장 선생님을 늦게 만난 것 같아서 아쉽지만 이제라도 만나서 참 감사하다. 


                                                                                                    사랑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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