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4회 도민체육대회
역도 경기대 (platform)
역도 경기장에 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역도 경기대입니다. 플랫폼의 재질은 나무나 플라스틱 또는 단단한 물질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바닥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충격 완화층이 없는 딱딱한 바닥은 지면 반력을 최대로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은 단단한 플랫폼을 이용해 강하게 힘을 반작용 시킵니다. 역도의 핵심기술인 ‘바벨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플랫폼 위에는 미끄러지지 않는 물질로 덮습니다. 선수가 플랫폼에서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따라서 관리자는 대회 중간에 바닥을 닦거나 이물질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심판 (Judge)
2020년 역도심판은 847명입니다. 대한역도연맹에서 발급되는 심판 자격증을 취득해야 전국 대회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심판은 매뉴얼 부합 여부에 따라 선수들의 성공, 실패를 결정합니다. 심판의 책상 위에는 무엇이 올려져 있을까요? 대형 스크린과 연결된 판정 박스가 있습니다. 판정 박스에는 초록색과 붉은색 버튼이 각 1개씩 있습니다. 선수가 성공하면 초록버튼을 누르고 실패하면 붉은 버튼을 누릅니다.
선수가 완벽하게 성공하면 3명의 심판 모두 초록버튼을 눌러줍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만약 선수의 자세가 부정확한 경우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과반수 원칙으로 3명 중 2명이 초록버튼을 눌러야 성공으로 인정됩니다. 이와 반대로 3명 중 2명이 빨간 버튼을 누르면 실패입니다. 경기 중 전광판 오류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실패를 의미하는 빨간 깃발과 성공을 의미하는 흰색 깃발이 책상 위에 놓여있습니다. 전산 오류가 나더라도 원활히 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수기로 깃발을 들어 판정합니다.
대형 스크린 (Screen)
역도 대회에서 선수들의 기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입니다. 큰 사이즈로 제작된 이유는 멀리 떨어져 있는 관중석에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스크린에서 표시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가 선수의 소속팀, 생년월일, 체급, 몸무게, 도전하는 중량의 무게, 성공 실패 여부입니다. 시합 진행 중에는 선수들이 중량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나오게 됩니다.
탄마 가루 (Choke)
선수들이 시합하는 무대의 벽면에는 해당 대회의 명칭과 시합 기간이 적혀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 막대 사탕 같이 생긴 통이 보이시나요? 역도대회 시 플랫폼 위에 구비되어 있는 탄마 가루입니다. 땀이 많이 나는 선수들은 손바닥, 손마디에 꼼꼼히 바르고 시합을 합니다. 가루가 수분을 흡수해 바벨과 손의 마찰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탄마 가루의 색은 하얗습니다. 손에 닿았을 때의 촉감은 부드럽고, 입자가 굉장히 고운 느낌이 납니다.
운영 (Operation)
역도대회에서 개최 및 운영자는 사령탑 역할을 합니다. 시합 전 공지되는 경기일정부터 감독자 회의, 계체 준비, 경기 운영 시스템 관리, 경기장 시설 점검 , 상장 발급 등 대회 운영에 필요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합이 시작되면 각 시도별 코치와 선수들은 운영석과 연결된 진행자의 목소리에 집중합니다. 선수들은 본인의 소속과 이름이 호명된 후 1분이라는 제한시간 내에 바벨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인데요. 진행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타이밍을 놓치면 실격처리가 됩니다. 따라서 3~4분 전 무대 뒤에서 대기하며 본인의 차례를 기다립니다.
저는 코치로 활동하면서 위와 같은 이유로 실격된 경우를 봤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는 ‘바벨 떨어뜨리는 소리’입니다. 워밍업장에서 선수들은 좌 우 전 후로 몸을 풉니다. 여러 명의 참가 선수들이 동시에 바벨 떨어뜨리면 소리가 굉장히 큽니다. 이 때 진행자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이죠. 따라서 감독과 코치는 워밍업장에 설치된 스크린 화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선수가 제 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참가 선수 인원입니다. 코치 한 명이 3명 이상의 선수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 혼자서 시합 운영, 시기 수, 워밍업 이 모든 일을 같이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보조가 없다면, 모든 선수를 케어하지 못해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역도경기장을 포스팅하니 대회가 더욱 그리워지는데요, 사진에 나온 역도장은 2019년 홍천에서 열린 도민체전 경기장입니다.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한 해에 5~6번 대회를 나갑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한 번의 시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더 좋아져서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운동도 하고 대회도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