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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바벨 Dec 20. 2020

초보자가 꼭 봐야 할 역도의 정석

역도 경기의 특성

축구 경기의 정규 시간은 90분, 풋살 경기의 기본시간은 40분입니다. 그렇다면 역도 경기 시간은 몇 분 정도 될까요? 역도대회에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시간은 굉장히 짧습니다. 이와 관련해 역도 경기대회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몇 년 전 다른 지역에서 역도 코치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당시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선수 응원 차 역도경기대회에 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선수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에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셔서 다녀오셨는데 그 사이에 시합이 끝나버렸습니다. 저는 당시 시합 선수를 데리고 경기장 안에 있어서 당시 상황을 잘 몰랐는데 대회가 다 끝나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역도대회를 실제 관람한 적이 처음이라 이렇게 빨리 끝나는 줄 몰랐다면서 굉장히 놀라셨던 기억이 납니다.


역도는 규정상 바벨을 머리 위로 들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3초입니다. 달랑 시간이 3초이면 너무 쉬운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게의 중량이 너무 무거워서 10분처럼 느껴집니다. 이렇듯 다양한 운동 종목 중 역도 경기의 특성은 무엇인지, 역도의 기본기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도경기의 특성>

1998년 부산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김용재는 이학박사 학위논문에서 역도 경기의 특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역도는 단순히 무거운 물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경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바벨을 들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근육군들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서로 협응 해야 합니다. 타이밍을 맞추어 동작이 이루어져야 하는 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리고 바벨의 중심이 인체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효율적이고 정교한 동작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경기입니다.”


10년간 역도선수였던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훈련 시 머릿속이 굉장히 바쁩니다. 타이밍에 제대로 맞추어 동작을 하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훈련을 실시하게 됩니다. 바벨을 들어 올리는 순간, 사용할 수 있는 최대의 집중을 해서 오차범위 없이 자세가 이루어지도록 연습합니다.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며, 매우 정교한 동작과 최대의 힘을 발현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2004년 Korean Journal of Sport Biomechanics 한국 운동역학 회지에서 문영진, 류중현, 이순호는 역도의 또 다른 특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도경기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자세의 변화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력과 더불어 고도의 기술을 습득해야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종목입니다.” 제가 기본 중의 기본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역도 동작 시 상하좌우의 중심이 아주 미세하게라도 자세 변화에 영향을 주면, 실패 확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다음은 특성을 바탕으로 역도의 기본기를 익히는 3가지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신입생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실제 지도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방법 구간별 기초와 기본기 익히기>

평균적으로 기본자세만 잡는데 빠르면 3달에서 길면 6달 정도 걸립니다. 역도의 전문기술은 빠르게 익히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천천히 기본을 잡고 가신다고 생각하셔야 그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전히 역도 운동을 하실 수 있습니다. 역도의 기초 자세를 익히는데 드는 시간은 개인의 유연성, 체력, 협응력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더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저의 오랜 티칭 경험으로는 타깃 운동을 하는 분들, 예를 들어 헬스 하시는 분들보다, 크로스핏과 같이 전신을 사용하고 다관절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역도를 배울 때 습득 속도가 훨씬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첫 번째 방법인 기본기를 완전히 익혀주셨으면 바벨이 내 몸에 잘 붙어서 깔끔하게 자세가 떨어졌을 때랑, 많이 흔들릴 때랑 다르다는 걸 몸으로 기억할 수 있으실 거예요. 바로 이때부터가 본인 스스로 피드백이 가능한 시점입니다. 내가 역도의 기술 자세를 올바르게 했는지, 아닌지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중급자의 구간으로 진입하느냐, 초급자에서 계속 머무느냐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제가 말하는 중급자 구간의 시작점은 힘과 기술을 합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단계입니다. 즉, 중량을 다룰 수 있는 출발선인 것이죠.


역도의 바른 자세를 무한 반복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아, 이제는 내가 충분히 내 자세를 컨트롤할 수 있겠다”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때가 중량을 조금씩 올려도 되는 시점입니다. 저는 역도선수들을 지도할 때 처음에는 나무스틱으로 자세 연습을 하고 20kg 바벨로 올립니다. 그리고 20kg 바벨로 올바른 자세가 10개가 완벽히 나올 때까지 자세 연습만 합니다. 이후 중량을 5kg씩 올리면서 횟수를 줄여줍니다. 무게를 올리며 5개나 3개의 횟수로도 기술 자세가 나오면 쭉 타고 올라가 1RM 기록을 봅니다. 하지만 무게를 올렸을 때 본인 기술 자세가 70% 이상 나오지 않으면 올리지 않습니다. 그래야 본인의 기록의 100% 105% 중량을 도전했을 때 성공확률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 익힌 자세 무한 반복하기>

첫 번째 방법인 기본기를 완전히 익혀주셨으면 바로 이때부터 스스로 피드백이 가능한 시점입니다. 내가 역도의 기술 자세를 올바르게 했는지, 아닌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중급자의 구간으로 진입하느냐 초급자에서 계속 머무느냐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제가 말하는 중급자 구간의 시작점은 힘과 기술을 합칠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중량을 다룰 수 있는 출발선인 것이죠. 이렇게 역도의 바른 자세를 무한 반복하다 보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아 이제는 내가 내 자세를 컨트롤할 수 있겠다'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데, 이때가 중량을 조금씩 올려도 되는 타이밍입니다. 저는 역도선수를 지도할 때 처음에는 나무스틱으로 자세 연습을 하고 자세가 예쁘게 나오면 20kg 바벨로 올립니다.


그리고 20kg 바벨로 올바른 자세 10개가 완벽히 나올 때까지 자세 연습만 합니다. 이후 중량을 5kg씩 올리면서 횟수를 줄여줍니다. 기술이 바르게 나오면 쭉 타고 올라가 최고 기록을 봅니다. 하지만 무게를 올렸을 때 본인의 기술 자세가 70% 이상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올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야 본인 기록의 100% 110% 이상을 도전했을 때 성공확률이 높아집니다.


<세 번째, 무의식적인 기술 동작 완성하기>

특히 선수들은 마지막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요, 이 구간은 거의 예술의 경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장미란 선수가 클린 할 때 나오는 순간적인 파워와 스피드는 정말 입이 떡 벌 어질 정도로 빠릅니다. 이렇게 경지에 오른 상급자 구간은 초급자나, 중급자의 구간처럼 오직 자세에만 몰입해 생각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동작이 나오게 됩니다. 드디어 본인만의 역도 기술 노하우가 생긴 것이죠.


본인이 중량을 컨트롤할 수 있는 중급자의 구간이라면 다음의 주의 사항을 기억해주셔야 합니다. “중국의 유명한 역도선수 류 샤오준, 한국 역도 국가대표 00 선수는 자세를 이렇게 하더라” 그래서 그 특정 선수의 자세만 무조건 따라 하시면 오히려 더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각 선수들은 본인이 수천만 번 반복해서 찾아낸 본인만의 감각과 기술로 역도 동작을 하기 때문입니다.


역도의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기본적인 자세를 익혔다면 자신만의 감각으로 본인 체형에 최적화된 자세를 찾아야 합니다. 내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후 최종적으로 기술에 근력을 붙여줌으로써 시너지 효과로 큰 기록 향상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 인상이나 용상 기록이 정체기가 찾아왔나요? 그렇다면 제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방법 중 건너뛴 구간은 없었는지 한 번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를 말씀드리면, 위의 과정을 겪었는지 겪지 않았는지에 따라 20~30kg 이상의 기록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과정이 느리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봤을 때 오히려 더 빠른 길인 것이죠. 이렇게 고민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남다른 차이를 만들어나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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