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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뤼 Aug 17. 2018

웃음 보장! 극적 반전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 웃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입소문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는 일본에서 6월 23일에 개봉하여 흥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기사보기). 게다가 개봉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입소문을 타고 순위권을 역주행하여 박스오피스 9위의 성적을 보여준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가 높게 평가받는 점은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명 배우 캐스팅은 영화 흥행에 크게 영향을 준다.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해외 박스오피스 순위

감독까지도 생소한 이 영화는 세계 각종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고, 입소문을 거듭하여 흥행한 진짜배기이다.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는 주연을 맡은 '하마츠 타카유키'의 대사를 통해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를 전한다: 빠르고 싸고 퀄리티는 그럭저럭.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유명 배우도 없고, 화려한 CG도 없다. 그러나 일본 영화 특유의 B급 감성과 개성 넘치는 무명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천재감독의 연출이 적절히 섞여 특유의 재미를 선사한다.


반전의 매력. B급 좀비물+ 약 빤 코미디


이 영화의 앞부분은 낯선 일본 배우들의 허접한 분장, 과한 설정, 어색한 발연기가 가득하다. 좀비 영화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같은 장면을 42번째 찍고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손발이 오글어드는 그녀의 연기에 분노한 감독은 주연 남/여배우들에게 버럭 화를 내지만, 분을 삭이지 못하고 촬영 현장 밖으로 나다. 격분한 감독의 촬영 현장 이탈로 배우와 스텝들은 갑작스러운 휴식을 게 된다.

그러다 담배를 태우러 촬영 현장 건물 밖으로 나간 스탭에게 난데없이 등장한 좀비가 달려들고, 좀비에 물린 스텝들은 하나, 둘 좀비로 감염된다. 영화는 좀비가 된 스탭들과 살아남은 주연 배우들이 싸우는 내용으로만 채워진 전형적인 B급 좀비물을 보여준다.

감독은 미숙한 연기를 펼치는 여배우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그리고 영화를 성공시키는 것에 혈안이 되어 피의 저주를 걸어 좀비를 불러왔다. 그리고 살아남은 배우와 스텝들이 숨 가쁘게 뛰어다니며 좀비에 맞서 싸우는 액션을 보여준다.

흔들리는 추격 영상, 학예회 수준의 연기, 개연성 이 등장인물이 죽는 구성은 허겁지겁 시사회를 찾아 온 노력이 헛되다는 감정이 생겼었다. 영화는 피로 만들어진 오망성 안에서 하늘을 응시하는 여배우를 붐업 촬영하 끝이 난다.


그렇게 좀비 영화 크레딧이 올라간 뒤 영화는 극적인 반전의 매력을 보여준다. 앞에 나온  좀비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해준다. '빠르고, 싸고, 퀄리티는 그럭저럭!'을 캐치프레이즈로 영업하는 무명 감독 '히구라시 타카유키(하마츠 타카유키 님)'는 갑작스런 TV 생방송 드라마 감독 제안을 받게 된다.

좀비물에, 생중계에, 원 컷...

그는 특수분장, CG효과, 효과음이 재미를 살려주는 좀비영화를 생방송으로 원 테이크(원 컷)에 촬영해야 한다는 기획의도를 듣고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거절을 한다. 실제 영화 앞부분에 나오는 좀비 드라마는 원 테이크로 촬영되었다.
그러나, 드라마 감독 제안을 겁부하던 타키유키에 결정이 번복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카미야 카즈유키(나가야 카즈야키)'를 좋아하는 딸 '마오'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말도 안되는 기획이라며 거절했던 엉망진창 드라마 감독을 맡게 된다.

기획부터 엉터리인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우들 가지각색으로 감독 타카유키를 힘들게 한다.

각본 내용이 이상하다며 딴지를 거는 남자 주인공
연기 연습보다 아이돌 이미지에 신경쓰는 여자 주인공
촬영 현장에서 술에 취하는 알콜중독자
물을 잘못 마시면 배앓이를 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대본 리딩 때, 젖먹이 아이를 데려온 여배우
영화 촬영 도중 눈맞은 불륜 남/여 배우

생방송 2시간 전, 출연하기로 한 불륜 남/여 배우가 자동차 사고를 겪었다는 소식이 들리며 준비했던 계획이 어긋가게 된다. 이후 애드리브가 이어지며 영화 촬영은 계속된다. 영화 앞부분에 나온 어색한 연기와 허접한 분장 그리고 습작 수준의 촬영기법 등이 왜 생겨났는지 후반부에서 재미있게 전해준다. 초반 37분 간 나온 영화 장면 곳곳에 나온 빈틈을 후반 58분 간 병맛 코미디로 가득 채워준다. 영화 앞부분에 병맛 가득했던 부분을 보지 않았다면, 뒷부분은 재밌지 않았을 것이다. 관객들은 원테이크 생방송으로 중계방송의 성공을 위해서 임기응변을 펼치는 감독, 배우, 스탭들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위기를 재치로 벗어나가는 장면에 극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TL; DR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부터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초반 37분은 지루하다여겨지는 B급 좀비 영화였다. 관객 중 일부는 이 부분에서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터 영화관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장담컨대 초반 37분을 참고 영화를 보면, 남은 1시간은 실컷 웃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커튼콜(2016)'이 생각났다. 함께 영화를 본 Rabbitgumi님은  '웰컴미스터맥도날드(1999)'가 떠오른다고 하였다. 예상된 결과에서 어긋나 어쩔 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작품들은 유쾌한 재미가 있다. 입소문을 타고 뒤늦은 순위권 행진을 하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보며 간만에 찾아온 코미디 명작을 만나길 바란다.

 퐁!



키노 라이츠 초청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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